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1 13:31
팔로우를 뒤늦게 받아서 봤습니다.
평이 좋은대로 재밌는 영화였어요.
듀나님은 익숙한 패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다른것보다 <할로윈>의 냄새가 상당히 났어요. 테마별 신디사이져 음악의 반복적인 사용이나 주택가에서 염탐하는 사람과 천천히 다가오는 괴물 등. 주인공들이 보는 고전 sf영화라는 설정도 할로윈에서 따온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미 낡은 슬래셔 클래식의 변주를 넘어 짐작컨데, 시대배경을 70~80년대로 삼은건 감각적인 빈티지 느낌을 내기 위한 한수였다는 생각이 들 만큼 화면이나 연출도 참 예쁘더군요.
무엇보다 청소년들을 주인공 삼아 그들간의 알력관계나 성적인 밀당을 잘 녹인게 참 흥미롭더라고요. 정말 영화의 설정과 주인공들의 정서들이 근사하게 잘 어울린달까. 조금 당황스러운 타이밍에 끝나는 엔딩도 그런 맥락에서 귀여웠고요.
그런데 이해가 안가는 장면 하나.
수영장씬이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이유로 이들은 갑자기 수영장으로 가서 그 주변에 갖가지 전자제품들을 깔아놓습니다.
보이지 않는 괴물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이유.라고 보기엔 무겁고 위험한 전자제품들을 이용하는게 그다지 효율적으로 보이진 않았거든요. 위치를 알기 위해서라면 다른 가볍고 더 부피가 더 커서 밀도가 충분한 큰 물건들이 나을텐데요.
심지어 이들은 전자제품 전선을 연결해놓아요. 그게 주인공에게는 더 위협이 되죠. 감전될수도 있으니까요.
그 괴물이 물에 들어갈수 없는가. 하는 설정에 대해서는 그런것 같지 않고..도대체 수영장에서 이들이 계획한게 무엇일까요?
2015.06.21 13:40
2015.06.21 13:43
감전사 유도한 것 아니었나요.
주인공이 물 속에서 유인해서, 괴물이 오면 재빨리 나가 가전기기 던져 넣어 감전 시킨다, 이런 계획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2015.06.21 14:10
네.감전을 유도했던것도 같은데..그러기엔 주인공을 물속에 두고 감전사를 유도하는게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아서요. 괴물이 감전에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수없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미끼가 되기엔 그녀 스스로가 더욱 위험해지는거잖아요.
2015.06.21 14:16
주인공이 물속에 있으면 귀신인지 뭔지가 그녀곁에 올테고 그럼 물때문에 다른 사람도 단박에 알수 있을테고
그때 재빨리 주인공은 물에서 기어나오고 그 틈에 물속에다 가전제품 때려넣어 감전 시킨다
뭐 이런 다소 멍청한 계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5.06.21 14:32
2015.06.21 14:34
괴물들은 항상 걸으니까, 주인공은 더 빨리 물 밖으로 나올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겠죠. 괴물의 미끼가 되는 건 흔한 설정이고요.
감전에 영향이 있긴 하겠죠. 총을 맞았을 때도 일단 물리적 효과가 있었잖아요.
감전은 총상과 달리 지속적이니까(물에 계속 전기가 흘러들어가니까) 더 강한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특별한 기술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있겠습니까.
2015.06.21 14:26
일단 그 영화에서 괴물들은 뛴다거나 빨리 움직이질 않으니까 주인공이 빠져나올 시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겠죠
2015.06.21 14:29
애들이라서 그랬다는거 같네요.
http://bloody-disgusting.com/news/3337903/it-follows-director-explains-unconventional-finale/
2015.06.21 14:33
아..아이들이니 가능한 계획이고, 작품 외적으로 관습적인것을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약간 우스꽝스러움도 의도했던거군요.
뭐..전염이 확실하고 죽음을 담보하는 그런 일에 단순히 친구라는 이유로, 성적인 욕구가 충만하기 때문에 섹스를 하게 되는 청소년.이라는 것부터 애초 상식선을 벗어나 있긴 하지만..그래도 그건 맥락이 잡혔는데 저 장면은 정말 복잡한 설정에 비해 의도가 분명치 않아서 의아했었어요.
2015.06.21 15:24
7-80년대 같은데 ebook처럼 보이는 조개는 뭔지, 초반에 해변에서 전화하는데 그건 휴대폰이 아니라면 해석이 안되요. 그렇다고 시대를 얘기해주는것도 아니구요.
2015.06.21 15:50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작은 브라운관티비와 몇가지 아이템들을 보고 시대배경을 판단해봤었어요.
애초 이 영화의 세계가 그렇게 현실적으로 그려진 공간은 아닌것 같아요. 그 무드가 중요할뿐. 어른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마을 자체가 시대를 벗어난 초현실적인 느낌이 있었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7588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6153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6211 |
깊이 생각은 안 해봤는데.
일단 그 괴물이 물에 들어가면 들어간 게 확실하게 보일 테니까 그 때 코드 꽂힌 전자 제품을 던져서 감전 시키려고 했던 게 아니었을까요.
보면서 '저러다 주인공만 감전되면 어쩌누...' 라는 걱정을 하긴 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