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1 13:40
전 일단 성을 사는 사람에 대한 혐오는 굉장하지만 사실상 성매매를 금지할 논리적인 근거가 있느냐는
좀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도 심정적으로 반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매매 하는 사람을 애인이나 배우자로 두기 싫다! 라는 지극히 감정적인 이유를 제외하면, 제가 성매매 반대 입장에 좀 가까운 이유는
1. 대부분의 경우 육체적으로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성매매 여성의 입장에서 손님의 폭력에 노출 되어 있을 것 같고,
2. 포주가 별 희한한 명목으로 너무 많은 돈을 떼어간다- 요렇게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1번에 대해서 이게 그냥 내 생각인 건지 아니면 진짜 현실인지를 잘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성매매 여성이 구매자 남성에게 콘돔 착용을 요구했는데 싫다고 해서 "그럼 나가주세요" 했을 경우에
전 매우 높은 확률로 그 여성이 언어적/물리적 폭력의 대상이 될 것이고, 심한 경우 성폭행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잠시 후에 이게 진짜 현실일까, 아니면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실제로 성매매 여성들이 제가 생각하는 만큼 손님의 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 돼 있는지,
아니면 의외로 당당하게 콘돔을 요구하거나 항문 성교를 거부하는지 궁금합니다.
2014.07.31 13:47
2014.07.31 13:53
2014.07.31 13:55
일다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한 인터뷰입니다. 기본적으로 돈주고 샀으니 내맘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다는 결론이었다는 걸로 기억합니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6307§ion=sc1§ion2=성매매
2014.07.31 13:58
이 글은 전에 듀게에서 누군가(검은개님이었던 것 같아요) 링크해주셔서 예전에 읽었습니다. 그런데 전 제가 반대 입장이다보니 이런 글만 읽음->폭력에 시달릴 것이라는 생각 강화 이런 순환 고리에 갇혀 있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2014.07.31 15:01
이 글로는 현재 강남같은 곳에서 손쉽게 벌어지는 성매매 산업의 구조에 대해서 상당부분 설명하지 못합니다. 지금도 저런 곳이 있긴 하고 그 비율이나 시장의 크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저 경우는 전체 성매매 산업에서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2014.07.31 14:09
2014.07.31 14:19
물리적인 폭력에 노출될 일은 매우 희박합니다. 과거 청량리/미아리 같은 사창가 시스템은 붕괴된지 오래고,
주를 이루는 오피스텔/안마/룸싸롱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매매 구조에서는 손님이라고 함부로 물리적인 폭력을 휘두룰 수 없습니다.
폭력이라면 주로 극단적인 갑질을 통해 장신적으로 학대하는 경우가 있을텐데, 이런 부류들이야 성매매 여성들 뿐만 아니라
식당 종업원, 비행기 승무원, 전화 상담원을 상대로 비슷한 짓거리들을 하고 있는 터라, '고객은 왕이다'가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전체의 문제로 봐야 하죠.
2014.07.31 14:22
2014.07.31 14:24
보통 듀게에서 성매매 하면 하나의 이미지(보통 옛날 집창촌)만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꽤 되는데, 우리나라의 성매매는 매우 다양한 변종으로 거듭난 상태라서 단순히 '성매매'라는 하나의 단어로 취급하기엔 너무 광범위해져 버렸습니다. 마치 '육체노동'과 비슷한 느낌이예요. 똑같이 정신보다는 몸을쓰는 노동을 일컫긴 해도 대우와 일하는 여건은 천차만별로 갈리잖아요.
성매매도 그것과 마찬가지죠. 어떤 종류의 성매매는 폭력에 노출되었겠고(싼 화대, 인신매매, 작은사회에 고립되는 등 극단적인 경우) 돈 많은 사람들 상대하는 고급 성매매의 경우는(흔히들 텐프로라고 부르던) 거리가 멀겠죠. 하나로 퉁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2014.07.31 14:27
성매매 여성들이 당하는 폭력이나 억압은 다른 노동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에요.
