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보신 적 있으세요?

혹시 그 사랑이 뜻대로 되어보지 않았던 경험은요?

내가 정말 정말 사랑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이루어질 수 없어서 아니면 그 사람은 나를 털끝만큼도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괴로웠던 경험은요?

그 때 '지금부터는 저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야지' 라고 결심하니까 극복이 되시던가요?

저는 연락을 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하는 노력으로 결과적으로 멀어졌다 이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결심을 하고 나니 사랑하는 마음이 정말로 확 달아났는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어떤 사람이 너무 너무 나와 조건이 잘 맞아서

이제부터 이 사람을 사랑해야지 하고 결심을 하고 나니 정말로 사랑이 활활 불타올랐던 경험은요?


그런 게 가능하다면 왜 많은 커플들이 부모가 결혼을 반대한다고 울고불고

저 사람과 결혼 안시켜주면 죽겠다고 생떼를 쓰고 도망을 가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왜 동반자살을 했으며

왜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줄줄이 놓인 장애물에 계속 부딪치면서도  기를 쓰고 붙어있으려고 애를 쓰고

왜 현실의 수 많은 불륜 남녀들은 위험한 것을 알고도 만나는 것을 멈출 수 없는 것일까요?


사랑을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비법이 있으면 우리 공유합시다. 저도 알고 싶어요. 실연당했을 때 망가지지 않고 바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의지로 사랑할 수 있으면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 통행도 훨씬 쉬울테고요.

밀당은 무슨, 이 바쁜 시대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내 의지로 그냥 사랑하면 누이좋고 매부 좋은거지요.

그냥 말로만 동성애는 죄악이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라 외치지 마시고

실용적인 방법을 알려주세요.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만약 그러한 사랑의 경험이 있지만 주변 여건, 가족들의 반대나 권유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살면서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기 때문에 의지로 극복했다고 믿으신다면

자신에게 솔직해집시다. 그건 사랑이 아니잖아요?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유대감과 동지애를 쌓을 수는 있어도 정말 사랑이었는가? 묻는다면 자신있으세요? 


만약 그러한 쓰리고 아프고 또 눈부시게 멋진 사랑의 경험이 전혀 없이 주변사람들이, 혹은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자신의 동반자를 선택하여 살고 있다면

글쎄요. 순탄한 인생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과연 그게 축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정말로 내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고 후천적으로 교육될 수 있는 거라면

제 경험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랑의 정의부터 먼저 합의해야 하겠네요.


저에게 사랑의 정의는 넘치는 호르몬입니다. 그건 제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어요. 그냥 일어나는 일이예요. 그게 저를 미친사람처럼 들뜨게 만들어도 죽고 싶을 만큼 괴롭게 만들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던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21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77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920
126509 프레임드 #831 new Lunagazer 2024.06.19 5
126508 Love is an open door 덴마크어 new catgotmy 2024.06.19 16
126507 [뻘생각] 배달음식의 곁들이와 소스 [6] new 쏘맥 2024.06.19 52
126506 [활자 잔혹극] 개정판의 사연 [13] new thoma 2024.06.19 135
126505 스마일2 예고편 나왔군요 [4] new 폴라포 2024.06.19 74
126504 뉴진스의 Right Now 뮤직비디오를 보고 new Sonny 2024.06.19 138
126503 Anthea Sylbert 1939 - 2024 R.I.P. new 조성용 2024.06.19 44
126502 Lestat/Korn - system new daviddain 2024.06.19 20
126501 모르텐 하르케 인터뷰 [1] new catgotmy 2024.06.19 36
126500 Anouk Aimée 1932 - 2024 R.I.P. [5] new 조성용 2024.06.19 95
126499 [왓챠바낭] 원래 하던대로 피칠갑 스릴러나 봤습니다. '킬러스' 잡담 [2] 로이배티 2024.06.18 175
126498 에피소드 #94 [4] update Lunagazer 2024.06.18 51
126497 프레임드 #830 [4] update Lunagazer 2024.06.18 114
126496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사면서(의지와 욕구가 만나 꼭 의욕이 되야 하나?) [5] update 상수 2024.06.18 218
126495 크리스티나 레알리 토크쇼 catgotmy 2024.06.18 63
126494 [핵스포일러] '괴물'(2023)에 대한 투덜투덜 스포일러 덩어리 잡담입니다 [15] update 로이배티 2024.06.17 432
126493 [디플탑골] 이게 ott에 있다고?! ‘로키 호러 픽쳐 쇼’ [6] 쏘맥 2024.06.17 260
126492 프레임드 #829 [4] Lunagazer 2024.06.17 36
126491 서울에서 프렌치 수프(포트푀Pot-au-feu) 파는 레스토랑 아시는 분?(노 스포일러) [11] ally 2024.06.17 335
126490 베네데타 포르카롤리 인터뷰 [3] catgotmy 2024.06.16 13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