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우열에 대해서 두가지 의견이 있을 겁니다.


1. 취향의 우열이란 있다.


2. 취향의 우열이란 없고,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전 1번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정도 나은게 있을테고, 못한게 있겠죠.


그리고, 이건 꽤 광범위한 생각입니다. 각자 자신의 기준이 있고, 우열을 가르고 있을테니까요.


단지 아무데서나 싸우고 싶지 않을뿐



a. 채팅을 하다가 소설 이야기가 나와서 이청준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말하자마자 어떤 사람이 절 내려다보면서 "이청준? 별로 대단한 작가는 아니지. 세계관만 어느정도 있을뿐"


그럼 니가 생각하는 대단한 작가는 뭔데?  "최인훈"



전 최인훈의 작품을 문학교과서에서 광장으로 접한게 전부인데, 별로 맘에 드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언쟁을 하다가, 그 사람은 평론이란 것에 꽤 신경을 쓴다는 걸 알았습니다.


전 소설의 평론에 대해선 거의 신경을 안쓰거든요. 평론을 읊고, 권위있는 말에 기대서 저를 공격하는걸 보고


"난 그냥 내가 접해서 좋으면 좋은거다."라고 하니 텔레토비처럼 문화를 대한다고 비웃더군요.




b. 한번은 디씨에서 제가 2000년대 한국 순문학이 별로 좋지 않다면서, 라이트노벨이 좋다는 이야기를 꺼냈는데


곧바로 한국 순문학 > 라이트노벨이라는 반박을 받았습니다.


그게 마치 절대적인 사실이라는 것처럼요. 물론 디씨고 제가 먼저 시작한 일입니다만


(아마 그때 제가 한유주를 비아냥 거렸던것 같습니다.)




c. 미드 히어로즈가 재밌다는 이야기를 채팅방에서 꺼냈는데


곧바로 비웃으면서 그딴 미드 허접하다고, 로스트가 낫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기준이 맞는지 아닌지는 떠나서 취향의 우열을 다룰때


자신의 취향을 우위로 두고 내려다볼때, 전 그 엘리트주의적인 시선을 싫어합니다.


저에게도 그런 시선은 있어요. 저도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따라 분류하니까요.


하지만, 그걸 대놓고 드러내고 남을 내려다보는건 스스로 불쾌한 일입니다.




게다가 취향의 우열에선 미묘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장르적이거나 서브컬쳐에 대한 순수예술쪽에서의 마뜩찮은 시선 같은 것들 말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쓰레기같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제가 좋아하는 것은, 제가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한 좋아할겁니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그게 별로라고 하면서, "객관적인" 근거를 들이대도 말이죠.




제 기준이야 가장 근원적인건 직접 보고, 좋은지 아닌지 느껴지는거니까요.


취향의 우열이란걸 다투는게 괜찮은건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겠죠.


제가 아는 가장 치열한 장소는 루리웹일것 같습니다.


"뽕빨 미연시는 취향으로 인정할 수 없다. 퇴출시켜야 한다."


"GTA5로 일반 시민 죽이고 낄낄대는거나 멈추고 말해라."


"취존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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