그녀들이 겪는 진상 고객이나, 노동에 댓가를 중간에서 갈취하는 하이에나같은 업자들 같은 구조는 성매매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성매매 종사자들의 상당 수는 여기서 그녀들을 동정하는 사람들의 절대 다수를 넘어서는 수준의 권력과 부를 향유하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콧대 높은 유러피안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백화점 명품관, 제일 잘났다는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들 모두 상당 부분 그녀들의 씀씀이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어요.
2014.07.31 14:29
그리고 여성 혼자 가는 외국여행 코스를 짭짤히 싱글 트래블러 엑스트라까지 얹어 팔아먹는 여행사들도.
2014.07.31 14:31
예전에 어떤 사람이 단란한곳(...)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었던게 기억납니다. "거기서 호기롭게 아가씨들한테 돈 써제끼는 부장 과장님들 중에 그 아가씨보다 돈 잘버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익명이고 싶어요 님의 글 처럼 저런 호화로운 생활을 향유하는 성매매 여성들도 분명 있습니다만, 자칫하면 모든 성매매하는 여성들이 그렇게 산다는 식으로 읽힐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요.
2014.07.31 14:42
모든(?) 성매매 여성들이 그렇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소수의 외국인 노동자의 실태를 보고 제조업 전체를 싸잡아 인권을 핑계로 금지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성매매 화대는 20만원 전후입니다. 그 중의 절반정도는 성매매 당사자의 몫이구요.
주 5일, 하루 세명 상대만해도 직장인 기준 연봉 8000만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올리게 됩니다. (손님 한명 상대하는 시간은 보통 30분 내외입니다.)
텐프로나 쩜오같은 영역으로 가면 이 아가씨들 한달 수입은 몇천만원 단위로 넘어가게 됩니다.
2014.07.31 14:37
2014.07.31 14:41
그러게요. 성매매 종사자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데요. 대다수는 많이 못 벌 겁니다. 오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구요.
2014.07.31 14:56
노래방, 보도방의 경우 성매매와 관계 없이 손님 술따라주고 놀아주는 댓가로 TC를 받아요.
두/세 시간 내외 기준 건당 10만원 정도, 노래방은 시간 당 몇만원 이렇게 책정되어 있지요. 여기서 성매매 나가면 부가수입이 발생하고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대딸방 같은 경우 유사 성행위로 역시 성행위를 하려면 아가씨와 직접 딜을 해서 추가로 돈을 내게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성매매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가격대가 20만원 전후로 형성이 되어 있어요.
보통 룸싸롱이 30만원 전후, 쩜오는 80만원~100만원, 텐프로는 니 하기 나름으로 가격대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즉 공급자 입장에서 한 사람 30분만 상대하면 최소 10만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비즈니스라는 겁니다.
이미 남동생 대학학비, 아빠 병원비 내려고 성매매에 뛰어드는 시대가 아니에요.
성형하고 싶고, 명품 신상 백이 가지고 싶고, BMW타고 호텔에서 스테이크 먹고 싶어서 하는 친구들이에요.
2014.07.31 14:54
2014.07.31 15:13
과거의 결혼은 결혼 당사자인 남녀의 낭만적 사랑의 결과물이 아니었습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생기면서 이런저런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죠. 문제는 결혼의 결정에 낭만적인 사랑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혼 의사와 결정권이 혼인 당사자에게 주어지게 되었다고 해도, 실제 결혼 생활에서는 낭만적 사랑과는 거리가 먼 일이 펼쳐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찌보면 과거의 결혼이 결혼의 본질에 더 부합했을 겁니다. (종신적인) 일부일처제가 개인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준다면 성매매의 수요가 이렇게 넘쳐날 수는 없습니다.
... 많은 여성이 성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 동의하고 비슷한 이유로 성매매를 옹호하지 않습니디만. 어쨌든 겉치레 뿐인 일부일처제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2014.07.31 15:49
그래서 결론은 뭐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차라리 과거로 돌아가든가 (겉치레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성매매를 통한 남성의 혼외 성관계를 묵과하든가) 아니면 형식적 일부일처제를 재고하여 대안을 마련하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닙니다.
