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4 18:34
어차피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운 폐고가도로에 대해
폐쇄는 정해진 수순이고
철거냐 재활용이냐라는 선택지가 있을 뿐인데
마치 멀쩡한 고가를 공원 만들려고 폐쇄했다는 식으로 공격하는 정치병 환자들이 많더군요.
일단 듀게에서까지 그런 멍청이들 주장을 반박할 필요는 없을거 같고
논란은 1. 철거 후 고가신축 2. 철거 3. 보존 및 재생 이 세 가지의 선택지중 무엇을 선택하느냐 문제인거 같습니다.
이 사안에 대한 여론은 압도적으로 3번 결사반대더군요.
그 대안으로 1번은 주로 남대문쪽 상인들이 주장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 고가를 상용하는 운전자들의 입장이고
2번을 내심 바라면서 3번을 이해관계에 따라 반대하는 코레일 입장이 있어요.
3번은 서울시의 정책방향인데 가시화된 정책이 아닌 만큼 딱히 찬성을 하는 세가 만들어져 있기 어렵죠
고로 표면적으로 보이는 여론은 1번이 다수(이해관계가 직결된 사람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일 동력 확실) 인데
박시장에 대한 안티들 (새누리충 + 국정충 포함) 의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접목이 되어
앞으로 더욱 더 커질 목소리로 보입니다.
사실 일반시민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원이 하나라도 더 생기는 것이 이득인데
공원이 생기면 노숙자가 들어오고 우범지대화된다는 듣도 보도 못한 개소리까지 하면서 반대하는 것들도 있더군요 -_-;;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치안을 위해서 전국의 공원을 죄다 폐쇄해야겠어요. 미친 소리도 정도가 있지
이해관계 측면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건 3번 보존과 재생인데
일단 서울역고가 공원화 프로젝트의 내용 자체는 잘 안알려져서 지지여론이 미지근하지만 만일 구체적으로 가시화 되면
많은 호응이 있을거라 기대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전에 결정이 된 서울역 고가 공원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 당선작을 소개할게요.
링크에 들어가시면 설계안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designboom.com/architecture/mvrdv-the-seoul-skygarden-abandoned-highway-korea-05-13-2015/
설계자는 건축학도라면 누구나 한번즘은 들어봤을 네덜란드의 MVRDV 입니다.
(제가 공부할적에는 유럽현대건축의 무서운 아이들로 불리웠고 운영방식이나 설계스타일이 매우 혁신적이었던 팀으로
나름 팬심을 갖던 곳이었죠)
한편, 서울역고가 공원화의 철학적 배경 혹은 벤치마킹은 이렇습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40707.22006185912
정치논리를 배제한다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물론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로 돈을 벌려는 코레일 입장은 정치논리는 아니고 그냥 자기들 땅값 올리고 돈 벌겠다는 순수한 욕망
아참, 서울역 고가의 보행 경관은 꽤나 흥미로운 체험이 될듯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2&aid=0002974241
2015.12.14 20:15
2015.12.14 20:58
2015.12.14 21:17
현 시장님에 대한 정치적인 지지여부와 별개로 저 프로젝트는 우려가 많이 됩니다. 하이라인 따라하라 이런거야 제가 아는 우리나라 공공프로젝트 중에 외국사례분석 없이 하는 걸 한번도 본 적 없기에 그러려니 합니다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구조물에 저런 중량 플랜트들를 올리고 공원으로 유지하는 건 무리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량통과용 교량은 토목에서 계산해서 만든 물건이라 건축물과는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안전률이나 하중적용 기준이 다른 놈이라 설계자가 구조진단 다시해서 구조체를 보강해야 할텐데, 당선안에 그려진 나뭇가지 모양은 당연히 구조계산을 통해 설게한 놈이 아닐테니 현재 잡혀있는 공사비를 초과할 것이 뻔해 보이고, 그럼에도 국내 건축가들이 당선시킨 작품들에는 감놔라 배놔라 마구 손대면서 외국 건축가가 그려온 그림은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풍토에서는 외국의 유명 설계자가 그린 그림을 그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함정에 빠져들어 전임시장 시절에 벌어지던 공사비 증액게임이 또 일어나리라 봅니다.
