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소감

2017.01.23 01:36

일희일비 조회 수:3777

본방은 못보고 오늘에서야 봤는데, 이게 어디가 탄탄한 해피엔딩... 도깨비는 앞으로도 39세의 몸으로 영생하는데 은탁이는 3번에 걸쳐 0세~최대 100세로 살다가는데, 그 때마다 만나서 사랑한다 치고, 3번 생명 다 쓰고 나면 도깨비는 또 그냥 쓸쓸히 살아가는 것. 이보시오 작가 양반 도깨비도 나중엔 그냥 은탁이랑 늙어 죽을 수 있다는 떡밥이라도 뿌려 놓든지.... -.- 이걸 해피엔딩이란 사람들은 또 뭔가요. 영원한 고독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턱 막히는데.

한국드라마에서 (일본드라마도 그런가요) 첫사랑에 집착하고 둘이 헤어지고 나서 몇 년이 지나든 아무 연애도 없고 시간 점프해서 마지막 헤어졌을 때의 감정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설정이 퍽 많이 나오는데 퍽 싫어요. 응7에서도 등장인물 전체가 '대학은 다녔다 치고' 고3 때 감정 그대로 20대 중반으로 점프 -.-;; 드라마작가님들은 그렇게 캐릭터 전원 독수공방시켜야 성에 차냐고요.

900년동안 철벽남으로 살다가 900살에 첫사랑 1년 미만으로 하고 다시 9년 동안 혼자 사막 걷다가 다시 잠깐 만나서 며칠 알콩달콩하는가 싶더니 다시 60년간 혼자 견딤. 다른 인물도 다 비슷. 다시 만났을 때의 극적인 감동을 극대화하려고 몇년, 몇십년, 몇백년의 세월을 그냥 막 남용함. 지지고 볶는 일상이 없이, 짧고 격렬한 만남 + 길고 애절한 기다림만 반복. 일상이 얼마나 무시무시한데요.
(누군가 농담하길, 은탁이가 결혼생활을 안해봐서 그렇지 다음 생에서 살아보고 나면 망각 찻잔을 마실 거라나 뭐라나.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와 김고은이 너무 매혹적이라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공유... 공유의 롱코트는 강동원의 사제복과 비슷한 마성이 있는 듯 합니다....

('공유 패션의 비결은?' 이란 질문에 '니들이알면어쩔건대룩'이란 걸 보고 웃었어요. 비결 알아도 못 삼 + 입어도 그 룩이 안 나옴 -.- )

스토리에 투덜거렸지만, 실은 제 친구 한 명이 남긴 아래와 같은 말에 완전 공감하네요.

-신이시여, 저에게 도깨비 한 마리만 내려주신다면 그동안 저에게 지은 죄를 다 사해 드리겠나이다. 다른 도깨비 아니고 꼭 공유여야만 합니다.

범주로 단정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해보자면, 이 드라마는 시스젠더 이성애자 여성이 매력적으로 느낄 포인트를 중심에 놓고 쓴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저는 '이 드라마 보고 나서 도깨비 캐릭터에 반하지 않으면 천만원 줄게'라는 내기를 걸고 봐도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전체 시청률 보면 남성들도 꽤 많이 열광하는 것 같아요. 알 듯 하기도 한데 확실히는 잘 모르겠어요. 남성 시청자는 어떤 점을 재미있게 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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