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원래 음악이나 문학 쪽으로 예술을 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는 소질도 꽤 있었고요.

 

 아마 그 쪽으로 쭉 나갔으면, 음대는 꽤 상위권 음대 중 하나는 갔을거라고 확신하고..

 문학은 모르겠네요. 문학으로 대학 갈 수도 있겠..죠? 잘 모르겠음. 이 쪽은.

 

 

 

 

 아무튼 지금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는데

 요즘은 기본적인 맞춤법이나 한국어 단어 사용도 모르겠고 쓰는 글을 보면 공대생스러워서 문학은 무슨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생각해요.

 음악? 음악? 음악.. 같은 건 나이를 놓치면 한계가 있죠. 절대 벗어날 수 없어요. ㅎ 일정 나이 지나고 시작하면 취미 생활 그 이상은 절대 안되더군요.

 

 주위에 한국에서 S급 음악가들이 (주요 시향, KBS 교향악단 출신들) 이 경제적으로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걸 보면서

 왜 개인 레슨이나 그런 것도 불경기에는 뚝 끊기더군요.

 

 난 쟤들보다 재능 없는데 음악 안 하기 다행이야 하고 생각해 본 적도 많고, 소설가로 데뷔한 친구가 살아가는 걸 보면서

 저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남에 돈 꿔가면서 메꾸고 다니는 동네 백수와 경제적으로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걸 보면서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음을 여러번 안도했죠.

 

 

 

 문제는 이런 일 거치고 나니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어졌다는거죠.

 저만 그런게 아니라 제 주위 애들이 대부분 그래요. 유유상종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가지고 있던 재능을 잃어먹는 건 순식간이고,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죠.

 전 방황하거나 주어진 기회를 붙잡지 않는 타입은 아니여서 주어진 세속의 기회를 붙잡고 열심히 하긴 하지만 그게 딱히 좋아서 하는건 아니예요.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어떻게 온 거인지도 모르겠고 주위의 편견과 달리 사실 제 일에 별 애정도 없어요. 그렇게 보일 뿐이죠.

 

 그냥 돈이나 많이 벌고 몸 건강히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예쁜 여자들 많이 만나고 그렇게 희희낙낙 살고 싶다는 속물적 소망만 마음 속 가득 남았네요.

 이렇게 늙어갈까봐 두렵긴 해요.

 나만 그러는 것도 아닐꺼라고 생각하고요.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건 어쩌면 매우 보편적 소망일지도 몰라요.

 그냥 밥이나 잘 먹고, 험한 꼴이나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네요. 이제는,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66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0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385
108040 [수정]미권스 관련 중앙일보 기사 하나 [31] 晃堂戰士욜라세다 2012.02.08 3642
108039 서-이 음모론 [9] 메피스토 2011.04.30 3642
108038 마이 프린세스 감상 [9] 감동 2011.01.07 3642
108037 김수현, 노희경, 인정옥 [4] 보이즈런 2010.08.09 3642
108036 소방관.jpg [10] setzung 2010.07.24 3642
108035 신경숙 작가 남편인 남진우 비평가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21] 리런 2015.11.02 3641
108034 겨울왕국 엘사 악역설과 let it go (스포일러) [3] 멍멍 2014.02.06 3641
108033 내세 믿으시나요? [32] 칼리토 2013.10.09 3641
108032 섹스 앤 더 시티, 튀어나오는 동물의 숲, 7번방의 선물 잡담 [5] 수퍼소닉 2013.02.16 3641
108031 손가락으로 코 안파는 사람... [13] 레옴 2012.01.06 3641
108030 그래서 와퍼 주니어는 어떻게 됐는가 [6] 안녕하세요 2012.10.25 3641
108029 공중파로 진출한 나는 꼼수다.. [7] 도야지 2011.08.24 3641
108028 KBS 연기대상 베스트커플 송중기&유아인 (자동재생) [6] 빠삐용 2011.01.01 3641
108027 시어샤 로넌 & 알렉시스 블레델 신작 [Violet and Daisy] 뉴욕 세트장 사진 [8] 보쿠리코 2010.10.05 3641
108026 제 2차 듀나게시판 솔로대첩 업데이트 [21] Violet 2014.05.27 3640
108025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봤어요 [14] 토마스 쑈 2014.01.30 3640
108024 전 동성결혼 금방 합법화 될거라고 보는데 말이죠 [37] 아마데우스 2013.04.20 3640
108023 목젖 [1] 폴라포 2013.01.22 3640
108022 [바낭] 택시비가 아까워서 걸어다니는 분 계신가요? [15] 異人 2012.08.05 3640
108021 내가 교자라니 [6] 화려한해리포터™ 2012.06.23 364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