2015.12.14 22:40
우선 차량용 고가도로에 적용되는 구조의 안정성과 보행자용은 전혀 차원이 다릅니다. 차량의 경우 단순히 하중계산만 되는게 아니고 차량의 속도와 진동까지 감안이 되어야 하죠 . 시속 60Km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은 자체의 하중과 더불어 그만한 속도로 끊임없이 고가를 타격하고 있는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구조역학에서 말하는 동역학 +@ 라고 보면 됩니다)
즉, 서울역고가는 차량이 정상적으로 통행하기에 충분한 구조상태가 아니어서 이번에 폐쇄가 된 것입니다.
반면, 서울역고가를 공원으로 재활용한다면 당연히 보행자와 시설물의 안정성을 보장할만큼 충분한 구조상태인지에 대한 조사와 보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설계안은 현재의 구조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전제하고 진행되었고 여기에는 보행용 고가의 안정성을 만족할만한 구조보강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설계안의 플랜트시설은 일반용 토사가 아닌 일반적으로 옥상정원에 적용되는 경량토가 적용되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안정성문제는 아마 앞으로 논란이 전혀 생기지 않도록 진행될 것이라고 장담해요.
전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한국에서 건축공부를 하였지만 외국설계팀의 한국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은 없어요. 도리어 더 잘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도 정림건축의 안이 당선되어 실행이 되었지만 전 여전히 프랑스건축가인 뽀잠박의 안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뽀잠박의 설계안이 일본냄새가 나니 뭐니 하는 마타도어가 난무했지만 정림의 안이 그렇다고 한국전통건축공간을 잘 구현했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습니다. 도리어 한국의 권위주의적인 건축물의 전형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건축설계자들의 수준, 설계팀의 역량이 너무 구리고 후져요. 특히 까고 새로 만드는 풍토에서만 일해왔던 사람들인지라 오래된 것을 복원하고 재생시키는데는 정말 무식한 수준입니다. 제가 12년간 상해에서 살면서 보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여기 중국설계팀들보다도 못해요.
MVRDV는 단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건축물만 설계하는 팀이 아니며 겉보기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천박한 디자인을 하는 팀이 아닙니다.
도시환경디자인을 할 수 있는 역량과 건축엔지니어링 측면에서도 실력있는 팀인데 적어도 제가 알기로 이정도 설계역량을 갖고 있는 설계팀은 한국에 없습니다. 국제현상설계에 공모했던 방안들을 다 본건 아니지만 환경과 구조 그리고 사후관리 및 활용 나아가 주변도시환경과의 맥락 및 긍정적 발전가능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였을때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어서 체택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5.12.15 00:18
물론 상식적으로 1톤가량의 차량들이 줄지어 달리는 하중이 어마어마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서울역고가공원의 식재시설도 상당히 무겁습니다. 6전은 커녕 8전 10전까지 심을 작정이고 그에 따른 배수와 관리시설, 도심 속 고가의 환경상 LID도 심을 듯한데, 이 과정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갸웃거렸습니다. 관련 주제의 세미나에서 다들 하이라인 생긴다고 좋아하다가 따지고 들수록 서울역 고가가 온갖 부실점이 드러났었어요. 토목 전공이 아니라 자세히 기억은 못하지만, 이제껏 안 쓰러진 것만으로도 용하다, 였습니다.
그 때 당시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1. 교통의 요지에서 기존의 교통로를 없애고 도보구간을 만들어 더욱 더 핸디캡을 준다. - 하이라인은 애초에 폐물로 방치되어 잡초만 자라는 곳이었기에 기존 교통상황에 장애를 주지 않습니다.
2. 발주처가 원하는 하이라인식의 여가시설, 파고라, 등의 시설과 식재규모는 애초에 뉴욕의 건물들을 관통하듯 이어진 하이라인과 달리 하중의 부담이 클 것이다. - 당연히 달리는 자동차보다 사람이 꽉 찬 부동산이 훨씬 더 무거울 거구요.
3. 하이라인이 훨씬 더 깁니다. 제 기억으론 거의 3,4배였어요. 그만큼 보도 유통의 부담이 적습니다. 그에 반해 서울역고가는 짧으면서 중간중간 스테이션이 없기때문에 외부공간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어서 대충 사람들은 모래 위에 성을 짓느니 철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분들이 오래된 것은 무조건 치우고 복원, 재생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굳이 억지로 하이라인을 만들만큼 제반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전공자 중 mvrdv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mvrdv가 설계한 거니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이러한 사정까지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서울시측에서 저런 문제들을 본인이 자문구해 놓고서도 밖으로 언급하길 꺼려하는지라...
