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조금 오래하신 분들은 툼레이더라는 시리즈에 익숙하실겁니다.

툼레이더라는 제목에서 감이 오듯, 라라크로프트라는, 지성과 용기, 육체적 능력을 모두 겸비한 여성이,

주로 유적과 관련된 비밀, 음모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리즈입니다.

게임 쪽에서 몇 안되는, 여성이 주인공인 게임 프랜차이즈이기도 하지요.


게임을 안하실지라도, 안젤리나 졸리가 라라크로프트로 분한 툼레이더 영화도 있기 때문에,

간간히 아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시리즈 자체는 거진 20년 전인 1996년에 첫 작품을 내놓은 후로 계속되었지만,

사실 최근에는 대중적인 작품이라기 보다는, 툼레이더 시리즈의 골수팬이나, 액션 어드벤쳐 팬들을 위한,

다소 마이너한 프랜차이즈로 물러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적으로 게임 컨셉 자체(주인공부터 게임 컨셉, 스토리 등등)가 다소 노후화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픽이나 게임 시스템은 발전했지만, 너무 긴 시간 동안 늘어진 시리즈기에 흡입력도 부족하고,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라라크로프트가 (과거에는 인기가 있었지만) 현재에 와서는 너무 평면적인 캐릭터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계이기도 합니다.

딱 에일리언2의 시고니 위버에서 계승된 여전사 이미지와, 글래머러스한 섹시 할리우드 여배우 풍의 외모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매력적이긴 했지만, 정말 최근에 보기에는 너무너무 특징 없는 주인공이 되어버렸지요 T.T....


혹시나 갸우뚱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미지를 첨부해보자면...


(1997. 툼레이더2)


(2007. 툼레이더 : 애니버서리)



(2008.툼레이더: 언더월드) , (2001. 툼레이더 무비)

 



(영화판 이미지의 손동작은 죄송합니다. 첨부하고 나서야 알았네요;;)



1997년 당시의 CG기술의 한계로 인한, 툼레이더2의 라라크로프트 다소 충격적인 모습을 감안해주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툼레이더 시리즈가 표방했던, 주인공인 라라크로프트의 이미지는 여전사의 강인함과 섹시미를 강조하는 쪽이지요.

게임이나 영화를 보면, 여기에다가, 유능한 부하나 집사, 실종된(사망한) 아버지, 거대한 저택과 수많은 최첨단 장비, 무기를 운영할 수 있는 부 등등의 컨셉이 부가적으로 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에일리언2의 시고니 위버를 시작으로, 배트맨, 인디아나존스 등의 컨셉을 이리저리 버무린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분명 예전에는 인기가 있을만 했지만, 사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 평범하고 이미 완성되어 있는 캐릭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툼레이더 제작진도 이런 한계를 인식했는지...

2012년에 새로운 차기작 제작을 알리면서, 툼레이더 시리즈의 리부트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게임 컨셉 전체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주인공인 라라크로프트를 전체적으로 수정했습니다.




리부트된 라라는 유약한 소녀지만, 위기와 음모에 휩쓸려 조금씩 성장해가는 캐릭터로 조정됩니다.

기존의 라라가 이미 성인이고, 충분한 자질과 여유, 자원을 가지고 문제에 뛰어드는 능동형 캐릭터라면...

변화된 라라는 낯선 섬에 조난당한채로, 동료와 떨어져 홀로 섬 속의 음모에 휘말리는 생존자형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트레일러를 보면 처음에는 매우 유약하고 힘겨워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면서 성장하는 맥락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게임 기술이 발전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복합적인 표정과 정체성을 담을 수 있을만큼 모델링이 발전했기 때문에,

비로소 단순한 섹시 캐릭터에서 좀 더 복합적인 인물로 변화한 것이랄까요.


일러스트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간단하게 트레일러를 첨부해봅니다.

기존의 여전사 이미지에서, '생존자', 혹은 '살아남기위해 분투하는 소녀' 정도의 맥락으로 바뀐 컨셉을 강조하고 있지요.


<iframe width="640" height="360" src="http://www.youtube.com/embed/j0EFEIwGaPI" frameborder="0" allowfullscreen=""></iframe>




,


저는 게임과 영화에서 많은 작품들이 리부트 되는 경향들을 굉장히 재미있어 합니다.


분명 매력있는 소재 혹은 캐릭터, 시리즈들이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취향 앞에서는, 제 아무리 과거의 멋진 영웅이나, 웅장한 시리즈물도 촌스러운 것으로 뒤떨어지기 쉽상입니다.

그래서 전작과 차기작의 시간차가 큰 경우, 리부트를 택하는 경우가 많고,

같은 영웅이나 세계관, 혹은 컨셉 자체에 대한 시선이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다른지를 지켜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게임의 경우, 영화에 비교하면 역사 자체가 그리 오래되진 않았기에,

얼마전까지만 해도 리부트라는 개념, 혹은 사례가 드물었습니다만,

최근 들어서는 비로소 10~20년 전의 프랜차이즈를 재발굴하거나,

새로운 게임 컨셉을 적용하기 위해서,

혹은 제작사나 유통사의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서,


리부트 격으로 새로이 제작되는 게임들을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나름 좋은 시도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는 3월 5일에 발매됩니다.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반응이 상당히 뜨거운 편이고,

심지어 국내에서도 예약판매 물량이 동이 나버려서, 해외구매까지 이루어지는 상황이지요.

패키지 게임 산업 자체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인지라, 이런 일이 빈번한 일은 아닌데도,

이번에는 상당히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새로 태어난 툼레이더가 잘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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