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토론회들을 보면서 문재인은 토론이 너무 서툴다, 심상정이 정말 잘한다는 생각만 점점 커져가던 찰나... 오늘 동성애 발언은 쐐기를 박았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위치와 지지율을 의식했다고 하나, 홍준표의 악의에 찬 듯한, 기가 막히고 화를 넘어 황당하기까지 한 질문에 너무나도 망설임없는 "반대하죠." 라는 발언에는 진짜 마음이 절대영도로 식어버린다는 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보수의 위치라는 걸 알지만 다르게 대답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본인의 발언이 이 땅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텐데요....
그래서 심상정의 발언이 제게는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아무도 하지 않고 있던, 너무도 당연한 발언을 하고 한번씩 주어지는 1분의 시간을 거기에 더 쓰겠다고 하는 것도요.
제 지지선언이나 저의 한표가 심상정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지 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심상정이 생각하는 세상이 다른 네명의 후보보다 제가 바라는 세상에 더 가깝다는 것은 알 수 있었어요.
토론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지점이었습니다. 저 발언 직후 꺼버렸어요. 소수자 혐오 앞에서 좌우가 하나되는 기가 막힌 꼴이라니...... 저도 이제는 더 이상 차악에 투표하는 짓을 그만둘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