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의 기싸움

2014.02.25 22:11

zaru 조회 수:6210

지난 12월말에 2개월정도된 푸들 강아지를 데려왔어요.
신랑과 저는 이제까지 강아지를 집에서 키워본적이 없고
인터넷에서 본 지식이 전부였죠.

현재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고
신랑은 작년에 관두고 사업한다고 어디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수입은 있지만 아직 크지는 않아요.

신랑이 집에 혼자 오래 있기때문에
심심해해서 강아지를 입양했죠.
전 단호하게 얘 뒤치닥거리할 자신없다. 오빠가 키워라 라고 했구요.
그도 그럴게 제가 원래 청소도 잘안할뿐더러 요새 너무바쁘거든요.
퇴근이 보통 9시넘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예요.

강아지를 데려와서 신랑이 이뻐해주긴 하는데 가끔 너무 심하게 화를 내요.
새끼라 배변 못가리는건 당연한데
처음엔 배변 못가린다고 화도 많이 내고 인터넷에서 혼낼때 코를 때리라고 했다면서 얼굴을 잡고 코를 때리는데 가볍게 한두번이 아니라 딱 소리가 날정도로 5~6번을 때렸어요.

제가 너무 혼낸다고 뭐라고 하면 자기는 교육시키는거라고 그럴거면 니가 키우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다가 자기도 너무 심하다는걸 인식했는지 인터넷을 열심히 보고 때리면 안되겠다는걸 알고 방식을 바꿔서 배변은 대충 가리게 되었어요.
때리는것도 없어졌구요.

그런데 요새 5개월이 다된 강아지가 어쩌다 한번씩 자기한테 관심을 안갖거나 그러면 아무데나 배변을 합니다.
그때 하필 신랑이랑 눈이 마주치는데
신랑은 강아지가 일부러 싸면서 자기를 보고 개기는 거라며 엄청 화를 냅니다. 기분 더럽다면서요.

사실 저는 개는 아무리 똑똑해도 개라고 생각하고 배변 이외에는 딱히 다른 교육을 시킬생각도 없고 개가 그런 행동을 해도 그다지 별생각없거든요.
쟤가 안놀아줘서 그러는구나. 잘못쌌으니 울타리에 넣어야지. 정도입니다.
그런데 신랑이 느끼는 정도는 저놈이 주인한데 저런식으로 개기는거다. 배변을 어디다 해야하는지 뻔히 알면서 저러는게 기분나쁘다. 입니다.

신랑이 강아지를 이뻐하긴 합니다만, 그만큼 강아지가 자신한테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훈육할때 보면 인터넷에 나와있는 훈육방법을 좀 심하게 합니다.
저는 굳이 강아지가 저를 따르면되지 복종까지는 안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저는 이 모든 상황이 불편합니다.
우선 폭력이 들어가는게 맘에 안들고
제기준보다 더 심하게 화를 내는 것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괜히 입양했나라는 후회도 합니다.
사실 강아지가 커가면서 머리도 굵어지고 이해력이 좋아지면서 이런 상황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그래도 생길때마다 불편한건 어쩔수 없네요.

둘다 처음이라 이게 맞는건지도 모르겠고
제가 신랑에게 뭐라고 하기엔 아침 7시에 나가서 저녁 10시경에 들어오니 인랑한테 맡기는게 맞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아기도 아니고 강아지한마리 키우는것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데 아기 키우시는 분들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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