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상한건가.

2016.07.29 16:14

가라 조회 수:2894


저는 공대 나와서 제조업 입사, 공장 발령 받아 근무하는 전형적인 공대테크트리를 탔습니다.


그렇다보니 남자가 많은 환경이고, 여자 동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불이익 받는걸 많이 보게 됩니다. 

뭐, 여자 동료들은 주간/야간 당직도 안서고, 육체적으로 힘든일도 안시키고, 잘못을 해도 지적을 덜 받고, 남자 선임이 후임에게 하는 막말도 여자들에게는 안합니다.

하지만, 이게 좋은건 아니라고 봅니다. 가끔 그 여자 동료의 남자 동기들이 '야, 넌 좋잖아. 당직도 안서고 욕도 덜 먹고..' 라고 하는데 저는 설마 저게 진심으로 하는 얘기는 아니겠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윗분들이 남자와 여자를 다르게 대하는건 '여자 부하 직원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길어야 10년이면 결혼하고 애낳고 그만두지 않겠어?' 라는 생각을 깔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 보입니다. (몇몇 팀장은 여자 직원은 아에 안 받으려고 하고, 어떤 팀장들은 받긴 하는데 오래 데리고 있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그러니 당연히 남녀에게 같은 기회가 돌아갈리가 없지요. 도리어 적절한 지적과 긴장감 부여가 없다보니 본인의 발전이 늦는 경우도 봅니다. (비슷한 실수를 해도 남자 직원은 호되게 당하는데 여자 직원은 '괜찮아, 내부자료인데..' 하고 대충 넘어가면 나중에 결과가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환경이 이렇다 보니 저는 이 사회는 아직도 남성 위주의 사회고,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알게 모르게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업계가 심한편이기는 할거에요. 한 10년전에는 아에 대놓고 여자 부장조차 없다면서 미디어에서 한번 까였었고 몇년전에 드디어 여자 임원이 탄생했는데 알고보니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희 회사에는 여자 부장이 없어요.)


그런데, 요즘 돌아다니는 글들을 보면, 이미 이 사회는 성평등이 어느정도 이루어졌으며 도리어 남성들이 역차별 받고 있고 여자들의 남자 혐오가 극에 달해서 도리어 종의 연속성마저 위태로운 것 아닌가 싶단 말입니다.


어느정도 여성 직원의 볼륨이 되는 직장이나 남녀 성비가 적절하거나 여자가 더 많은 회사들, 조직들은 성평등이 이루어졌는데, 저만 극단적인 환경에서 생활을 해서 세상 바뀐 것을 모르고 사는 겁니까? 여기가 지방이라 그런가요? 서울은 안그런가요? 


이거 왠지 '이상한거 맞네요.' 라는 댓글이 달릴 것 같은 찝찝한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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