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작으로 올해가 30주년!! 런닝타임은 1시간 43분. 스포일러가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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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기준 그리 인기 스타도 아니었는데 포스터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셨습니다. ㅋㅋ)



 - 미제 전함 USS 미주리호가 은퇴를 위한 마지막 항해 중입니다. 함장님 생신이 곧이라 우리 게리 부시 부함장님께서 열심히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 중이시네요. 그렇게 승무원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고 바쁘게 돌아다니시다가 조리장 스티븐 시걸에게 쌩뚱맞게 마구 시비를 걸더니만 덜컥 냉장실에 가둬버려요. ㄷㄷㄷ 잠시 후 깜짝 파티를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외부 사람들이 전함에 도착하고. 얘들은 당연히 테러리스트들입니다. 당연히 게리 부시가 한 패였겠구요. 당연히 순조롭게 전함을 장악하죠. 당연히 단 한 명만 빼구요. 냉장실에 갇힌 조리장!!! 곧 어찌저찌 풀려난 우리의 조리장은 전함 안을 어슬렁거리며 가련한 테러리스트들의 목을 꺾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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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꺾긴 하는데, 사실 많이 안 꺾습니다. 시걸의 무술 실력 비중은 얼마 안 되는 영화에요. 의외로.)



 - 이걸 이제야 봤다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습니까? 제가 이렇습니다. 맨날 이상한 영화만 보고 남들 다 보는 영화를 안 보며 나이를 먹은... ㅋㅋㅋ

 암튼 요즘 이렇게 '남들 다 봤는데 나만 안 본 영화들'을 숙제 삼아 짬짬이 해결 중이고. 도대체 왜 디즈니 플러스엔 이렇게 보고 싶은 게 없는 건지 고뇌하며 오랜만에 앱을 켜고 들여다보다가 이 영화가 보이길래 그냥 덜컥 봤어요. 그래서 또 숙제 하나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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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조리사를 무시하면 x되는 거에요. 라는 교훈을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대략 두 가지로 수렴하죠. 1) 다이하드 아류 액션물 중 꽤 성공한 케이스 2) B급 히어로 스티븐 시걸 전설의 시작.

 근데 이제 와서 이 영화를 보니 단순히 '적들만 우글거리는 밀폐 공간에 고립된 운 없는 액션 히어로' 라는 설정만 가져온 게 아니라 정말로 '다이하드'라는 영화의 구성을 요소요소 열심히 참조해서 짜맞춘 느낌이더라구요. 도입부에서 영화 배경이 될 장소가 얼마나 짱 간지는 곳인지 설명하는 장면이 좀 들어가고.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측에 뭔가 대단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속이지만 사실은 그냥 돈이 목적이라든가. 장소를 제압한 후에 뭔가 필요 이상으로 신명나는 바이브를 보여주는 악당 보스님... 등등 일일이 지적하기 귀찮을 정도로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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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 유행이었던 카리스마 사이코 악당! 이긴 한데 선을 꽤 많이 넘어서 그냥 웃기는 악당입니다. ㅋㅋ)



 -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역시 쌈마이(...)함이겠죠. 

 사실 다이하드 1편 같은 경우엔 다시 봐도 재밌지만 그게 막 즐거워지는 거랑은 거리가 멀거든요. 영화가 의외로(?) 되게 차분하고 진지하잖아요. 반면에 이 '언더 시즈'는 뭐랄까... 거의 경박에 가까울 정도로 영화가 발랄합니다. ㅋㅋㅋ 도입부의 함장 파티 장면이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느낌. 전함 털러 온 테러리스트 아재가 뭐하러 진지하게 락스타 흉내를 내며 밴드 공연을 하고, 역시 목숨 걸고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게리 부시가 뭐땀시 굳이 여장을 하고 파티에서 그 난리를 친답니까. 홍일점으로 끼워 넣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을 봐도 그렇죠. 의미 없는 가슴 노출씬 한 번과 '엔딩엔 주인공이랑 여성 캐릭터 키스씬 들어가야 제맛이지!!!'라는 구색 맞추기를 위해 만들어 넣은 것이 분명한 이 여성분은 공포에 질려 부들부들 떤지 30분도 안 되어서 액션 여전사가 되어 적들을 무찌르고 심지어 시걸을 위기에서 구합니다. 


