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9 23:56
#0.
저 자신에 관하여 갑갑한 일이 있어서 익명의 탈을 쓰고 글을 써 봅니다.
저는 30대에 접어든 이 나라의 평범한 남자입니다.
군대 다녀오고, 대학 나오고 취직도 해서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한 남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겉보기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는 저 자신이 평범한 '남성'일까? 라는 고민, 갈등을 계속 해오고 있네요.
뭐라고 딱 잘라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육체적으로 남성이되 정신적으로는 남성일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1.
돌이켜보면 이러한 고민의 시작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였던것 같습니다.
드러내놓고 말은 안했지만 친구들이 입은 치마를 보면서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소꿉놀이를 하면 간혹 자처해서 여자아이 역할을 하기도 했더랬죠.
그러다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간혹 치마를 입어보고 싶다거나, 예쁜 옷을 보고 입어보고 싶다거나 하는 일들이 있었고,
간혹 집이 비어있을때 엄마 옷을 꺼내서 입어보는 일까지 생겼었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즈음에 하리수라는 사람이 TV에 등장하더군요.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사람.
그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고, "나도 혹시 저 사람이랑 같은 부류가 아닐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마침 나온 하리수의 자서전을 읽었었죠.
그런데 그 책을 읽었을때 그의 케이스와 저의 케이스는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하리수가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계기는 "원래 나는 여자야"라는 점과 학교다닐때 같은 학교 다니던 남학생을 좋아했다 등등이었습니다.
반면 저의 경우는 "여자아이처럼 꾸미고 싶다"와 "여성이 좋다"라는 차이점이 있었지요.
그렇게 저는 뭔가 나의 경우와는 또 다르다... 는 생각과 함께 "아무래도 여자를 좋아하니 나는 남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여전히 가끔 충동을 못이겨 어머니나 동생의 옷을 입어보곤 하면서(음.. 주기로 따지면 반년에서 일번에 한번정도 였던것 같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까지 갔다오게 되었습니다.
#2.
제대후, 복학하고 학교에 다니다가 문득 여장카페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의 고민과 맞물려서.. 과연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
꾸며보고 싶다, 예쁜 옷을 입어보고 싶다는 바람에 여장카페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곳은 말이 카페지, 일종의 바(Bar)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장남자 직원들이 여장을 하고자 하는 손님들에게 화장을 해주고, 옷을 빌려주며
그러한 여장남자와 술을 마시는 남자들이 모이는 곳이지요.
인생의 첫 여장을 그곳에서 하게 되었고,
그 후로도 종종 놀러갔었습니다.
사실 화장하고 옷입고, 그런 저의 모습을 찍고 노는건 상관이 없었어요.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해보려는 남자들이 문제였지요.
(사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여장남자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은 높은 확률로 여장남자에게 관심있다기 보다는
그냥 여자가 좋은데 그런 상황이 안되니 쉽게 성욕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엔 안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제가 여자처럼 꾸미고 있다고 해서 남자에게 끌리는건 아니었고,
도리어 어떻게 해보려는 남자들을 보면서 질겁하는 일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갈 수 밖에 없었던건,
제가 되고 싶었던 모습, 되길 바라는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기 때문이였지요.
그렇다고 해서 여장을 해서 제가 여자가 되었다고 느끼냐면.. 그건 아니었어요.
행동이야 조심스러워지긴 하지만 저 스스로는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딱히 여성스러운 행동이랄까, 그런 걸 꾸미지도 않았기 때문에(목소리도 그냥 평소 목소리로 얘기했고요)
소위 그쪽에서 얘기하는 TG같은 계열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고, 게이도 아닌 케이스였어요.
그쪽에서는 순수 CD(Crossdresser)라고 부르던데.. 음 그건 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반년에서 일년 정도 여장카페를 종종 다니다가,
개인적인 일이 바빠지고 바짝 집중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
여장하기 위해 샀던 옷들을 싹 버리게 되었습니다.
#3.
