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0 18:45
뭐 흔하디 흔한 이야기라 열거는 하지 않겠습니다.
어머니께 저와 동생이 당부를 했습니다. '교회는 제발 일요일빼곤 가지도 마시라'는 게 핵심인데 오늘도 다녀오신 모양입니다. 메르스가 창궐한 상황에 당뇨 환자인 어머니께서 교회를 다녀오셨단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습니다. 방송에서 말하는 '기저질환'의 범위에 당뇨도 포함되는데 무슨 배짱으로 가시는 건지 답이 안나올 지경입니다.
오늘은 다녀오시고 나서 한 마디를 하십니다. "우리나라에 메르스가 상륙한건 동성연애가 창궐해서 하나님이 벌을 내리신 것"이다. 라는 겁니다. 이왕 교회 다녀오셨으면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 듣고 실천할 생각을 하셔야지 애꿎은 동성애는 왜 거기다 끌어들이는 건지. 저녁 밥상머리에서 "그러면 동성혼 합법화한 아일랜드는 왜 안망하냐"고 따지고 싶었습니다. 어머니랑 단 둘이 있을때 따지려고 합니다.
어릴때 부터 신앙의 울타리에서 살았고 벗어날 수 없는 전제라고 인정했지만 이럴때가 되면 아이히만에게 '유태인 수용소 운영비결'이라도 배워다가 목사, 전도사, 신학대학 교수들 싸잡아넣어 버리고 싶습니다. 저런 꼴같지 않은 헛소리 듣기 싫어 가톨릭으로 바꿨지만 아직도 저런 '불량 설교'를 섭취하는 부모님이 불쌍합니다.
가톨릭으로 옮긴 뒤에 겉으로는 '부모님과 신앙의 공존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지만 불량식품 같은 설교를 듣고 말하시는 걸 볼때마다 마음이 바뀝니다. 다단계 피라미드 같은 목사들 헛소리에서 부모님을 구출하는게 자식된 도리일까 싶기도 합니다.
2015.06.10 18:58
2015.06.10 19:01
예전 돌아가신 와이프의 이모님께서는 홀로 사셨습니다.
홀로 사시는 와중에 그 뭐시냐, 사람들 (주로 노인분들) 모아놓고 휴지 같은거 좀 주면서 물건 파는 사기꾼들 있잖아요, 거기 자주 가시더랍니다.
돈도 어느정도 있으셨지만 결혼을 안하셔서, 친척이라고는 형제들과 그 자손들 밖에 없는데 얼마나 외로우셨겠어요,
그리고, 그 분이 또 모르지도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사기치는거 다 안다고 하시더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 가시는게, 그렇게 젊은 애들이 열심히(?) 사는게 보기 좋다고도 하시고, 거기 가면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또 많이 듣기도 하고
또 그렇게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한답니다.(사기의 수순이지요?)
그게 그렇게 좋다고 하시더래요. 돈 몇 푼이 아깝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물론 주위에서는 난리였지만요..
종교도, 특히 우리나라의 기독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성적인 부분을 넘어서는 어떤 한 부분을 교회가 채워 주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것이 무럭무럭 자라서 소중한 것이 되거나,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이 된다면
그 때 사람들이 그것을 부정하지 않기 위해 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겠죠, 물론, 이 때 밖에서 보는 사람들의 눈에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으로 보일리 만무 하겠지만요.
그것이 무엇일까요?
한 마디가 아니라, 한 순간이 아니라, 여러 해를 걸쳐서 연구되어 오고, 듣고 싶어 하고, 울리고, 웃기는 계획적인 것이겠죠.
세치 혀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 물론, 방관자적 입장에서야, 교회가 채워주는 부분을 당신이 더 많이 채워주세요. 라고 쉽게 말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쉽나요, 그러면 교회가 이렇게 흥하지 않았겠죠.
전 아직도 혓바닥으로 사는 목사가 되었으면 지구정복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ㅋ
2015.06.10 19:05
보니까 내 앞에서 빤스 내리면 내 신도, 안 벗으면 안 신도 이 개소리 했던 목사가
메르스가 강북으로 못 올라오게 막고 있다고 설교하던데요.
이런 황당한 얘기 들으면서 아멘! 소리가 입에서 나올까요? 설마 믿는겨?
대체 강남은 왜 버린 거냐고 묻고 싶네요. 하나님이 강북만 담당하랬나.
2015.06.10 19:40
지 맘에 안든다고 대홍수를 일으켜 인류를 죄다 물귀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신이니 능히 그럴만도....
2015.06.10 20:27
메르스 시국이라고는 하지만 어머님의 "교회행"이 특별히 "경악"스러울 것까진 없지 않나... 싶네요.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고령에 질환이 있다면 특히 더 조심 이건 맞는 말/처신이고 자식으로서 어머니 걱정때문에 염려되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생업이나 기타 필요한 사회적 활동은 계속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고, 님의 어머님께는 교회가시는 일이 그런 "필요한 사회활동의 하나"인 셈이죠. 메르스가 기독교인들에게만 발병했거나, 발생한 환자들이 다 교회에서 발병했다 이러면 물론 절대 못 가시게 해야겠지만 아닌 이상 확률적으로는 여타 사람들 모이는 사회활동에 참가하는 거랑 비슷하니까요. 물론 집안에 종교적 갈등이 있어 보이고 그게 근본주의 개신교 영향에 의한 것으로 보이기에 반감은 물론 이해합니다만.
동성애 관련 언급은 참 할말이 없네요.
2015.06.11 01:51
확진환자나 의심환자 혹은 격리자들 통계를 낼 때 종교로 나눈 게 없을 뿐, 종교인 환자가 없다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나라 인구비례중 종교분포도를 유추해서 나눌 수는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몸이 아플수록 더욱 종교에 의지하도록 입력되신 분들일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더욱 더 교회 나오실 거라는 것이 걱정하는 자식들의 생각이죠.
그렇기 때문에 글쓴분이 교회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서 나이도 많고 그런 것에 더욱 의지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되는 곳에 어머님이 안 가길 바라는 것이고 가는 것도 놀랄 일 인데 가서 저 딴 소리나 듣고 있다는 것에 누가 화 안 나겠어요. 목사 자식들이나 부모들도 같이 매 시간마다 함께 교회에 있을까요?
2015.06.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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