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박 3일 짧은 여행기

2014.09.22 23:05

칼리토 조회 수:3083

다녀왔습니다. 제주..


갈때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섬같아요. 뭐랄까..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여행 계획을 누가 짜고 어디에 묵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모습이 되는 매력있는 섬이라는 생각.


듀게에서 추천까지 잔뜩 받아 갔지만 결론적으로 한군데도 못간듯 싶고.. 여행 계획을 일임했더니 부인께서 짠 계획은 오로지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섭지코지 숙소에 투숙하자마자 애들 데리고 섭지코지 투어, 이튿날은 스노클링 장비 챙겨서 하도리 어촌계에 원담 체험을 갔지만.. 장비 따위 필요없이 보말만 잔뜩 주워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오늘은.. 간신히 아침 먹고 함덕 서우봉 해변이라는 곳에 들렀다가.. 이대로 가면 제주에 온 보람이 무어냐고 제가 땡깡을 부려서.. 겨우 겨우 동문시장에서 순대국 한그릇 먹고 왔네요. ㅜ.ㅜ


해변 사진 몇장 보실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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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하도리 해변입니다. 하도 어촌계에서 원담 체험을 하는 곳 옆의 해변인데요. 여기도 조개며 게들이 많습니다. 바다 생태계가 꽤나 오밀조밀 재미있어요. 저렇게 타프 치고 유유자적 노는 분들 부럽더군요. 뙤약볕에 그늘도 없이 있었더니 이마하고 코가 새빨갛게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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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옆 섭지코지. 저 건물은 안도 다ㄷ오의 글라스 하우스입니다. 시간도 없고해서 그냥 외관만 쓰윽 둘러봤는데 왠지 풍경과 잘 어울리는듯.. 아닌듯한 묘한 느낌. 그 옆의 지니어스 로사이는 시간이 늦어 결국 못봤구요.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제주의 풍광과 얼마나 어울리는지.. 전문가적인 식견이 없어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살짝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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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덕해수욕장 둘레길이 시작되는 작은 서우봉해변. 철지난 바닷가에는 한쌍의 연인만이 꼭 붙들고 시시덕거리고 있더군요. 저 왼쪽의 저 커플.. 앞뒤로 끌어안고 있는 겁니다. 솔로부대 염장 지르는 테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구만..!! 이라고 생각해보니 저야말로 커플 천국. 게다가 애까지 둘. ㅋㅋㅋㅋ 철지난 바닷가는 왠지 쓸쓸하면서도 로맨틱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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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블로거.. 잠든 자세(재미삼아 바꿔봤습니다..) 님과 조리퐁퐁님이 운영하신다는 카페가 하도리에서 가까워 들렀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닫고 장보러 가심. 음.. 이거야말로 자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 살면 다 이렇게 용감해 지는듯.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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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제주까지 왔는데 피자가 먹고 싶다는 큰아들의 발언이 있어 숙소 근처 평이 좋은 섭지코지 화덕피자로 갔는데 이집 피자를 딱 한입 먹더니 안먹는 큰 아들, 연이어 둘째까지 거부.. 저혼자 거의 다 먹었습니다. 왜 애들이 안먹을까?? 와이프 이야기로는.. 토마토 소스는 시판용이고 도우는 뻣뻣하고 고구마는 너무 달며.. 그걸 커버하려고 치즈로 떡칠을 했다.. 라는 군요. 음.. 일리가 있습니다. 저는 치즈만 많으면 다 맛있다 주의지만 이전에 시칠리아인가 나폴리인가 피자를 전문으로 하는 집에서는 큰아들도 잘먹던걸 보면.. 너무 어릴때부터 애 입맛을 높여놓은 제탓이려니 합니다. 그리고.. 이정도 퀄리티면 굳이 화덕에 안구워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 전기 오븐에 구워도 비슷한 맛일듯. 화덕 피자라고 하면 아무래도 기대치가 올라간단 말이죠. 아무튼.. 결론적으로 네이버 평점 따위는 믿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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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섭지코지의 하늘 사진. 제주는 하늘과 바다 두가지가 좋더군요. 그리고.. 이번 여행길에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삶아서 까먹은 보말과 동문시장 광명식당의 순대국. 그 두가지입니다. 순대국 못먹고 왔으면 울뻔했어요. 그리고 시시때때로 아이들이 깔깔거리고 아내도 모래에서 동심으로 돌아간듯 신나하는 모습도 좋았어요. 왠지 피곤한.. 2박 3일의 여행이 이렇게 끝이나니 일요일 같네요. 하지만 내일은 화요일. 휴일이 빨리왔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


제주 가실 분들, 부럽습니다. 또 가고 싶어요. 다만.. 이번에는 애들 떼놓고 불* 친구들이랑 미친듯이 먹고 마시는 식도락 버전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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