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2015.11.29 23:33

칼리토 조회 수:2704

말 그대로 속담이죠. 어렸을때부터 들어온. 


이걸 우리 어르신들은 어떤 용도로 썼냐하면 집안에서 여자 목소리가 커지면 그 집안이 망한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이런 용도로 써오셨습니다. 


요즘같은 대명천지. 배울만큼 배우고 여권 신장이 이뤄지고 있는 21세기에 이 속담은 유효할까요?? 아니면 없애야 하는 걸까요??


요즘 듀게의 게시물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여성의 권리, 혹은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면 저 속담을 비롯한 여혐, 혹은 여성 비하의 뜻을 담고 있는 속담이라던가 금언, 명언 등도 지워버리거나 쓰지말자는 운동을 해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요. 일단 생각나는 건 저 암탉..밖에는 없습니다만. 


박근혜가 집권하기 전에도 암탉이 울면.. 어쩌고 하며 반대의사를 밝히신 어르신들이 없지 않았습니다. 참.. 못배우신 어르신들.. 시대를 역행하시는 분들.. 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박근혜가 여자여서 문제인 것이 아니라 박근혜라는 인간이 대통령이 될 자질도 능력도 없는 것이 문제인거니까요. 


같은 논리로 밥을 덜주는 문제, 남여를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대하는 문제도 그걸 남여의 대결구도로 가져가기 보다는 그게 남자던 여자던 아이던 어른이던 공평하게 대하는 서비스에 촛점을 맞춰야 하는거 아닐까요? 이걸 남여의 대결구도로 가져가버리면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더 복잡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신물이 나는 정치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정의와 불의, 니편과 내편.. 으로 나눠서 싸우기 시작하면 머리 좋은 애들이 프레임을 짜기 딱 좋은 판이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나와 미래의 후손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대안과 시스템, 정책과 방법을 가지고 겨뤄야지.. 정통성과 애국, 정의로움과 그 반대편을 이야기하면 머리 터지게 싸우기 좋은데다 종국에는 상대방을 죽창으로 찔러야 한다는 결과밖에 더 나오겠냐는 말이죠. 


사실 이글을 쓰면서도 자기 검열을 하게 됩니다. 요즘 듀게 분위기에 이 글 올린다고 까이는거 뻔하지?? 싶기도 하고.. 예전보다 여러번 생각을 하게 되요. 이런 자기 검열은 뻘글을 쓰지 않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예전처럼 글 쓰고 댓글에서 이런 저런 의견을 주고 받고 하던 때보다 확실히 커뮤니티의 생명력을 갉아먹는다는 생각도 해보곤 해요. 


그러다보면.. 결국 작아지고 없어지고.. 그러는건 아닐지 걱정도 되구요. 뭐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만.. 


다시 암탉으로 돌아가서.. 이 속담이 가진 원래의 뜻은.. 일어나지 말아야할 혹은 보편적이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는건.. (꼭 암탉이 아니라도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거나.. 개구리 비가 쏟아진다거나.. 응??) 나라가 망할만큼 큰 이변이 일어날 징조라는 뜻이었을겁니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에 와서는 대표적인 여혐 속담으로 탈바꿈되어 씌어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애초에 그 말이 왜 생겼는지에 상관없이 그 말 자체를 없애자고 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아니겠는가..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듀게에 대한 애정.. 이야 다른 유저분들에 비해 제가 더 많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많은 좋은 분들을 듀게를 통해 만난만큼.. 이 공간이 좀 더 활기차고 오래가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네요. 다들 활기차고 재미있는 한주 맞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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