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이렇게 뽑았더니 마치 버지니아 울프의 <나만의 방>이 연상되네요. 물론 이 글은 여성이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글은 아닙니다만...그러고 보니 제인 오스틴도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그 장소 때문에 말입니다. 동생네 부부랑 같이 살면서 - 조카들 돌봐주면서 - 함께 지낸터라 당연히 글을 쓸 시간이나 공간을 확보하기는 어려웠을 텐데 오스틴 선생은 주로 거실을 활용했다고 합니다. 거실이 동생의 서재도 겸한터라 거실 탁자를 책상 삼아 - 그리고 바로 옆으로 주방과 연결도 되는 터라 가사일 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는데 나름 괜찮았을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중년의 여성 작가 분도 자신의 글쓰기 공간을 웹에 올린적이 있어서 한 번 구경한적이 있는데 아예 주방 한 구석을 간이 책상을 들여놓고 컴퓨터를 비치해서 작업 공간으로 만들었더군요.

 

사실 저도 집에 방 하나를 작업실 삼아 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언젠가부터 심난함을 금할 수가 없더군요. 물론 정신없이 쓰다 보면 그런 거 다 잊기도 합니다만 괜히 작가들이 작업실을 따로 갖겠습니까...언젠가 여기 듀게에서 작가들이 카페를 주로 글쓰기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실제로 카페에 가 보면 노트북 들고 몇 시간씩 작업하시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 급 궁금해지더군요. 저 분들 중에 작가들이...

 

여튼 급하게 발등의 불도 꺼야 해서 도저히 안돼겠다 싶어 요며칠 글쓰는 장소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회원으로 있는 시민단체 사무실 한 구석에서 종일 써보기도 하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학원 사무실에서 몇 시간 작업하기도 하고 어제 오늘은 도서관에서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괜찮네요. 집에 있을 때는 가족들 왔다갔다 하는거나 집안 일들이 계속 신경 쓰여서 일의 맥을 끊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확실히 그런게 없으니...제가 하는 일이 우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해서 예전엔 카페나 도서관을 주로 전전했습니다만 카페는 너무 시끄럽고 도서관은 졸리고...여튼 애로사항이 많았었습니다. 소설 읽는거와는 달라서 - 역사책같은 인문학 서적은 왜 이리 사람을 졸리게 하는지...ㅜ.ㅜ....

 

결론은 작업실이나 서재를 따로 갖출 능력이 될 때까지는 이렇게 여러 장소를 전전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나름 괜찮네요. 마치 직장인처럼 출근하듯이 9시에서 6시까지...칸막이가 있는 사무실 책상도 있구요...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04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63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767
126396 [핵바낭] 그냥 일상 잡담입니다 [14] 로이배티 2024.06.07 368
126395 [애플티비] 그래도 여주는 예쁘더라!! ‘고스팅’ [9] 쏘맥 2024.06.06 264
126394 뉴진스 민지 닮은 연예인 catgotmy 2024.06.06 214
126393 프레임드 #818 [4] Lunagazer 2024.06.06 65
126392 밀라 쿠니스 러시아어 인터뷰 catgotmy 2024.06.06 161
126391 [넷플릭스바낭] 그놈의 싸이코패스... '괴물 나무꾼'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6.06 322
126390 미디어도서관에 간 루디빈 사니에 catgotmy 2024.06.05 139
126389 프레임드 #817 [4] Lunagazer 2024.06.05 69
126388 민희진 대 하이브를 둘러싼 어떤 반응들이 지겹네요 [23] Sonny 2024.06.05 1000
126387 Snowd4y & Drake - Wah Gwan Delilah daviddain 2024.06.05 47
126386 담적병이라고 아시나요? [2] 첫눈 2024.06.05 311
126385 에일리언 로물루스 메인 예고편 [2] 상수 2024.06.05 197
126384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6.05 410
126383 어도어vs하이브 1차전을 보며 [2] 메피스토 2024.06.04 528
126382 (태국) 치앙마이에 일년반 정도 살아본 소감 [4] soboo 2024.06.04 583
126381 나는 지난 이 사건을 보고, 남들이 보지 못한 관점에서 생각하기에, 이렇게 판단하니까 굳이 적어서 여러분의 반응을 기대합니다, 반박시 맞음 상수 2024.06.04 332
126380 프레임드 #816 [4] Lunagazer 2024.06.04 81
126379 일 참 잘하는 민희진 vs 돈 밖에 모르는 무능하고 음흉한 겜저씨들 [1] soboo 2024.06.04 544
126378 개그콘서트의 옛날 코너들 Sonny 2024.06.04 185
126377 여성 미혼율 4년대졸 > 전문대졸 > 고졸…“상승혼 지향이 원인” [5] 왜냐하면 2024.06.04 47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