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 영홥니다. 런닝타임은 96분.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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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뜻이 궁금해서 번역기 돌려보니 '건방진' 이라고. ㅋㅋㅋㅋ 어울립니다.)



 - 그 시절 (한국 기준) 15세의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서양 기준) 13세 소녀 '샤를로뜨'로 나옵니다. 엄마는 본인 출생시 사망. 아빠와 오빠 + 아빠랑 연애 중인 게 분명한 가사 도우미 아줌마와 옆집의 몸 안 좋은 많이 어린 동생 여자애가 샤를로뜨 인생의 주변 사람들이에요. 근데 중요한 건 주변 사람이 아니라 샤를로뜨 본인입니다. 한국 나이 15세! 중2!! 병이 폭발하는 중인 거죠. 그것도 병이 아주 독하게 와서 정말 눈 뜨고 숨 쉬는 시간 내내 주변에 진상을 부립니다. 오빠한테 시비 걸고 옆집 동생한테 일부러 상처 주고 아줌마는 거의 하인 대하듯 하구요. 그리고 당연히도 이 주변인들은 다 아주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괜찮다는 말도 좀 부족해요. 아빠 하나는 좀 평범하게 별로인 편입니다만 나쁜 사람까진 절대 아니고. 나머지 사람들은 거의 주인공에게 과분함이 분명하다 싶을 정도. ㅋㅋ


 암튼 그러던 우리 샤를로뜨가 어느 날 자기랑 동갑인 피아노 신동 '클라라'의 공연 영상을 보고 홀딱 반하구요. 타이밍 좋게 자기 동네로 공연차 방문한 클라라를 정말 운 좋게 마주치는 바람에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허파에 바람이 만땅으로 들어가는 거죠. 그러고 클라라라 던진 '니가 내 매니저가 됐음 좋겠다'라는 말에 완전히 꽂혀서는 그만...



 - 됐고 일단 노래나 한 곡 들으시죠.


 (영상 제목 왜 이래!!!)


 그 시절, 모두가 알고 다들 좋아하지만 제목을 정확하게 알고 발음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로 유명했던 그 곡이죠. ㅋㅋ 대충 사라 뻬르께 띠 아모? 정도 되려나요. 암튼 영화 자체도 유명했지만 이 곡이 워낙 잘 나갔어서 '이 노래가 나왔던 영화'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기억이.

 그러고보면 요거 몇 년 전엔 '라붐' 1, 2편이 쓸고 지나간 일도 있었고. 프랑스 소녀 성장담이 한동안 한국에서 인기였군요. 이 영화들에다가 또 뭐 니키타라든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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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날 안 좋아해. 너무 못생겼거든." 같은 대사를 치기엔 넘나 격하게 미스캐스팅인 것...)



 - 이야기는 어떻냐면요. 음. 그러니까 기-승-전-결이 있긴 있는데 그렇게까지 뚜렷하진 않은 이야깁니다. '대애~충 질풍노도 소녀의 천방지축 철 드는 이야기' 정도이긴 한데 중심 사건으로 피아니스트 소녀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이야기가 심플하게 이거 하나 중심으로 돌아가진 않아요. 전반적으로 '일상물' 느낌으로 이것 저것 보여주는 가운데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사건이 그거인 거죠. 

 뭐 그런 표현 있잖아요. 이야기를 꾸며서 인생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영화가 있고, 인생의 한 토막을 그냥 툭 잘라내서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라고 하면 이 영화는 아주 사알짝 후자 쪽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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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대략 평범하게 입히고 꾸며 봐도 배우가 컨셉을 무시해버리고 막...)



 - '여름 영화'라는 느낌이 듭니다. 계절이 여름인데 영화에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등장하지 않아요. ㅋㅋ 그래서 주인공은 늘 얼굴이 살짝 상기되고 살짝 땀에 젖은 느낌으로 늘어지고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죠. 배경도 시골이라 사람들 많이 나와서 왁자지껄하는 것도 거의 없고. 옛날 느낌 풀풀 나는 프랑스 시골 마을의 정취 속에 여름 햇살이 쨍쨍, 뭔가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느낌이 되게 잘 살아 있어요. 물론 지금 저에게 저 속에 들어가 보라고 하면 절대 거부합니다만. 화면 속에서 이런 풍경, 이런 분위기를 느끼는 건 언제나 즐겁죠. 게다가 만 13세의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얼마나 귀엽고 예쁜데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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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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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 그리고 주인공의 캐릭터와 이야기는... 뭐 일단 평범한 '미운 나이' 청소년 이야기에요. 여기저기 다 들이받고 택도 없는 꿈 꾸고 혼자 거창한 소리 지껄이며 주변 사람들 무시하고 막 대하다가 막상 누군가에게 어른 취급 받으면 덜컥 겁 먹고 전속력 후진하는. 그런 대략 현실적인 청소년이 나와서 아주 조금 철 드는 이야긴데요.


 쌩뚱맞게 인상적이었던 건 몇몇 장면과 사건들에서 격하게 느껴지는 시대 차이(?)였습니다.

