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지각과 포괄임금제

2017.09.12 09:31

가라 조회 수:1494

1.

지난주에 갑자기 징계 게시가 떴습니다.

이번엔 또 누가 무슨 사고를 쳤나 하고 보니 수십명의 징계가 떴고 그 사유가 '지각'입니다.

대체 지각을 얼마나 했길래 공식적으로 징계까지 받았어? 하고 보니 몇명은 징계수준이 경고나 견책도 아니고 감봉 3개월까지 있더라고요.

작년에 매출채권 관리 미흡으로 5억 부도나서 못받게 된 영업직 대리가 감봉 1개월이었거든요. 


감봉같은 중징계를.. 그것도 1개월도 아니고 3개월까지 받았다니 이정도면 지각이 아니라 무단결근을 일주일쯤 했어야 가능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저기 물어봤습니다. 

당사자들에게 대놓고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요.


그래서 몇명 확인해 봤는데, 이게 징계사유가 '지각'이지만 사실 그것뿐만이 아니더라고요.

상급 지각자들은 경고나 견책을 받았는데 거기에 '꼼수'를 쓴 사람들중 문제가 된 사람들이 감봉 1~3개월을 받았습니다.


1) 감봉 3개월 : 회사 사원증(=출입문 카드키)를 회사에 두고 다니면서 후배에게 본인이 안오면 카드키로 입문 기록을 만들어 놓으라고 지시해놓은 대리..

2) 감봉 1개월 : 회사 손님에게 발급되는 방문자용 카드키를 반납하지 않고 가지고 다니면서 지각하면 방문자 카드키로 들어와서 입문기록 자체가 없어서 지각 발각이 안되도록 꼼수 쓴 대리

3) 감봉 1개월 : 지각했을때 자기 카드키로 사무실 들어가면 시간상 지각으로 찍히니까 후배에게 전화해서 마중나와 문열어 달라고 했던 대리..


1,3은 하급 직원에 대한 부당지시, 특히 1은 사내갑질에 해당된다고 판단되어 중징계..

2는 상습지각+사내보안규정위반으로 중징계..


사유를 들어보니.. 아.. 하고 어느정도는 수긍하게 되더라고요.


이 사람들을 어떻게 잡아냈나 했더니.. 관리이사가 보기에는 분명 상습지각자들이 있는데 출입기록에는 지각자가 거의 없어서 이상하다고 해서 인사팀에서 회사 입구 CCTV를 3개월치를 뒤졌다고 합니다. (...)


재미있는게, 상습지각으로 징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사원에서 대리이고 과장 1명있더라고요.

과장 이상은 상습지각자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과장 짬밥쯤 되면 지각했을때 피해가는 다른 꼼수가 있는 것인가...

그 꼼수 저도 알고 싶습니다. 



2.

어제 갑자기 인사팀장이 직접 공장까지 내려와서 인사정책설명회를 했습니다.

길게 설명을 했는데, 결론을 보면 이번에 기아차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결정 그리고 포괄임금제에 대한 비판 때문에 급여체계를 바꾼거더라고요.


통상임금 판례 때문에 급여계산기준을 이래이래 바꿨는데 기준만 바뀌었지 월급 받는 총액은 그대로니 걱정할 거 없고, 기존에 주말에 출근하면 주던 교통비는 폐지하고 주말 특근이나 야근을 하면 수당을 준다.

그런데 야근으로 인정되는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6시이다. (윙?)


이 부분에서 기존에 툭하면 야간이든 휴일이든 사고 터지면 나오던 생산이랑 설비쪽은 '우와.. 우리 콜받고 나오면 수당 주는거야?' 하고..

저 같은 지원부서 사무직들은 '엥? 밤10시부터 수당주면 의미 없는 것 아녀? 밤 11시, 12시까지 야근하는 날이 며칠이나 된다고..' 라는 반응을... ㅋㅋㅋ


마지막에 '국회에서 포괄임금 관련 법개정이 되면 또 바뀝니다.. ' 라고 하더라고요.

뭔가 급여 총액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인사팀이랑 법무팀이 밤새서 잔머리 굴렸겠구나.. 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포괄임금 법개정 언능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3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8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66
126467 올해 오스카 명예상 수상자들은... new 조성용 2024.06.14 7
126466 [넷플릭스바낭] 오늘 본 영화의 장르를 나는 아직 알지 못... '신체찾기' 잡담 new 로이배티 2024.06.14 73
126465 [퍼옴] 2008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사랑을 믿다] 도입부. new jeremy 2024.06.13 79
126464 [왓챠바낭] B급 취향이 아니라 그냥 B급 호러, '독솔져'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6.13 104
12646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update 조성용 2024.06.13 205
126462 80년대 브랫팩 다큐멘터리가 나오네요 LadyBird 2024.06.13 96
126461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1,2 (스포) heiki 2024.06.13 125
126460 러시아어 안젤리나 다닐로바 [1] catgotmy 2024.06.13 106
126459 프레임드 #825 [2] Lunagazer 2024.06.13 37
126458 매드맥스의 세계 [4] update 돌도끼 2024.06.13 203
126457 쓸데없는 질문 ㅡ 조코비치가 잘생겼나요? [6] daviddain 2024.06.13 140
126456 에스파의 슈퍼노바 뮤직비디오를 보고 Sonny 2024.06.13 127
126455 넷플릭스의 진정한 가치 catgotmy 2024.06.12 224
126454 일본과 독일에 대해 catgotmy 2024.06.12 129
126453 프레임드 #824 [4] Lunagazer 2024.06.12 42
126452 Love is an open door 프랑스어,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1] catgotmy 2024.06.12 83
126451 Françoise Hardy et Jane Birkin Comment Te Dire Adieu [2] daviddain 2024.06.12 98
126450 아시아 축구선수 시장가치 top 10 daviddain 2024.06.12 190
126449 민희진 이슈는 결국 돈문제(2) feat 초미학적 인간 [8] 분홍돼지 2024.06.12 564
126448 [넷플릭스바낭] '히트맨' 아주 재밌습니다. [13] 로이배티 2024.06.12 48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