양측의 입장을 조화시켜서 해답을 찾자면, 5,6년 뒤에 계획된 지하철 신설 이후에 하자, 시설물은 최대한 외부로 돌리고 식재 역시 여건에 맞게 혹은 이 역시도 외부와 연결해 건물의 옥상정원, 층간정원과 연계하자, 라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된다면 하이라인 못지 않을 거니까 말이죠. 하지만 나타나는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지하철역 신설과 각 주변 건물과의 연계는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되면 박원순씨의 업적이 아니게 되니까요.
물론 soboo님 말씀처럼 국내 관계자들의 수준과 역량이 상해사람들보다 구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서울역고가의 경우 단순히 무능력하고 안일한 국내전문가의 문제가 아니고, mvrdv가 설계했으니 다 된 것도 더더욱 아니며, 충분한 대화와 연구가 있었음에도 개발주의 업적에 눈이 멀어 욕 먹던 전임자와 같은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정치이슈로 번지기까지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관주도사업이란 걸 곁에서 지켜보면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하이라인은 시민들이 주도해서 도시의 새 혈관이 되었지만 서울역고가는 격렬한 찬반 속에서 청계천이나 DSP를 뛰어넘는 이슈거리가 될 거 같습니다.
2015.12.15 01:24
교통문제는 어차피 기존의 서울역고가가 더 이상 차량통행의 용도로 쓰이지 못하는 고가이니 논외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구조안전에 대해서 제가 장담하는 내용은 튼튼할 것이다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전제조건이므로 이후에 있을 설계안을 토대로한 구조진단에 따라 가부가 결정될 사안이라 역시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취지에서 말씀 드린거에요. 이건 정책적 의지, 여론, 건축철학 따위와는 전혀 상관 없는 과학의 문제니까요.
재활용하기에는 안전하지 못하고 철거해야 한다고 결론이 나면 철거하면 될 문제이고 그런거까지 깔아뭉게고 진행할만큼 만만한 구조물이 아니라는 믿음(고가가 무너지는건 다른 공공시설의 안전문제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심각한 재난이라 철저하게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거죠. 이 믿음이 배신 당할 수도 있지만 박시장이 엠비처럼 밀어부치는 삽질쟁이 출신은 아니잖아요.
2015.12.14 22:59
비용의 문제는 글쎄요? 공공환경시설물의 비용과 효용성은 단순하지가 않은거 같습니다.
도시의 생태환경의 측면도 있고 서울같은 국제적 도시의 경우 관광이라는 경제적 효용성도 감안이 되어야 하는데 서울역고가의 입지조건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코어중의 코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용이 조금 더 들어도 그만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청계천 복원도 기본적으로는 찬성했었습니다. 이명박이 시장되기전부터 정확하게 말해서 1980년대 후반부터 그런 주장을 해온 건축가들이 많았고 저도 그런 분들을 지지했었어요. 도시재생이라는 건축철학의 입장에서는 아주 당연한 주장이었죠. 이명박이 추진하고 완성한 청계천 복원은 그 방식과 절차 그리고 결과물에서 욕을 먹을 일이었지 발상자체는 이명박 개인의 것도 아니었고 나쁜 일도 아니었다는 거죠.
현재 서울시 도시건축총괄인 승효상씨의 입장은 서울이라는 역사도시의 매력을 살려야 한다인데 서울역고가를 철거 안하고 재활용하는 것 역시 그 연장선이라 생각합니다.
2015.12.15 00:35
그 누구도 서울역고가가 하이라인처럼 만들어지는 걸 반대하지 않습니다. 단 교통 핸디캡의 대체방안과 현실성인 거죠. 청계천도 그렇고 dsp도 그렇고 지금은 잘 사용하니 됐다, 고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그 과정에서부터 결과까지 생긴 문제점이 작진 않았습니다. 근데 서울역고가의 경우 더욱 그렇다는 겁니다. 단순히 버려진 폐물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수용력있는 기반시설을 대체하긴커녕 없앤다면 관련 생계가구부터 그 길을 이용하는 직장인까지 반대를 할 수 있습니다. 하이라인이 겪지 않던 문제인데 이를 이유로 반대를 하면 "하이라인은 선진국이라고 됐고 서울역고가는 한국이라서 반대한다", "님비현상때문에 도심녹지라는 생태적가치를 거부한다." 등등 흑색선전화됩니다.
생태, 녹지, 경관 등의 요소만큼이나 주변시민들의 생활도 최대한 지켜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계획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득을 주고자 노력을 하지않는다면 앞으로 생태와 녹지와 같은 가치 역시 피해를 입고 맙니다.