그렇게 옷을 싹 처분한 다음에도,
문제는 주기적으로 여장에 대한 욕구가 찾아온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참다가 못해
옷을 사고 화장품을 산다음 혼자 꾸미고 놀다가
어느순간 "아 이건 안돼" 싶은 마음으로 싹 버리고,
혹은 여자친구가 생겨서 아무래도 심적으로 "이건 아니지" 싶은 마음에 싹 버렸다가
욕구를 못이겨서 다시 사거나,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후에 다시 사들이는
그런 삶의 반복이네요.
방금 살면서 다섯번째인가로 여장하기 위해서 모아왔던 옷, 가발, 화장품을 버리고 오는 길입니다.
왜 버리게 되었느냐면.. 점점 너무 위험하게 나가는게 아닌가 하는 점때문이었어요.
하다보니 점점 여성 옷을 입으면서 부족하게 느끼는 부분이 많아지고,
그런 부족함때문에 호르몬에까지 손대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건 좀 아니지 하다가도,
넋놓고 호르몬 관련한 포스트를 찾아보는 저 자신이 조금 무서워졌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 대해서 브레이크를 걸고자하는 마음으로 다시 마음을 비울겸 버리고 왔습니다.
#4.
저는 어느쪽이냐면,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 둘로 나누어 따졌을때,
성적 지향은 여성애임은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저의 성성체성이 남성인가는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남성으로서의 저자신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성적으로 꾸미고 싶어하는 충동이 드는..
원하는 때에 남성의 모습으로인 저와 여성의 모습으로인 저가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기를 바라게 되네요.
점점 그런 자신의 공존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어서
사실 화장을 하고 외출도 해보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런 저의 모습을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건 바라지도 않지만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두려움,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저를 인정해주지 않고 질색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너무 크네요.
#5.
일단, 앞으로 다시 참고 지내려고 합니다.
무언가에 빠져든다는게.. 어쩌면 저의 정확한 성정체성과는 다른 방향으로 저 자신을 끌고들어갈지 모른다는 부담이 너무 커서요.
머리 좀 식히고 생각해보려고 합니다만..
많이 외로워지는 밤이긴 해요.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읽어주신 분들 좋은 밤 되세요.
2017.06.20 00:19
2017.06.20 00:54
2017.06.20 00:35
크로스드레서 같아요.
2017.06.20 00:59
2017.06.20 00:45
2017.06.20 01:03
2017.06.20 01:48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겠죠. 뒷말하기 좋아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를 밝힐것인지 말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고 아무래도 후자시라면 좀 더 영리하게 행동할 필요는 있을 겁니다. 정체성과 지향성은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힘들기에 힘든 거겠죠. MTF 수술에 스스로의 정체성이 여성임을 밝히면서도 여성을 좋아하는 케이스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애초에 이 사람은 여성이며 레즈비언인데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구나 생각하면 될 일입니다. 두서 없지만 결론은.... 여친이 있다니 부러울 뿐입니다. (응?)
2017.06.20 12:51
2017.06.21 00:03
여친은 있었었죠..
뭐 설령 다시 생긴다고 해도 쉽게 얘기할만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긴 해요
반대로 애초에 그런 성향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것도 어려울것 같긴 하고요ㅎㅎ
2017.06.20 02:35
얼마 전에 읽은 비슷한 쓰레드에서 '여기 버튼을 누르면 여성으로 변한다면, 그리고 되돌리는 건 없다면, 누를 것인가 안 누를 것인가'를 묻더라고요. 쓰신 글만 봐서는 영원히 여자의 몸을 가지고 싶어하시는 것 같진 않습니다. 그냥 크로스드레싱의 연장선상 위에서, '내 몸이 좀 더 여성적이면 여성 옷이 더 잘 어울릴 텐데' 정도의 충동이 아닌가 하는 감히 추측도 해봅니다. 숨기지 않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상대 만나실 수 있길 바랍니다.
2017.06.20 23:53
말씀하신 이유는 제가 트랜스젠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해요.
다만 요새 충동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한번 브레이크를 확 밟은 모양새이긴 합니다.
조언 감사드려요^^
2017.06.20 03:45
트랜지션을 밟고 있는 젠더퀴어이며 동시에 트랜스여성으로, 팬섹슈얼로 살고 있는 당사자로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호르몬대체요법 이전에 젠더디스포리아가 워낙 심했고,
지금도 여러가지로 불편이 느껴지는 면도 많구요.
