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3 12:27
대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인생의 의미에 관한 토론을 진행해야 하는 일이 갑자기 떨어졌는데요. ㅠㅠ
2학기에 매주 한 번씩 진행하는 거라 관련 자료가 많아야 하는데 생각나는 게 별로 없네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는데
가능하면 고전으로 여겨지는 철학이나 문학 텍스트를 재미있게 설명하는 교양서가 좋을 것 같아요.
인생에 의미를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다 1. 사랑, 2. 진리, 3. 죽음, 4. 행복 정도의 소주제가
떠올랐는데 이건 물론 변경가능하고요.
먼저 피끓는 청춘들이니 사랑과 성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고전적인 텍스트로 생각나는 건
옛날에 읽은 플라톤의 <향연>밖에 없네요. 이런 고전적인 철학이나 문학 텍스트도 다루면서
좀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사랑과 성에 대해 흥미로운 토론을 이끌 수 있는 책이 있을까요?
진리와 관련해서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내용을 좀 다루고 다원주의 쪽으로 나가고 싶은데
이쪽으로 거의 읽어본 게 없어서 괴로워요. ㅠㅠ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해 쉽고 흥미롭게 다룬 책이 있을까요?
과학적 진리 같은 내용을 포함해도 괜찮을 것 같고요.
죽음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책은 예일대 셸리 케이건 교수가 쓴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정도인데요. 죽음 자체나 죽음 이후의 문제보다는
죽음이 삶을 의미있게 만든다는 쪽으로 나가고 싶어요. 그런 책이 있을까요?
니체의 영원회귀나 하이데거의 죽음에 대한 철학 같은 걸 쉽게 설명해 주는 책도 좋을 것 같고요.
행복에 관해서는 사실 아무 자료도 없는 상황인데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행복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갑자기 생각났는데 나는 누구인가? 나를 찾아가는 여정으로서의 삶, 뭐 이런 주제를 다루는 책도
괜찮을 것 같고요.
언급한 내용들이 너무 광범위해서 딱히 이거다 권하기 힘드시겠지만, 그러니 위 주제와 관련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아무 책이나 알려주시면 됩니다. 영화나 다른 자료도 괜찮고요.
그 외에도 삶을 의미있게 할 수 있는 것과 관련되는 내용의 책이면 다 좋습니다.
좀 어렵지만 좋은 책이라면 제가 먼저 읽고 내용을 정리해서 설명한 후 진행하는 방식으로 해도 되고요.
(준비할 시간이 촉박해서 좀 걱정되긴 하지만요. ㅠㅠ 학생들에게 책 읽는 걸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아마 대부분 제가 다 설명해 주고 진행하는 형식이 될 거에요.)
듀게분들의 도움의 한 말씀을 기다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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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이제 미래를 설계해야 할 학생들이라서 어떤 일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철학적으로(?)
혹은 심리학적으로(?) 뭔가 생각해 볼 거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자신이 선택한 일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부분도 상당히 크니까요.
일단 생각나는 책은 (아직 읽진 않았는데)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 인데요.
혹시 일과 직업의 선택 쪽으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5.08.13 12:29
2015.08.13 12:29
인생에 개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주제이지요
2015.08.13 12:32
파릇파릇 순진무구한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미안한 내용인 것 같지만 추천 감사합니다. ^^
2015.08.13 12:39
2015.08.13 12:48
앗,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이런 유명한 책들이 막상 이렇게 급할 땐 생각이 안 난다니까요.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책꽂이에 떡하니 꽂혀있는데 생각도 못했네요. orz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도 짧은 소설이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5.08.13 13:24
예전에 읽은 거라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앤소니 기든스의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은 어떨까요?
2015.08.13 13:32
오, 제목이 재밌을 것 같아서 인터넷 교보에서 찾아보니 19금 도서라고 아래 메시지창이 뜨네요.
"본 상품은 청소년유해물로서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로그인 후 본인인증을 통하여 이용가능합니다."
앤소니 기든스는 저명한 사회학자로 알고 있는데 이런 메시지 보니 웃겨서 꼭 읽어봐야겠어요.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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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번역본을 클릭하면 이런 메시지창이 뜨는데 2003년 번역본을 클릭할 땐 안 뜨네요.
어쨌든 제 호기심은 만땅이 되었습니다. ^^
2015.08.13 13:50
19금 도서라는 건 금시초문이라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하나 생각이 드네요 ^^;;;; 교보에는 책도 품절이네요. 알라딘에는 있는데.
2015.08.13 13:31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너무 기독교적일까요?
2015.08.13 13:35
사실 제가 능력만 된다면 신과 종교의 문제도 다뤄보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이번 기회에 저도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보고 싶어서 토론에서 다루지 못하더라도
저는 꼭 읽어볼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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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철학적인 글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구두수선공 미하일이 나오는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이군요.
(읽어 놓고도 제목을 기억 못해요. ㅠㅠ) 짧고 읽기 쉬운 단편소설이라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2015.08.13 18:15
2015.08.13 18:48
갑자기 이 소설이 옛날에 제가 읽은 동화 같은 이야기가 맞나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
(구두를 기가 막히게 만드는 벌거숭이 미하일이 원래는 천사였고 뭐 그런 것만 기억이 나서...)
