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김용민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을 보고 아~ 이렇게 전개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차별은 나쁘고 없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정의당의 차별금지법은 맹점이 있네요

맹점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점입니다.

정의당은 차별금지법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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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차별금지법안>
반동성애, 찬동성애로 갈려서 다른 건 잘 조명되지 않는데,
정의당의 차별금지법에서는 '형 만료로 출소된 사람들'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합니다. 형을 다 감당했는데도 사회적 재기를 못하게 하는 건 차별이라는 거지요.
그런데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성범죄자 취업 제한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일부 여성의 말을 인용해 지적합니다. 형 만료로 나온 성범죄자가 취업한다면 우범자를 사회가 방치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여성들을 위협하는 법안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에 대해 법안을 발의한 장혜영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법 조항으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냐? 지금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요컨대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차별을 안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적극적으로 풀이하면, 성 범죄자는 풀려나도 차별할 수 있고, 그가 '합리적 이유'를 취득하기 전까지는 감옥 안이나 밖이나 다르지 않게 될 거란 이야깁니다.
더 말해서 뭐하겠습니까만, 성범죄는 아주 나쁜 죄입니다. 조두순 등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지요. 곧 그가 출소한다니 사회적으로 경악할 노릇입니다. 그러나 모든 성범죄자가 조두순같은 경우이겠습니까? 한때의 과오로 형을 살면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참회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이 법이 정한 형을 살고 나왔는데, 마침내 출소돼 그들에게 열린 세상도 감옥이라면... 이게 어떻게 법치주의 사회일 수 있겠습니까?
의문이 생깁니다. 성범죄자가 과거의 너울을 벗고 사회적으로 재기할 수 있을 '합리적 이유'는 무엇인지요? 그리고 그 '합리적 이유'는 누가 판단합니까? '합리적 이유'가 이현령비현령식으로 해석될 여지는 없습니까? 법은 구체성을 띄어야 합니다. 법령으로 반성하고 참회하고 피해자에 대한 권리구제를 하고 나아가 재발방지를 확약하되 위반시에는 극형을 감수하겠다고 다짐하면 비로소 '합리적 이유'가 생긴다, 이래야 합니다.
보수 개신교계가 끊임없이 "차별금지법 찬성하겠다. 다만, '성적 지향'(동성애) 부분만 빼자"라고 말합니다. 그 때 정의당은 '어느 것은 되고, 어느 것은 안 되고'야말로 '차별'이라고 잘랐지요. 옳습니다. 모든 차별을 금지해야 차별금지법의 취지에 걸맞습니다.
성범죄자는 형을 살아도 그걸로 끝이 아니다, '천형'이니 죽을 때까지 죄인으로 낙인박혀 살아야 한다면, 즉 '합리적 이유'는 그저 말장난 정도라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극형으로 형을 올려 사회적 경종을 울리든지, '차별금지법'을 '일부차별금지법'으로 바꾸든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동의가 돼 인용하는데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문건에 나온 한 부분입니다. "차별하지 않아야 할 자와 차별해도 되는 자를 나누어버린 차별금지법은 이미 차별금지법이 아니라 차별을 조장하는 법입니다. 평등에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평등이 아닙니다."

https://www.facebook.com/funronga/posts/328952744110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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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김용민의 글을 읽고 생각난 영화가 있었습니다
2003년도에 만들어진 여섯개의 시선입니다

임순례에서 박찬욱까지 여러 방면의 인권에 대해서 생각해볼 만한 영화였습니다

그 중에서 정재은 감독이 연출한 두번째 시선 "그남자의 사정"이 위 글과 함께 보면  좋은 단편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시공간이 모호한 네모꼴 형태의 아파트. 아이가 이불에 오줌을 지리자 엄마는 아이의 아랫도리 를 벗긴 채 소금을 얻어 오라며 내쫓습니다. 창피를 당해야 오줌을 싸지 않을 거란 것입니다. 소금을 얻으러 돌아다니던 아이는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온갖 멸시와 꾸중을 듣지만 결국 소금 은 얻지 못합니다. 마침내 아이는 마지막 남은 한집, 성범죄자로 신상 공개된 남자의 아파트 초인종을 누릅니다.

다른 꼭지의 영화에 비해서 조용하고 어둡고 대사가 별로 없는 단편영화인데 지금 보면 왜 이게 들어갔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 인 거죠
하지만 그에게도 인권은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까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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