2015.12.15 01:27
좀 앞뒤가 안맞는거 같아요. 아니 전제조건이 좀 이상하십니다. 구조적 결함으로 더 이상 차량통행의 목적으로 사용이 어렵다는건 서로 인정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멀쩡하게 잘 사용중이던 고가라는걸 전제하고 말씀하시는거 같아서 좀 이상합니다.
2015.12.15 02:46
2015.12.15 03:37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판단하는 기본적인 전제조건들이 너무 다르군요.
차량통행을 지속할 수 있는 보강은 불가능해도 보행용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것부터 일단 일축을 하시니 그 뒤의 모든 논의가 어긋나는듯 합니다.
게다가 녹지공원을 조성하면서 차량통행과 맞먹는 엄청난 하중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의 근거도 알고 싶어요. 이미 설계안에 그런 구조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그냥 무시하고 보통의 녹지조성 기준에 근거하여 하중부담을 주장하시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녹지공간을 조성하는데 있어서 서울도심에서 서울역 일곽만큼 효용성이 높은 곳도 없고 가능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마저도 부정을 하시는거 같아서 참 답답합니다. 제가 아는 서울이 그 서울이 아닌가 싶네요 -_-; 아니 서울역 일곽과 서울역고가 만큼 녹지공간 구성에 드는 실질비용면이나 접근성 인근지역에 대한 개발효과 및 상징성 등등의 측면에서 더 나은 곳이 있으면 좀 알고 싶습니다.
2015.12.15 12:02
단순히 나무 몇 그루의 무게도 아니고 식생에 따라 배양토와 배수구조, LID는 천차만별입니다. 옥상정원에 왜 6전이상의 교목을 못 심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하중도 하중이지만 두께도 장난 아니라서 설계안(혹은 박시장의 목표) 대로는 거의 10전에 육박하는 저 식재가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전문가들이 6전 이상의 식재를 원한다면 외부공간에 스테이션을 따로 두고 식재나 시설물마다 하중부담을 줄이자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배보다 배꼽이 큰 것이고요. mvrdv가 옥상식재나 층간녹지공간에 강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실현시켜서 건설된 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서울역고가처럼 기존 건물을 식재공간으로 재활용한 케이스도 없구요. 뉴욕의 하이라인은 고전적인 교량물이라 그 자체로 내력구조가 있습니다. 두께도 현대 슬라브구조랑 비교해도 용적에서 넉넉하고요. 만약 서울역고가가 정상적인 공법과 공기, 유지 관리로 성립된 것이라면 그 위에 빌딩을 올리나 다보탑을 올리나 사람들이 걱정을 안했겠지요.
즉, 겉보기와 달리 하이라인과 많이 다른 곳입니다. 솔직히 mvrdv의 설계가 너무 무리라고 밖에 보이질 않네요.
전 soboo님께 되묻고 싶은 것이 서울역 고가에 얼마나 제대로된 녹지나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단순히 녹시(綠示)율만 따지자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서울역고가는 확장된 옥상정원의 형태이고 식생이 원활한 곳은 절대 못됩니다. 교목의 크기와 근계가 성장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하고 정 안되면 재보식을 꾸준히 할텐데 이렇게되면 이건 공원이 아니라 원예시설입니다. 천이는 물론 녹지축 연결로도 성립이 안되요. 이건 뉴욕의 하이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이라인은 본격적인 녹지공간이기보다는 경관 가치에 더 집중을 했습니다. 조경으로 보자면 기존 식생과 색채를 보존했다는 것에서 역사적 맥락을 담아냈다는 정도지, 실제로 가보시면 가로수식재 그 이상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만해도 어디냐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박시장의 공약과는 거리가 멀죠. 가로수가 어떻게 녹지축이 되나요.
2015.12.14 23:58
길게 답변을 드리려했는데 적다보니 그럴 입장이 아니라서 간단히 적습니다.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그만큼 보강을 해야 합니다. soboo님 개인이 장담하실 문제가 아닙니다. 그만큼의 공사비가 드는 일입니다. 외국 설계자 + 서울시 + 대규모 구조물 + 45년 이상 된 건축물. 해봐서 아는데 “반드시” 이런저런 문제가 생깁니다.
