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8 09:12
이 연애 사례들은 티비에서 본 것 (고부갈등 프로그램, 그 외에 뭔가의
토론과 가정사 화해의 장을 만드는 프로그램)과 라디오에서 들은 것과
(굳이 챙겨듣지는 않지만 아침점심저녁 버스를 타면 라디오가 나오죠)
인터넷 사연 (네xxxx, 아고라 등)과 당사자가 특정 소수 혹은 다수를
대상으로 말한 것들을 취합한 것입니다.
1. 운동권 남자와 새내기 여자. 이 경우 운동권 남자는 뭔가의 사상에
강하게 매료됩니다. 비록 그 사상들이 이미 공산주의를 일부 정책에
반영했거나 혹은 공산권을 표방했던 나라들에서는 너무 오래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도요. 이 경우 이 커플의 남자에게는 당사자의
부모님이 갑자기 학비를 끊거나 자취비용을 대주지 않는 일은 없습니다.
빨간 줄이 그어지기 직전인데도 자취방에는 늘 술과 여자 시켜서 만든
안주와 (비록 그 여자가 집에서 밥 뒤집는 것 이상으로 안 해 봤어도
선배의 위엄으로 윽박지르고 소리지르고 머리채를 잡아서라도 여럿이
먹을 뭔가를 얻어내고야 맙니다) 자신이 돈을 빌려준 후배들이 있죠.
도중에 남자가 여자를 강간하기도 하고 낙태를 종용하기도 하고 낙태
비용을 7:3이냐 5:5로 부담하느냐에 따라 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무서운 점은 그 피해 여성들 중 평소에 페미니스트를 자칭하거나
혹은 주체적인 삶을 위해 부모와 분쟁이 있었던 여성도 있었다는 것이죠.
2. 1의 커플이 빨간줄도 그어지지 않았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편입해서
결혼까지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1의 여자는 자신을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발랄하고 꺾이지도 않는 의지의 여성으로 여깁니다. 종종
운동권 시절 무용담 이야기까지 합니다. "미국 여행을 갔는데 남편이
옆에서 자본주의 과소비 물 들면 안 된다고 하루 종일 찔러대더라"라는
이야기를 매우 당당하고 당차게 이야기하시던 고등학교 교사분이
계시더군요. 놀라웠습니다.
3. 후려치기 하는 남자. 이 경우는 주말에 젊은층들이 자주 다니는 음식점,
노래방, DVD방, 영화관, 기타 등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신촌~ 합정 일대를 주말에 할 일 없으면 돌아다니는데 꼭 목격이
되고는 합니다. 한 경우는 저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고 한 커플이 들어왔는데,
남자는 저체중, 여자는 비만으로 보였습니다. 나이는 파악이 잘 되지 않았지만
대학생이나 그 언저리로 보이더군요. 남자가 대뜸 소리를 지릅니다. 스냅백을
쓰고 있어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야 내가 너 못생기고 뚱뚱하지만
순진하고 잘 몰라보여서 사귀어 주는건데~" 순간 시선이 그 커플 쪽으로 향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 경우 여성은 홀대를 받고 있는데도 얼굴에서 미소나 관대함의
표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국인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동북아에서 한국을
제외한 2국 중 하나 출신이던가 혹은 그럴 일은 희박하지만 대만이나 그런 국가의
출신으로 짐작되는) 식당 직원이 기겁해서 손에 든 메뉴판을 남자 뒤에서 떨어트립니다.
사과가 오가고 메뉴판을 떨어트린 사과로 일본제 탄산음료 하나를 내려놓습니다.
단지 이 식당 내에서 본 한 번 뿐만이 아니라 길가다가도 목격이 됩니다. 너무
노련한데다가 의도가 분명한 (여자 기를 꺾어서 묶어둔다) 행동인지라 젊은 층이
대다수인 주말의 그 일대에서 보이는 것이 무서울 정도입니다. 어떤 커플은
남자가 굉장히 고단수로 보이고 여자는 그 반대입니다만 남자가 끊임없이
여자의 머리카락으로 "삐삐"장난을 치며 "못생겼으니까. 그래도 나 같은
남자 사귀는 것이 어디야"라고 거의 입력하듯이 말합니다. 그 외의 사례는
너무 많아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4. 연애담이라기에는 멀리 왔지만 시댁 이야기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댁 이야기라는 것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군요. 무슨 tv프로그램에서
방송인인 정규 출연자들과 일반인인 관객과 사연 당사자가 나와서 진행하는데요,
6~7명 되는 일가친척이 카메라 앞과 관객 석에 나왔지만 사연은 무섭습니다.
