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그리고 듀게에서도 칭찬이 자자해서 어떻게든 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소원성취!


훈훈한 코미디의 형식인데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않고, 신파로 빠질 수 있는 부분인데도 너무 찐득거리지도 않습니다. 플롯은 다소 허술합니다. 따지고 보면 코미디와 무거운 역사적 소재의 융합이란 굉장히 아슬아슬한데 그 균형을 잘 맞췄어요. 제작진이 절묘한 계산(or 감)을 한 결과인지, 어쩌다 보니 우연히 균형이 잘 맞춰진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제작진의 계산보다 배우들이 더 찰떡같이 연기를 해내서 성공한 것 같기도 합니다. 


나문희 배우는.. 뭐 완벽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76세에 주인공을 한다는 기분은 아~무도 모를 거예요! 76세가 되어야만 알 수 있으니까요.'라고 했는데 그 말을 할 때의 밝은 표정과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내 노년의 롤모델을 찾았다 싶어요! 


잠깐 곁가지로 새자면. '블루 데이 북'이라고 동물들의 사진과 재미있는 글귀를 이어붙인 책이 있거든요. 몇 년 전에 꽤 인기 있었어요.


거기에 위엄 있는 늙은 사자의 사진과 함께 'you are never old twice'라고 되어 있어요. 그 바로 앞에는 'you are only young once'라는 말이 병아리 사진과 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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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원저의 뜻은 '젊음도 한 번뿐, 늙음도 한 번뿐'이란 건데... 한국어 해석은 '젊음은 한 번 뿐이고, 두 번의 기회는 없으니까요'라고 젊음을 우위에 두는 뜻으로 완전 변질되어버렸습니다. 쩝... 나는 늙은 시절 역시 인생에 한 번뿐인 멋진 시기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싶은데 말이죠! 


나문희 배우의 모습을 보며 you are never old twice! 76세에게도 76세의 삶은 난생 처음이고 역시나 흥미진진한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네요. 



씨네21의 평이 좋네요.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8398



<아이 캔 스피크>의 인물 사이를 가로지르는 핵심 정서는 미안함이다. 2017년 한국 사회에서 미안함이란 혐오의 반대편에 서 있는 감정이다. 그러고는 염치와 만나 연대를 낳는다. 



개봉관이 많이 줄었던데 어서들 보러가세요!


p.s 할머니들이 너무 고령이시고... 하루가 급한데 북한과 '위안부' 문제부터 협력해야겠어요. 남부 대화의 물꼬를 트는 좋은 계기도 될 테고.  



여기부터는 스포?







이제훈은 건축학개론에서 건축학도로 나왔던 필모 때문에.. ㅋㅋ 건축 공부하다 접고 공무원 된 캐릭터가 되었나봐요. 나옥분할머니를 돕기 위해 (시간이 겹치는 청문회에 맞추려고?) 7급 시험을 포기하는 장면이 나오려나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예고편을 다 봤고 영화 소개하는 기사도 봤기 때문에 이미 더 이상 스포당할 게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완전 오산이었어요.


진주댁이 할머니 과거를 알고 피하는 클리셰가 나왔는데, 깜짝 반전이 있었어요. 반전 역시 클리셰이긴 하지만.. 그래도 펑펑 울었습니다. 좋은 배우를 재발견했네요!


나옥분이 청문회 자리에 섰을 때.. 마이크를 저 멀리 치우고 서길래, 쩌렁쩌렁하는 목소리로 증언을 시작하려나 했는데 흉터와 문신으로 가득찬 몸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또 놀랐습니다. 생각해보면 강제로 문신당하는 장면이 있으니 뒷부분에 연결되는 장면이 있는 게 당연하죠. 일본어로 막 욕할 때도 통쾌한 신선함이 있었습니다. 


김소진 배우가 분한 금주 선생은 아마 페미니스트 활동가겠죠? 페미니스트가 따뜻하고 현명하고 사려 깊은 캐릭터로 그려져서 왠지 흐뭇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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