2014.07.31 16:08
댓글을 읽다보니 삼십분에 평균 이십만원을 지불하는, 전국 방방곡곡 골목골목에 존재하는 성구매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네요.
2014.07.31 16:14
주위를 둘러보시면 됩니다. 좀 슬프지만. 비싼 가격대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20대보다는 30대 이상 적정 수입이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죠. 유부남. 회사원
2014.07.31 16:18
글게요. 저 수많은 사람들과 수없이 많은 관련업종을 다 먹여살리려면 엄청난 구매자층이 존재할 것 같은데... 음...
2014.07.31 16:50
이것도 2:8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좋아하고 자주 가는 20% 이하가 80% 이상의 매출을 올려주고요,
가운데 50~60%는 1년에 3~4번 이하로 가고,
최하위 20%는 안 가거나 가도 한두번 가고.
회사 생활 하면서 상사가 지 가고 싶은데 지 혼자 가면 머쓱하고
'이부장새끼 어제 지혼자 룸란아가씨랑 2차 갔다' 이런 소리 나중에
돌지도 못하게 하려고 딴 사람들도 끌고 가는 경우, 그렇게 딸려 가는
사람들이 어쩌다 1, 2번 가는 사람들이 되겠죠.
전혀라고 할 정도로 안 하는 사람들도 열에 하나 정도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희망과는 다르게, 돈과 권력이 있는 상위층 권력층 엘리트들일 수록
주 고객들(...)이고, 적은 수입에 하급직을 다니는 사회적 성공에서 루저에 속할
사람들은 도덕감이 투철해서인지 돈이 없어서인지, 별로 가지 않는 걸로 나오고요.
2014.07.31 17:09
도덕감 투철한 루저로 삽시다ㅠㅜ
덧붙이자면 이쪽 산업관련해서 유의미한 통계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 성매매와 소득과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정기적인 성매매 횟수와 소득과는 상관이 있겠지만 일년에 한두번 정도.. 는 소득과 상관이 없을거 같아요.
2014.07.31 16:35
2014.07.31 16:48
저도 남자친구 집 바로 뒤에 있는 안마방 간판과 집 근처에 있는 수많은 유흥주점을 보면서 착잡해집니다. 500m만 걸어가면 안마방이 5개는 보이더군요. 오피스텔이라 어쩌면 옆집에서 성매매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2014.07.31 17:01
전 강남근처 회사인데요.. 얼마전에 친구가 회사 근처에 와서 밥을 먹게 되었는데 친구가 바로 이곳이 오피스텔 성매매의 메카라고.. 몰랐냐고.. (그럼 나는 매일 출근하며 성지순례? 응?) 그 친구는 이 동네에서는 여자를 딱 봐도 그 쪽 업계 사람인지 안다고 하더군요. 이게 무식한 편견 같지만 옷차림이나 화장 활동 반경 등에 근거한 나름 근거있는 판단이라.. 그걸 볼 줄 아는 눈이 저에게도 생기면 어쩌죠..ㅠㅜ
암튼 제가 퇴근할때 그 분들은 출근합니다ㅠㅜ 가끔 밤 새서 일하다 새벽에 퇴근하고 택시 잡을때 저의 경쟁자는 업계 언니들ㅠㅜ..
'야! 이년의 언니들아~ 너보다 못버는 이 오빠에게 양보좀 해라! 내가 너네 년들에게 돈 한푼 쓰나봐라! (응?)'
예전에 새벽에 택시타고 퇴근할때 직장 동료와 이거슨 '강남 텐프로 퇴근'이라고 자조하던 기억이 나네요.. ㅠㅜ
2014.07.31 17:14
선릉-역삼-강남 이쪽 동네 잘 안 가는데 갈 때마다 깜짝 놀랄 정도로 과도한 성형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컬쳐 쇼크를 받습니다. (...)
