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외국 오케스트라 사례를 분석해 예술감독과의 계약서 매뉴얼을 표준화"하겠다는데요.

정말로 외국 사례를 따라 표준화하면 말이죠…

1. 요 밑에 글에서 '비리'인 양 하는 모든 것들이 '비리'가 아닌 당연히 해 줘야 할 일이 됩니다. 이를테면 지휘자의 가족이건 친구건 애인이건 따라오겠다는 사람 '최소 비지니스 클래스로' 항공권 다 해줘야 합니다. 누가 그러던데요. 부인이면 그래도 호텔비는 아끼는 거라고요.

2. 한국적인 정서(???)를 고려해 안 해주고 있는 것들, 다 해줘야 합니다. 이를테면 무료음악회 지휘할 때, 리허설 할 때 등등 수당 제대로 챙겨 줘야 합니다. 한국 체류 기간에는 특급 호텔을 잡아 줘야 하고요.

시향 외부 일정 관련해서는, 그냥 요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모차르트가 대주교 비서에 걷어차인 까닭은?

입력 2014-12-16 03:00:00 수정 2014-12-16 04:53:51

1781년 6월, 25세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엉덩이를 걷어차입니다. 잘츠부르크의 통치자였던 콜로레도 대주교(사진)의 명에 의해 그의 비서인 아르코 백작이 글자 그대로 ‘발로 걷어찬’ 것입니다. 이 궁정음악가를 대주교의 궁에서 쫓아낸다는 상징적인 행위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차르트는 짐을 싸들고 오스트리아제국의 수도 빈으로 향했습니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가 천재를 잃는 날이었습니다.

왜 대주교와 모차르트는 갈등 끝에 결별했을까요? 낮은 급료를 이유로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 시내의 다른 귀족이 세 배의 급료를 주겠다고 했어도 자리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핵심적인 요인은 ‘존중’과 ‘자유’였습니다.

어린 시절 전 유럽을 다니며 각국의 군주를 알현했고 교황에게서 황금박차 훈장을 받았던 모차르트는 대주교가 자신을 한낱 하인으로 취급한다며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불화에 기름을 부은 것은 대주교가 그의 외부활동을 막은 일이었습니다. 천성적 자유인이었던 모차르트는 뮌헨을 비롯한 큰 도시를 다니며 솜씨를 뽐내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대주교는 자신의 ‘하인’이 마음대로 다니는 것을 참지 못했습니다.

이 파열음의 손익을 따지면 어떻게 될까요? 단기적으로 모차르트에게는 손해가 아니었습니다. 빈에서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한 자작곡 연주회를 열어 성공을 거두었으니까요. 이후 인기가 떨어지면서 곤궁에 빠지게 됐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런 시각이 과장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주교에게도 손해는 아니었을 겁니다. 자기 말을 잘 듣는 새 악장을 뽑으면 그만이니까요. 손해를 본 사람이 있다면 모차르트를 잃은 잘츠부르크의 음악팬들이었을 겁니다. 당시 모차르트는 이미 잘츠부르크 안에서도 자작곡 연주회를 열면서 수많은 숭배자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모차르트를 모욕적으로 떠나보낸 잘츠부르크는 오늘날 모차르트의 도시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콜로레도 대주교와 그의 신하인 아르코 백작의 이름만 웃음거리가 되었을 뿐이죠. 절대주의 시대였기에 망정이지 당시 잘츠부르크에 원로원이나 의회라도 있었으면 시민들 전체가 훗날까지 험담을 들을 뻔했습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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