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쁨, 민주주의

2010.06.03 19:51

데레데레 조회 수:4334

0. 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정말 만족합니다. 뜻하지 않은 선물은 더욱 기쁜 법이라..

 

1. 한명숙 후보의 패배를 애석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너무 크게 상심하지 마세요. 이번 선거에서 우리 국민은 현 정부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한명숙 후보의 패배는 그 경고장에 마침표를 못 찍은 것으로  이해하자구요.

 

2. 선거 혹은 정치과정은 늘 실망의 연속입니다. 1960년 419에 이어 발생한 518 쿠데타, 1980년 서울의 봄을 짓밟고 들어온 신군부, 1987년 민주적 헌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야권 단일화 실패로 노태우가 집권하였죠. 그뿐입니까? 군부정권이 막을 내리던 92년에는 민주화 세력이 집권할 수 있었으나, 3당합당으로 민주화 세력인지 수구 세력인지 모호해진 YS가 집권합니다. DJ는 1997년 군부세력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JP와 연대를 통해 간신히 정권을 획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는 많이 투명해졌고, 많이 민주화되었고,  급기야 진보정당이 의미있는 세력으로 성장하기에 이릅니다. 단숨에 모든 것을 변화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선거는 결코 건곤일척의 승부가 아닙니다. 그냥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거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경고장에 마침표 하나 못찍었다고 너무 상심하지 말자구요.

 

3. 한명숙이 서울시장이 되었으면, 서울시정, 한국정치가 180도 바뀌었을까요? 2002년 대선이 생각납니다. 대학 4학년 때였죠.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간 박빙의 승부를 밤 늦게까지 지켜봤더랬죠. 결과는 노무현 후보의 승리!! 정말 세상이 많이 바뀔 줄 알았습니다. 선거혁명이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진정 서민들과 힘없는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올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 5년의 성적표는 초라했습니다. 바뀐 것도 많지 않은 것 같았죠. 하지만 성과도 있었습니다.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권위주의도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만들어졌고,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 등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활동들도 진행되지요. 한명숙 후보가 패배한 것은 아쉽지만, 그가 당선되었더라도 획기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다만, 그가 당선됨으로써 이룰 수 있었던 과제들은 또 미래의 과제로 남겨두면 되잖아요.

 

4. 저는 마포구에 살고 있습니다. 마포구 자랑을 좀 하고 싶습니다. 마포구에서 진보신당의 오진아 구의원 후보가 해당 선거구에서 득표 1위로 당선되었습니다. 마포구의 오현주 후보는 20%의 득표율(3위..ㅠㅠ)을 기록하며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죠. 나와 같이 하루하루 회사일 하면서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이 진보신당을 잊지 않고 선택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노회찬, 심상정 이런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서울 한켠에서 진보신당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런 한사람 한사람들의 희망으로 세상은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5.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서 조금 오버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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