2011.05.03 09:34
회사건물이 단독주택을 개조한 거라서, 화단과 마당과 낮은 담장으로 이뤄져 있죠. 골목에 학교도 있고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보니
길고양이가 많이 다녀요. 봄이 돼서 배가 불룩한 녀석들이 돌아다니길래 곧 아깽이들이 보이겠구나 싶었는데, 회사 마당에 있는
화단 구석에 숨어 젖을 먹이고 있었나봐요. 화단 바깥쪽, 그러니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마당쪽으로 회색 고등어 태비 아가가
굴러 떨어졌는데, 태어난지 얼마 안 돼서 눈도 못 뜨고 그냥 삐약삐약 울고만 있어요. 위에서 들여다 보니 어미는 나머지 새끼
세 마리를 끼고서 잔뜩 경계음을 내고 있네요. 사람 손 타게 되면 어미가 안 거둘지도 몰라서 회사사람들한테 만지지 말라고
신신당부 해둔 상탠데, 골목길에 차도 다니고 사람도 왔다갔다해서 한참 방치해둘 확률이 높지만...어미로서는 새끼 하나 때문에
나머지 새끼 셋과 자기가 노출되는 것보다는 그 새끼를 포기하는 쪽을 선택할지도 몰라서. 으아 아직 너무 어린데에에에에......................
아아...저놈이 점심시간까지 삐약거리고 있음 어쩌지ㅠ.ㅠ 퇴근시간까지 삐약거리고 있음 어쩌지ㅠ.ㅠ
지금 집밖 꼬맹이랑 다른 녀석들 사료셔틀 하는 것 가지고도 오지랖 부린다고 틈만 나면 혼나는데(너나 루이죠지나 잘 챙기라는 싸부의
지당한 말씀ㅇㅇ) 구조한답시고 오지라퍼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OTL 냥이엄마 젭알 애좀 데려가...
+) 화단을 종종거리며 걱정하는 저를 가만히 지켜보더니 회사동료가 하는 말: "폴씨, 고양이 걱정하고 그러는거 참 안 어울린다...."
크르르르르르륽. 그래요 내 모든 인지상정은 휴먼이 아닌 동물에게 쏠려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