뢱 다르덴 감독의 <소년 아메드>

2020.08.01 00:25

ssoboo 조회 수:507

 

 경고! 매우 자세한 스포일러에 대해 포그처리 하였습니다.



 화면에 피 한방울 나오지 않고 폭력적 장면도 보이지 않음에도  매우 무섭고 끔찍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인터뷰 등을 찾아 보니 마지막 장면에서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는데

 영화를 볼 때는 그렇게 전달이 되긴 했는데 보고 나오면서 곰곰이 생각하면 할 수록 그게 과연 희망이었나 싶어요.

 

 영화의 줄거리, 등장인물, 사건, 갈등 등은 매우 단순합니다.



 아메드는 벨기에 속 아랍 이주민 커뮤니티에서 살아가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이슬람 근본주의 교파에 포섭이 된 듯 보여지는군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가르치던 선생님을 (교리에 따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멀리하고 

 아랍어를 ‘코란’이 아닌 ‘노래’를  통해 가르치려 한다고 배교자로 낙인을 찍고 종교지도자에 고발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종교적 맹신에 경도되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맥주 두어잔 마신다고 ‘술주정뱅이’ 소리를 듣고 

 누이는 조금 시원한 옷을 입었다고 ‘창녀’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메드는 선생님에게 ‘성전’을 결심하고 과도를 준비하여 집으로 찾아가 죽이려 하였으나 실패합니다.

 아메드는 청소년 교정 시설에 수감이 되고  종교지도자는 배후로 지목이 되어 경찰에 구속됩니다. 

 교정시설에서 교화 담당자를 속여 판사 입회하에 자신이 죽이려 했던 선생님을 만나 또 죽이려고 칫솔 하나를 몰래 훔쳐 날카롭게 만들어 놨지만

 선생님이 판사실에 들어서 아메드를 보자 마자 오열하며 나가버리자 실패합니다.

 한편, 노역을 하던 농장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던 소녀에게 이슬람교를 믿지 않으면 사귈 수 없다고 했으나

 소녀는 바로 거절해버립니다.  

 그렇게 차이고 나서 수감 중인 교정시설로 돌아가던 중 아메드는 숲속으로 달아나 버리고 선생이 일하는 돌봄교육센터로 몰래 잠입합니다.

 허겁지겁 흉기가 될만한 쇠꼬챙이를 찾아서 담을 넘다가 그만 떨어졌는데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겨우 그 쇠꼬챙이로 컨테이너 구조물을 힘겹게 두들겨 구조를 요청하는데 그 소리를 듣고 선생이 나오고

 아메드는 용서를 구합니다. 끝.



이렇게 아메드는 세 번의 살인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합니다.  

그리고 그 중 한번만 발각되어 속세의 법으로 처벌을 받았고 두번째 살인시도는 아무도 모른채 넘어갔으나 세번째 시도에서 그만 자신이 불구의 몸이 되는

처벌 아닌 처벌을 받고 그제서야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듯 보입니다.  과연 아메드는 진심으로 뉘우친 것일까요?

자신의 신체가 격렬한 고통을 겪고 나서야 피해자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 것일까요? 불구의 몸이 되자 자신의 종교적 맹신을 반성하게 된 것일까요?

다르덴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아메드가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도 아메드는 또 살인을 저지르게 될거 같아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문제는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겪어 본적 없는 일이지만 알고는 있지요.

영화는 우리가 뉴스 등을 통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일으키는 테러에 대해 바로 이웃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끼게 보여줍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비현실적인 총기나 폭팔물이 아니라 과도나 칫솔이나 쇠꼬챙이를 손에 쥔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 소년을 통해서 말이죠.


저런 사회적 폭탄을 바로 지근거리에 안고 살아가는 유럽인들의 고민의 일단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벨기에는 인종차별이 꽤나 심한 나라로 알고 있었는데 종교적 맹신에 의한 살인미수를 저지른 청소년을 교화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믿기 어려울 만큼 착하더군요.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심심찮게 벌어지는 나라에 살고 있는 아시아인들이 보기에 믿어지지 않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어요. 

아메드가 기도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배려하고 절대적으로 물리적 폭력만 사용하지 않는한 본인의 사상과 양심을 존중하는 태도가 놀랍더군요.

만일 다르덴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저건 모두 뻥일거라 생각했을 정도에요. 


여전히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너무 좋은 영화입니다. 꼭 보시길 권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8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08
113260 테넷-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지만 [9] 메피스토 2020.08.27 909
113259 [넷플릭스바낭] 넷플릭스의 은밀한 화제작(?) '365일'을 봤습니다 [22] 로이배티 2020.08.27 1546
113258 오프라 윈프리와 엘런 디제너러스 [2] 사팍 2020.08.27 729
113257 휴가 때 찍은 사진이 광고 사진으로 [9] daviddain 2020.08.27 15135
113256 River 다 봤어요 [2] daviddain 2020.08.26 466
113255 다음 웹툰의 방탕일기 [5] 스위트블랙 2020.08.26 1208
113254 송강호 배두나 강동원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한국배경 영화에 출연 예상수 2020.08.26 834
113253 영웅이 추락했다 [5] 사팍 2020.08.26 1305
113252 [EBS 클래스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 [9] underground 2020.08.26 2081
113251 오취리 논란 보고 [1] daviddain 2020.08.26 808
113250 유전과 미드소마. [11] paranoid android 2020.08.26 950
113249 문득 생각나는 2007년 '미녀들의 수다' (미수다) 사오리의 발언 논란 [40] tomof 2020.08.26 2062
113248 하석태 코레일 네트워크 사장의 폭언 [7] 겨자 2020.08.26 979
113247 바쁜 수요일 일기... (테넷, 던파, 생파) [1] 안유미 2020.08.26 523
113246 불타는 고추짜장 [4] 가끔영화 2020.08.25 500
113245 샘 오취리가 성희롱을 한게 밝혀졌군요 [34] 예상수 2020.08.25 2604
113244 요즘 들은 영화 속 음악 4곡 예상수 2020.08.25 373
113243 한국과 인종차별... [28] 안유미 2020.08.25 1768
113242 데이비드 호킨스의 책을 읽다가 궁금한점 공의경계 2020.08.25 354
113241 근처에서 확진자 발생 [3] 예상수 2020.08.25 69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