1. 이미 알고 계시는 것 같지만 트랜스젠더는
(저쪽 세계에서 말하는 것과는 달리) 여성스러운 행동이나 목소리와는 무관합니다~
넓게는 지정성별과 젠더의 불일치감을 느끼는 바이너리, 논바이너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에요.
2. 남/녀 이분법을 떠나 젠더퀴어 이론도 한 번 살펴보시길 바라요.
경우에 따라서 젠더정체성은 평생 성찰해봐야 할 무언가일 수도 있어요.
남자가 아니라고 꼭 여자인 것은 아니니까요.
3. 우리나라처럼 젠더롤이 강하게 강요되는 경우에는 디나이얼(부정)상태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부터도 자기부정 되게 많았구요. 많은 CD들이 사실상 디나이얼 트랜스젠더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본인 스스로 끊임없이 고민해보는 방법 밖에 없어요!
4. 호르몬은 충분히 성찰하신 후에 하시는 게 좋아요.
그런데 이쪽 세계(?) 에선 어차피 할 사람은 하게 돼 있단 소리도 종종 들려요.
호르몬은 갑자기 미인이 될 수 있는 마법의 약은 아니지만
의외로 사람 몸은 꽤 많이 변하기도 하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살아야 해용 'ㅅ'
2017.06.20 23:52
저도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이긴 하지만 무어라 딱히 맞다고 할만한건 보이지 않아서요.
일단 당분간은 퀘스쳐너리로 계속 고민해봐야할 것 같아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2017.06.20 09:06
2017.06.20 23:57
김기수씨가 그렇군요. 어쩌면 말씀하신대로 저와 비슷한 류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저는 그렇게 예뻐지진 않습니다만 ㅠ)
말씀대로 찬찬히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봐야할 것 같아요.
2017.06.20 12:13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 없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개인 의견임을 전제하고 조심스럽게 한 말씀 드리고 싶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고통이나 증세 중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죠. 대증요법의 유해성을 비판하는 논리로도 많이 쓰이고요. 전 성정체성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꼭 어떤 트라우마나 상처가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동안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내면에 쌓인 어떤 사건이나 심리가 현재 글쓰신 분의 성 정체성 혼란이라는 결과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일반적이지 않는 성정체성을 가진 모든 사례가 어떤 병증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지만, 역으로 모든 비주류적 성정체성이 자연스럽고 선천적인 경향이라는 일반화도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글쓴 분처럼 지향점이 미묘하고 본인이 그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이 부분을 고민해보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관이 있는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미성년 시절부터 흡연을 해온 저도 불과 얼마전에 제 흡연욕이 단순한 니코틴에 대한 의존이나 중독이 아니라 어떤 심리적 강박관념과 저항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챘거든요. 성정체성은 본래의 나일수도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밀한 원인으로 인한 증상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에요. 이 부분에 대해 숙고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힘 내세요.
2017.06.20 13:10
읽다보니까 생각나는 개인사가 았어서 하나 보텝니다. 저는 병명상 매우 위중한 병이 생겨서 수술을 했는데 (실제 드러나는 증상은 전혀없는 희안한 경우였습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니 사람들이 다들 묻는 겁니다. "너 혹시 말 못할 고민 있었니? 아니고서야 왜 그런 중병에 걸리니" 나름 걱정하느라고 한 말인건 알겠는데 자주 듣다보니 기분이 않좋더라고요. 그간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병에 걸리고 나니 그 이유가 저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겁니다. 제 생활습관이 흠잡을데 없는건 주변 사람들도 다 아니까 그쪽으로는 말 못하고 다른 이유를 찾는달까요. 결국 제가 뭔가 잘못한 점이 있다는 식으로 줄거리가 전개되는 부분이 기분 나빴습니다. 타고나면서 부터건 그저 살아오면서건 그냥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주위 사람들이 받아들여주었으면 합니다.