왜 이 사람들은 웃고 있는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요. 돈이 없어서
결혼식도 올리고 돌잔치도 했지만 시댁에서 살고 있는 부부 이야기입니다만,
시어머니가 남편만 나가면 며느리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이불 빨래부터
설거지에 저녁 찬까지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며 부려먹는다는군요.
웃고 있는 남편도 이상하고, 멋쩍어하는 시어머니도 이상한데다가 그것을
웃으며 명랑하게 말하지만 이혼은 고려하지 않는 사연 당사자도 이상했습니다.
이상 4가지가 싫어하는 연애 사례들의 표본이었습니다. 이 4가지 틀 안에서
다양성이 나뉘는 이야기들입니다. 시댁 이야기에 천만원대의 돈이나 혼수가
얽히면 정말로 이야기는 갈 곳을 잃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너무 듣거나 읽거나 보아서 실제로는 제가 별 능력도 없이
번번히 연애에도 좋은 이미지 만들기에도 실패하는 것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어느 정도 승자 (여우 같은 여자와 늑대 같은 남자)가 정해진 게임이라면,
패배를 인정하는 저 같은 사람이 굳이 비난을 들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016.01.08 09:22
2016.01.08 09:23
2016.01.08 10:11
알고 보면 처해진 싱황에 비슷한 면들이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상황에 분노하다보면 나는 그럭저럭 살만하다는 가짜위안을 얻는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2016.01.08 09:24
글쓴 님이 관계 맺기에 대해 특별히 싫어하는 패턴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드네요. 저 사례들은 (2번은 애매하지만) 누구나 다 싫어해요. 남 얘기는 남 얘기일 뿐... /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하긴 그런 사람들은 인터넷에 글을 쓰지도, 길에서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일도 없겠지만요;;
2016.01.08 10:10
1. 자아도취적인 남자네요. 비록 스스로는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여기고 실생활에서 일정부분 정의로운 면이 없지 않겠습니다마는, 정의의 행사 그 자체보다는 본인이 정의롭다는 사실 그 자체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또 거기서 상당한 우월감을 맛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의 사정 따위 정의 앞에선 사사로운 일에 불과하겠죠. 여자는 머리는 똑똑한데 본인의 에너지는 그리 크지 않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열정적인 남자를 보면서 대리만족 하고 페미니즘에 매료될 수는 있겠지만 본인 자신은 겁도 많고 의존적인 것 같고요.
3. 1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듯. 그러나 여기서 남자는 원래 남들 보기에 멋진 여자를 원하지만 적당히 자기가 휘어잡을 수 있는 여자를 잡았습니다. 살제로는 자신의 매력에 자신이 없고 그런 자신에 대해 분노하고 좌절하지만 그걸 솔직히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는 굉장한 매력을 지닌 남자지만 관용을 배풀어 부족한 너와 사귀어 준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여자는 이런 남자도 감지덕지.
4. 남자의 열등감과 독선으로 인한 착취가 가족단위로 확장되었네요. 여전히 여자는 자신의 분노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합니다.
전반적으로 짜증나는 상황이네요. 남자는 열등감 혹은 자기도취, 방관으로 여자를 함부로 대하거나 자기만족의 수단으로 삼습니다. 여자는 그런 상황을 인정하는 것이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자신의 분노조차 두려울 정도로 기가 약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은 상황을 부정하고 자신이 그럭저럭 괜찮게 살고 있다고 여기고 저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6.01.08 11:57
"배웠다는 여자들도 저런 개마초들한테 쩔쩔매며 살더라"가 아마 님이 생각하시는 공통점인 것 같네요.
2016.01.08 13:03
오늘도 학력 컴플렉스가 엿보이는 글이군요
2016.01.08 16:37
3,4번은 누구나 싫어하는 최악 아니곘어요? 4번은 연애유형은 아니네요. 3번같은 남자를 만나는 여자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2016.01.08 16:50
공통점이라 하면 여성이 삶에 쓸려다니면서 하는 자기기만?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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