성괴성괴 욕하면서 술집 언니들 연예인 뺨치게 이쁘다고 좋아하는 남자들은 뭔지.. (...)
하여간 셀수 없게 많은 유흥업소들, 직장생활 10년 이상 한 남/녀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가 하도 많아서 남자는 아예 안 믿습니다.
이런 말 하면 욕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전 남자친구도 안 믿어요.
저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지 생각해 놓는게 제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아서 나름대로 생각해 놓은 게 있습니다. 하하..
2014.07.31 17:17
스폰 / 33살 남자인데 여태까지 한번도 해본적없고 앞으로도 할 생각없고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고로 100퍼센트라고 생각하진 마세요. 한 95퍼센트쯤?
2014.07.31 17:25
친구 남자들 말로는 엄청 즐기는 남자는 소수고 결혼하면 쓸 돈이 많아서 자주는 못 가지만 1년에 몇 번이라도 갈 기회는 생기고, (접대 아니고 직장 동료나 친구끼리 뭉쳐서라도.. ;) 특히 출장 갈 때 잘 풀어진다고 하더군요.
40%라고 해도 얼굴에 써 있질 않으니 피하기 어려운 비율인데요. 분위기에 휩쓸려 가끔씩이라도 가는 사람을 포함하면 30대 중반 이상에서 낮게 잡아 60%는 넘는 것 같네요.
2014.07.31 17:24
일하다 들어오니 장문의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제가 질문한 영역 이외의 내용도 많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제 생각만큼 폭력과 착취가 보편적이진 않은 것 같아 조금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요. 댓글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2014.07.31 17:33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연애인들과는 공통점이 있지요
경력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
어린나이에 많은수입을 얻다보니 씀씀이도 꽤 커지게 되고(의,식, 주 그리고 집안부양)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가치가 떨어짐을 인지 못할때 씀씀이는 예전 그대로다 보니
빚은 늘어가고 결국 여기로 저기로 흘러가게 되는거지요
현명한 종사자들은 꽤 착실히 모아서 가계라도 내거나 결혼을 마지막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요즘은 포주가 그 시절 그 포주가 아닙니다. 잡혀가고 끌려가고 이런경우 거의 없습니다.
2014.07.31 17:50
참고로 유흥업으로 돈 엄청 많이 못 번다는 내용의 글을 링크합니다. 업계에 종사했던 사람이 쓴 글이라 믿어도 될 겁니다.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2&mbsIdx=789985&cpage=2&mbsW=search&select=sct&opt=1&keyword=%C0%AF%C8%EF
2014.07.31 18:46
저도 이 글 말고도 예상 외로 몸에 병이 많이 생길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서 그런 것 치료받고 그러다 보면 버는 순이익은 많지 않다는 글도 본 적 있었어요. 아는 사람이 남자분인데 유학가기 전 영어회화 수업을 직장인타임끝난 오전 11시에 듣는데 텐프로 아가씨들하고 들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 듣고 그 직종도 자기계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2014.08.01 03:40
그것이 알고 싶다인가에서 본적 있는데
업주랑 반띵을 하고 그이외에 떼이는게 아주 많더군요.
벌금도 쎄고 항상 호황도 아니라서 결국은 빚을 집니다.
성매매자 인터뷰에서 '세상에 누가 제정신으로 몇만원에 그짓을 하냐고'
빚으로 얽어매는건 기본이고 협박도 많이 당합니다.
아류로 파생되는 수많은 성매매업소의 비인간성은 상상조차 끔찍하고요....
2014.08.01 15:16
폭력에 많이 노출된다면 성매매를 그리 전국 방방곡곡 골목골목에서 할 수가 없겠죠.
건설 현장에 나가는 것보다도 안전한 편이고
운전 일을 하는 것보다도 안전한 편일 겁니다, 거기다 시간당 이득은 더 많고.
그렇기에 그걸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거죠.
한국에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20만~50만이나 될 걸로 보더군요.
거의 전부가 단 18세~35세 사이의 나이대라는 걸 생각하면 굉장한 숫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