2017.06.21 00:00
왜?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스스로도 많이 던져봤었고.. 솔직히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까도 고민하고 있거든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2017.06.20 13:52
저도 그 '두려움' 때문에 평생 조심스레 살았는데, 최근에 아웃팅 비스무레하게 당한 일이 있어 이참에 걍 세계 만방에 커밍아웃하고 말았습니다. 근데 의외로 사람들이 남의 인생에 별 관심이 없는 건지 특별한 반응이 없더라고요. 커밍아웃도 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여장하고 다니는 게 겉으로는 좀 더 주목받을 순 있어도 결국 남들의 이해를 구할 문제는 아니지 싶어요. 이해하건 말건 내가 그렇다는 걸 어쩌겠어요. 뭐 좀 맥락에는 안 맞지만 응원의 영상 하나 올려드립니다. 성전환수술비 마련을 위해 링에 오르는 무에타이 킥복서 솜롯 "로즈" 폴짜런입니다. 1:17 정도부터 경기 시작돼요. 이런저런 잡생각이 밀려올 때 이 영상을 보면 '그런 것 따위는 이 니킥으로 뽀개주지'하는 느낌이 들어 요새 몇 번 돌려봤어요.
2017.06.20 23:59
응원 감사드려요~
2017.06.20 16:37
2017.06.21 00:02
감사합니다. 꼭 챙겨볼게요.^^
2017.06.22 08:03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정체성을 궂이 확립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확립되는 사람도 사람이고 확립안되는 사람도 사람이니까요.
나의 정체성이 그저 결정되지 않은 오픈 상태라면 그게 뭐 크게 잘못된것도 아니라는것이지요.
때론 여성쪽에 가깝다가 그게 너무 가까워지면 남성쪽으로 다시 오려는 생각이 든다면 그런 유동적인것이 나의 정체성이죠. 물론 사전에서나 사회적으로 말하는 정체성에는 어긋나기는 하겠지만 그게 잘못된것은 아니라는겁니다. 내 삶 내가 산다는데 여자로 살면 어떻고 남자로 살면 어떻고 여자같은 남자로 살던 남자같은 여자로 살던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요.
나의 성정체성? 젠더 정체성? 이라는 질문이 나 자신 속에서 반복된다면. 그저 나의 정체성은 오픈이다라고 마음속에서 대답해주시지요. 선택지에 없는것을 고르려 하니 문제가 생기는것이지요. 선택지에 없으면 선택지를 내맘대로 더해주고 그거 선택하면 그만입니다. 어차피 사람은 유니크한 객체인데 어느쪽에도 정확히 들어가지 않는다면 안들어가면 그만입니다.
2017.06.22 10:32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윗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고, 제가 딱히 덧붙일 말씀은 없지만.. 응원을 드리고 싶어요..
저희 동네에서 곧 있을 프라이드를 준비 중이라 더 와닿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십수년 전에 배웠던 젠더 이론과 페미니즘 공부한 것 우려먹으면서(대충 다 안다고 우기면서) 살다가
최근에 LGBTQIA+ 라는 명칭을 보고.. 그동안 미처 몰랐던 부분들에 놀랐거든요.. (정신 차리고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이런 글을 적어주신 것도 다양한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고 고민을 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글쓴님도 T이건 Q이건 I이건 깊은 고민을 함께 나누고 서로 지지해줄 만한 좋은 커뮤니티를 만나셨음 합니다..
동인련이나 친구사이같은 곳에는 혹시 상담을 해줄 분이 안계실까요.
2017.06.22 11:16
저도 대충 다 아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더라고요 ;; 그래도 무식함이 폭력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답니다.
저는 듀게가 지지해주는 좋은 커뮤니티가 되길 바랬는데.. 아주 약간은 그렇다고도 생각하고요. ^^
2017.06.22 11:11
멀쩡한(?) 직업을 갖고 멀쩡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저도 늘 이건 진짜 내가 아니고 진짜 나는 자유롭게 글을 쓰며 세상을 방랑하는 범성애자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그랬다가도 또 멀쩡한(?) 내 페르소나에 아주 잘 맞는 것처럼 살다가.. 또 아니다가... 그럽니다.
저는 원글님이 애초에 여성이며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성애의 대상이 여성일 수는 있겠지만, 애초에 여성보다는 안드로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언젠가 바뀔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도 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산답니다. (그런데 요새 실제 생활은 걍 무성애자 같습니다. 쿨럭.)
2017.06.22 11:17
다음 달에 열리는 퀴퍼에 오셔서 이것저것 둘러보세요.
2017.06.22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