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1 10:23
저는 트렌디 드라마 자체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응답하라 시리즈는 이상하게 할 때마다 띄엄띄엄으로라도 챙겨보게 됩니다. 그런데도 보다보면 늘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응7, 응4 때는 작품 내에 깔리는 묘한 엘리트주의 같은 게 불편했어요. 응7 같은 경우는 주인공은 방송 작가가 되었지만, 그녀의 남편 후보는 1) 최연소 사시 수석 합격 판사 + 방송국에 가도 스탭들이 인정하는 외모 2) 교사 -> 사업 성공 -> 대통령 후보 이렇다 보니 H.O.T 팬 활동 하다 방송 작가 되신 분의 개인 소원성취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솔직히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재미가 확 떨어지기도 했고요. 응4 같은 경우도 죄다 연세대생들인데다 수석을 놓친 적 없는 천재 의대생, 고등학생 시절 1위 하던 천재 투수가 유력한 남편 후보로 나왔었죠.
이런 설정이 재벌집 아들이나 대스타와 엮이고 하는 등의 트렌디 드라마에 흔할 순 있겠습니다만, 그런 드라마는 애초부터 '그래, 이거 판타지잖아.' 하는 마음가짐으로 보게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지속적으로 추억을 자극하면서 마치 이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막상 이야기의 핵심 줄기로 제시되는 남편 찾기 스토리는 그렇지 않다는 데서 괴리가 느껴진다는 게 불편함의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척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대성공한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성공, 성공 목놓아 외치는 우리 사회상의 반영인지...
그나마 응8 와서는 이런 부분이 상당히 줄어 보기가 편합니다. 비록 바둑 천재가 버티고 있긴 합니다만, 응7, 응4 때에 비하면 양반이죠. 남편 찾기가 주가 되기보다는 가족 이야기가 메인이 되는 것도 좋고요. 다만 응8 같은 경우는 비슷한 코드의 감동 코드를 남발하는 게 슬슬 지쳐가네요. 매 번 엔딩께에 가면 플래쉬백 몰아치면서 뭉클한 음악 깔고서 '알고 보니 이러이러했다'면서 신파 전개로 마무리 짓는 식이라서요.
그래도 응답하라 시리즈가 계속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큼 마음을 끄는 드라마가 요즈음 드물었어요. 그런데 이제 더 과거로 돌아가기도 애매해서 시리즈가 계속될지가...
2015.12.21 10:31
2015.12.21 10:34
남편찾기 떡밥이 최근에 안나오는건 제작진에 남편찾기 피곤하다는 반응을 캐치한 것인지, 이미연-김주혁 촬영 스케줄을 못 잡아서 그런것인지...
2015.12.21 10:37
1988만 보기시작했는데 윗분처럼 남편떡밥 내용보다는 가족과 이웃의 끈끈한 정때문에 보게되는것같아요. 실질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환상을 드라마에서 보여준달까. 애덜 연애사는 관심이 안가구요. 전 정봉이 나오는씬들이 무지 재밌더군요. 정팔이는 어느 기사 댓글마냥 작가한테 찍힌건가요. 대사도 없고 맨날 쭈구리상. 형제가 이리도 극과극으로 나오다니.
2015.12.21 11:12
저도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만
'구속없는 5공청산 웬말이냐' 외치던 성보라가 갑자기 고분고분한 여성캐릭터가 되어버린건 영 찜찜합니다.
2015.12.21 11:16
인정옥 작가 말고 언제 티비에서 소시민 주인공 나온 적 있나요? 티비는 언제나 사람들의 욕망에 충실합니다. 아니면 그걸 부추기거나.
2015.12.21 11:51
2015.12.21 16:34
2222 김운경 작가 드라마들이 있습니다.
2015.12.21 12:00
전 조금 진심으로 김주혁은 정팔이와 택이 어느 쪽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이긴 하죠;;)
이번 시즌에서 남편감 찾기보다 가족 중심으로 그리겠다고 작가진이 얘기했다고 듣기도 했고,
또 전 어린시절 친구와 결혼한다는 엔딩 자체가 판타지스럽게 느껴져요. (물론 없는 일은 아닙니다만..)
드라마의 스토리가 세 번 연속 일련의 남자들과 여주 한명의 커플메이킹을 똑같은 형식으로 보여준다는 건 작가진이 너무 게으른 거 아닌가요.
이번엔 좀 다르게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2015.12.21 15:40
이번 시리즈가 그런면이 많이 희석되어 보여지긴 한데 예상되기로 40대의 그들이 그리 평범한 소시민일것 같지는 않네요. 덕선언니는 아마도 사시에 합격한다면 변호사정도가 되겠죠. 정팔과 선우도 전교에서 논다고하는 수재들이니 나중에 잘나가는직업군으로 나올것은 뻔하고, 바둑소년은 이미 비현실적인 주변인이고.. 순진해보이는 정봉조차도 흐름대로라면 처가의 재력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받아 사업가가 된다는 설정일수도 있고. 겉은 정겨운 우리네 추억이라고 포장하지만 사실은 비현실 투성이인데.. 그걸 잘 드러나지 않게 숨기는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겠네요.
그리고, 남편 추리는 전작들보다는 덜하다고 해도 이제 종반부에 5회정도를 앞둔시점에서도 여전한 떡밥흘리기와 애매모호한 러브라인이란... 응답제작진이 흥행을 만드는 능력은 인정하나 세번째 시리즈에서도 장난질하는 구성을 버리지못하는거 보면 참 편하게들 만드는거 같아요.
2015.12.2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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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에는 남편 찾기 떡밥이 없어서 덜 피곤하죠. 이 시리즈도 끝날때마다 2015년 자막 띄우고 쌍문동 남자들 다 모여서 술 마시면서 남편 찾기 하고 있었으면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