교훈적인 따뜻한 얘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2015.08.13 13:59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이요. 책이 두껍긴 한데 발췌독도 괜찮을것 같아요.
2015.08.13 14:16
아, 이런 책도 있었죠.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
학생들이 책을 열심히 읽어 와서 토론하는 게 아니라 제가 대충 내용을 설명해 준 후 진행하게 될 것 같고
책 한 권으로 2회 이상 다룰 수가 없어서 두껍고 어려운 책이면 제 부담이 좀 커지긴 하는데... ^^
어디 내용 요약한 발췌본이 없나 찾아봐야겠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8.13 14:03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그리고 헬렌켈러 자서전이 떠오르네요. 필독서로 많이 선정되서 대부분 읽었을 것 같지만요. ;(
2015.08.13 14:27
주목적이 토론이긴 한데 학생들에게 감동적인 소설이나 전기를 읽고 느낀 점을 나누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헬렌 켈러 자서전에서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삶에서 고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논의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2015.08.13 14:11
죽음에 대해서라면 영화[스틸라이프] 좋을 것 같고요.
[푸른 요정을 찾아서]라는 책에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제법 재미있게 풀어둔 챕터가 있습니다.
2015.08.13 14:35
<푸른 요정을 찾아서>를 찾아봤는데 인공지능 얘기도 나오고,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인 것 같아요. 인간에 대해 모르면 인생의 의미도 알기 힘들 테니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하나의 소주제로 잡아도 괜찮을 것 같네요.
영화 <스틸라이프>는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여전히 못 보고 있는데 죽음의 문제와 관련된다니
눈이 번쩍 뜨여서 이번에는 드디어 볼 것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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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스틸라이프>가 제가 생각했던 지아장커의 스틸라이프가 아니라 2013년 파졸리니의
스틸라이프인 것 같은데 죽음과 관련되는 파졸리니 영화부터 봐야겠어요. ^^
2015.08.13 14:54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추천드리려고 들어왔는데, 위에 딱! 발췌해서 토론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장 아메리의 <자유죽음>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삶이 탄생의 순간부터 죽어감이었던 것처럼, 죽기로 각오한 당당함은 삶의 길을 열어준다(장 아메리)]
자유, 죽음, 인간의 존엄에 대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줍니다.
서른 넘어 읽었는데, 좀 더 젊은 시절에 읽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또 떠오르는건 하비에르 바르뎀 주연의 <씨인사이드>라는 영화입니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제가 맞게 이해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말씀하신 '죽음이 삶을 의미있게 만든다'는 맥락에서 저는 위의 책과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2015.08.13 15:07
<자유 죽음>은 자살의 문제를 다루고 있군요. 사실 자살에 관해서는 한번 논의해 보고 싶은데
역시나 제가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망설이고 있었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씨 인사이드>는 안락사 문제를 다루는 것 같은데, 자살과 안락사를 함께 다루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일단 영화부터 봐야겠어요. ^^
2015.08.13 15:17
본문 읽으면서 떠오른 책은 카뮈의 <이방인>이요!
2015.08.13 15:27
실존주의 문학도 한 권쯤은 다뤄야 마땅한데 그럼 역시 <이방인>이겠죠? ^^
이 책으로 어떤 토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좀 고민을 해봐야겠네요.
2015.08.13 15:18
2015.08.13 15:30
이 책은 제목부터 몹시 적절한데 ^^ 찾아보니 아직 번역본이 안 나온 것 같아요.
지금 원서를 구해 읽자니 시간이 빠듯해서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분의 책은 멋질 것 같으니
잘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번역본 나오면 꼭 읽어볼게요. ^^
2015.08.13 16:24
가볍게 생각나는건 [달과 6펜스]. 많은 사람들을 망쳤다고 그렇게(?) 유명하더군요.
독후감 수업이 되면 쉽게 읽지 않을까 생각해서 떠올랐습니다. 좋은 책들이 많을텐데 생각나는건 없고...
2015.08.13 16:41
<달과 6펜스> 저도 아직 안 읽어봐서 짧으면 읽을까 했는데 300페이지 넘는 장편이라 갈등이네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을 망쳤다니 몹시 궁금하긴 해요. ^^
지금 책 빌리러 도서관에 가는데 <달과 6펜스>도 어떤 내용인지 한번 훑어볼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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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줄거리를 대충 보니 무척 제 취향이더라고요. 왜 여태 이 소설을 안 읽었는지 모르겠네요. ^^
2015.08.13 23:24
2015.08.14 00:18
사실 요즘 학생들은 텍스트 자료로만 얘기하면 금방 지루해 하더라고요.
TED 강연 동영상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짬짬이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찾아보는 중이에요.
웹툰은 정말 저에게는 신세계인데 <가우스 전자>가 제가 최초로 보는 웹툰이 되겠네요. ^^
토론 내용과 관련되는 부분을 조금씩 발췌해서 보여주면 좋아할 것 같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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