 중간에 이 청소년님께서 옷을 갈아 입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무심한 듯 시크하게 슥 상체가 노출돼요. 음??? 하고 넘어갔는데 옷을 또 갈아 입으면서 다시 슥. 아아니 이 때 샤를로뜨 갱스부르 나이도 고작 만 13세였는데 이런 무엄한!!! 이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떠올랐죠. 이 시절엔 이런 경우가 없지 않았다는 거.

 그리고 이게 영화의 주 소재 중 하나거든요. 주인공이 신체적으로 급성장하면서 성에도 눈을 뜨는 거. 그리고 역시 그 과정에서도 삽질을 하는 거. 이게 중심 사건들 중 하나로 나오는 이야기이고 그런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장면이긴 한데, 아무래도 흘러간 세월과 달라진 사고 덕에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ㅋㅋ


 그리고 영화 속에서 요 녀석이 자기 나이를 15살이라고 뻥치고 성인 남자랑 데이트하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여기선 또 그 성인 남자가 (비록 15세로 알고 그런 거긴 하지만 그것도 미성년이긴 마찬가지잖아!!) 주인공을 침대에 투척하고 싫다는데도 진지하게 덤벼드는 장면까지 나와요. 요즘 기준으로 생각하면 일단 기본적으로 데이트 폭력이고, 게다가 미성년이니 엄연히 중범죄인데 영화는 그 사건도 대략 '그렇게 어른 되는 거지 뭐'라는 식으로 다룹니다. 진짜 여러모로 80년대 그 나라니까 가능했던 영화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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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택에 "아빠, 무거운 유리로 누굴 힘껏 치면 다음 날 죽어요?"라는 명대사가 탄생합니다.)



 - 암튼 뭐 2022년 영화 아니니까, 38년전 프랑스 영화니까. 하고 이런 어색함(?)을 넘기고 보면 영화는 아주 괜찮습니다.

 영화가 잔잔한 듯 하면서도 사춘기 소녀의 폭발하는 감정들이 과장 없이 리얼하게 느껴지고. 그러면서 또 전체적으로 훈훈하고 예뻐요. 풍경도 예쁘고 배우들도 예쁘고 캐릭터들도 (윗짤 젊은이 빼고) 예쁩니다. 아마 탑골 시절 이게 추억의 영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엔 주변 인물 캐릭터들의 훈훈함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이 좋은 가족들이 주인공을 대하고 다루는 게 보다보면 참 재밌거든요. 특히 가사 도우미 겸 아빠 애인 아줌마 포스가 쩝니다. 주인공이 버럭버럭대며 막말하면 한 마디도 안 지면서 호쾌하게 받아쳐서 눌러 버리구요. 근데 그렇게 받아치는 와중에 또 갑자기 훅 끌어 안거나 센스 있는 한 마디로 달래고. 이게 갈구는 건지 존중해주는 건지 엄청 헷갈리는데 어찌보면 저게 프랑스식으로 모범적인 훈육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ㅋㅋ 암튼 그렇게 오은영 따귀 날리도록 훌륭한 와중에 나중에 공연장에 데려갈 때 보면 멀쩡하게 꾸미면 미인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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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 참 좋았어요.)



 - 암튼 뭐 그래서... 재밌게 봤습니다. 

 사춘기 소녀의 심리, 통과 의례 같은 걸 다루는데 그걸 막 예리하게 디벼 파기보다는 훈훈하게,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의 영화였구요.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 같은 게 딱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냥 우리 진상 청소년의 성장과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들. 그리고 에어컨 없이 살던 시절의 참으로 더운 여름 정경들이 다 아주 보기 좋게, 아름다운 느낌으로 잘 연출된 영화었어요.

 계속 미모 얘기만 했지만 샤를로뜨 갱스부르는 연기도 정말 좋습니다. ㅋㅋ 연기에 폼이 별로 없더라구요. 진짜로 현실에서 그 또래 여자애가 지을 법한 맹한 표정, 예쁜 척이 전혀 없는 표정을 거의 영화 내내 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어쨌든 결론은 다시, 잘 봤구요. 그 시절 사춘기 갬성이란 게 이랬구나... 같은 느낌 받고픈 분들. 여름이란 계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네요.




 + 당연히 다 보고 나서 '귀여운 여도적'을 볼 생각이었는데, 한국에서 번역제로 장난 친 거고 전혀 상관 없는 영화라는 정보를 보고 짜게 식었습니다.



 ++ 샤를로뜨가 한 눈에 반하는 아이돌급 인기 대폭발 천재 피아니스트양도 예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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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로는 안 느껴지지만 살짝 김유정 닮았더군요.

 다만 이 배우분은 갱스부르만큼 잘 풀리진 않아서 크게 성공하진 못하다가 대략 10년 전쯤에 배우 생활은 접으신 것 같네요.



 +++ 근데 뭔가 사람들이 37년전 같지 않게 촌스러운 느낌이 별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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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빨인지 프랑스빨(?)인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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