MVRDV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 제가 아는 것과는 좀 다르게 생각하시는군요. 국내에 설계역량이 없다고 한국건축설계자의 수준에 침을 뱉으시면 한국에서 건축공부하고 관련 일하시는 soboo님은 구리고 후진 걸 벗어난 외국인이신가요. 이런 말씀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건축에 필요한 건 설계역량이 아니라 건축가에 대한 존중입니다. 외국 건축가 모셔다 할 때처럼만 해주면 좋겠네요.
그리고 승효상씨는 서울시의 모든 건축사업을 홀로 총괄하고 계획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2015.12.15 01:36
구조안전 문제는 윗 댓글에서 언급한 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구요.
존중은 요구하는게 아니라 존중받고 싶은 주체의 노력과 성과로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분야에서건요.
물론 한국의 관이 전문가집단을 얄로 보는 풍토가 있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런데 전에 사대강에 관한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사대강 사전 타당성 조사나 이후 설계단계에 참여했던 수 많은 전문가들중 사대강사업이 엄청난 매몰비용에 밑빠진 독에 물붙는 유지관리비를 만들어내는 엉터리 사업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사람 있었을까요?
그냥 수주하고 먹고 살면 그만이었던게 전문가들이었죠. 전혀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건축가들, 특히 설계부분의 역량의 후진성이야 한국에서 오랫동안 실무에 몸담고 있을적부터 함께 일하는 동료들끼리도 하던 이야긴데요?
디자인이라는게 어차피 그 나라 그 사회 수준과 비례합니다. 이런걸 누워 침뱉는 것과 다릅니다. 자신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평가하는 자세인거죠.
2015.12.15 07:36
말씀대로라면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는 전문가들을 무시하는 건 사대강 사업과 마찬가지라는 논리가 됩니다.
건축가의 후진성=soboo님과 님 동료의 후진성=디자인 후진성=사회수준=객관적 평가. 이렇게 비례한다는 건 이상합니다. 발화자가 자신이 속한 준거집단을 벗어난 듯 유체이탈 화법을 쓰면 ㄹ혜식 논리가 됩니다.
2015.12.15 10:16
2015.12.15 12:43
할 말 없네요. 나름 정중하시다고 생각했는데.
2015.12.15 15:18
2015.12.15 17:03
흥미로운 토론 잘 보았습니다.
2015.12.1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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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몇년 전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단순히 정치논리로 부딪히기만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우선 박원순시장은 계속해서 해외의 좋은 사례를 서울에 도입하려고 애쓰는 편이고 칭찬하고 싶습니다만 로컬라이징에 대해선 도저히 맥이 빠지는 게 많고 이 서울역고가 역시 마찬가지로 일설로는 대놓고 하이라인의 모든 걸 똑같이 하라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우선 뉴욕의 하이라인처럼 폐물로 방치된 시설도 아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공원화된 것도 아니라서 현재의 방향대로 공원화된다면 당연히 현지화가 필요한데도 그에 대한 대책도 대안도 없이 무조건 하이라인식으로 서울의 랜드마크로만 꾸미려고 하니 문제인 거죠.
하이라인은 물류철도인데다 당시 건축시설치곤 현대의 건축물보다 더 내구성이 좋다고 평가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무나 매점 등등 공원시설로 만들고 사람들이 올라가도 별 문제가 안되요. 하지만 서울역고가는 현대식 교량이고 그런 시설물은 짧은 공기 대신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현재 서울역 고가는 그 한계를 넘었습니다. 평소에도 비내릴 때마다 기둥으로 녹물이 물들 정도라...
여튼 계획대로 공원화한다는 게 결국 내력을 높히기 위해 보강을 한다는 건데 그러면 애초에 기존 차도 기능의 고가를 보강하는 데 우려를 표하며 공원화하겠다는 기획과는 모순이 생깁니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형국이고 사실상 오시장 시절 새빛둥둥섬과 컨셉만 모피코트에서 녹색으로 바뀌었지 철학은 똑같아요. 오히려 오세훈은 사업 자체에 공이라도 많이 들였지 박시장은 '이거 어때, 끝내주지?' 말만 하고 거기에 취해 있으니...
애초에 서울역고가가 교통량이 넘치는 곳에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크로스 가도를 우겨넣은 건데 그에 대한 대안은 없으면서 없애기만 하려니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요...
서울에 하이라인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서울역고가는 누가 PET병을 모아서 청바지로 만드니까 우리도 음식물쓰레기로 청바지를 만들어보자, 라고 하는 식으로 보입니다. 음식물쓰레기로 비료나 사료로 만드는 것이 당연한데 굳이 청바지를 고집하려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