 그러니까 뭐 분명히 작가님께서 열과 성을 다해 짜낸 이야기겠지만, 애시당초 진지해질 맘은 1도 없이 '걍 막 다 재밌게 만들거야!!'라는 의도가 빤히 보여서 얼척이 없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이럴 거라고 생각을 하고 보니 그게 그냥 즐거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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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한 장면도 넣고 싶고, 마지막에 뽀뽀할 상대도 필요하고, 그런데 스토리 전개상 활약도 해줘야겠고... 해서 의문의 여전사행.)



 - 도입부 내용 정리를 할 때 스티븐 시걸이 '목을 꺾는다'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이 영화엔 시걸이 남의 목을 꺾는 장면은 거의 안 나옵니다. 대부분의 액션이 총질이고, 즉석 제조 폭발물 활용의 비중이 예상 외로 크구요. 근접 격투 장면은 별로 없어요. 그나마도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최종 빌런과의 1:1 격투 정도.

 그런데 그 중에서 총질이... 허허. 정말 정겹고 구수할 정도로 대충이더군요. 일단 엄폐한다. 타이밍 봐서 우다다 달려나가며 총을 난사한다. 적들 우수수 쓰러진다. 그냥 이 패턴이 거의 다구요. 폭발물 활용 장면들도 상당히 웃기는 게, 우리 시걸님은 거의 예언자급입니다. 그냥 휙 하고 주위 한 번 둘러보고 나면 바로 영차영차 뭘 만들구요. 그럼 상황에 딱 맞는 폭발물이 만들어집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아무리 스티븐 시걸 영화라지만 저엉말로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이랄 게 없는 유쾌상쾌 액션물이라 하겠습니다. 좋게 말해 그렇고. 나쁘게 말하자면 싱겁고 엉성하다는 얘기도 되겠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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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으로부터 네 번째. 알아 보시겠습니까? 우리 '브레이킹 배드' 투코씨의 젊은 시절이 여기에... ㅋㅋㅋㅋ)



 - 그래도 나름 장점들이 있습니다.

 일단 실제 USS 미주리는 아니었다지만 어쨌든 실제 전함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걸 꽤 알차게 써먹어요. 중요한 장면에서 구출자들과 팀웍을 발휘한 함포 사격 장면 같은 걸 넣는다든가 하는 것도 재밌었구요. 또 이런 부분이 '다이하드' 영화들엔 없었던 차별점도 되겠죠.


 저렴한 제작비를 숨기고 스케일 있는 영화로 보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것도 재밌었구요. 뭐 헬리콥터도 터지고 잠수함도 터지고, 전함을 탈취해서 핵미사일 팡팡 쏴대고, 나중에 그거 격추한다고 전투기도 출동하구요. 부실한 특수 효과를 감추기 위해 밤시간을 활용하는 식의 기본기도 충실! 심지어 영화 첫머리엔 조지 부쉬도 나온다니깐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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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실제 전함이라서 독특한 볼거리도 되고, 저렴한 제작비 훼이크도 치고 일석이조.)


 팔랑팔랑 가벼운 캐리커쳐 악당들이지만 그걸 연기하는 토미 리 존스와 게리 부시를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났습니다. 둘 다 본인들이 출연한 멀쩡한 축에 속하는 영화들에선 해보기 힘들었을 과장된 만화책 빌런들을 맡았는데, 그냥 배우들이 참 편하고 즐거워 보이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보는 저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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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즐기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나요? ㅋㅋㅋㅋ)



 - 그래서 결론은요.

 역시 아무 생각 없이 틀어 놓고 시간 죽이기 용도로는 이 시절 B급 액션물이 짱입니다. ㅋㅋㅋ

 지루하거나 평온한 구간은 1도 남겨 놓지 않겠다는 각본가의 집요한 의지로 완성된 (지금 보기엔) 캠피한 액션 퍼레이드들을 보고 있으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올 지경이더라구요. 우리 시걸 할배의 어설픈 연기도 웃겨서 좋았구요. 근데 그게 또 나름 그 시절 기준 분명히 기본 이상은 할 수 있었던 감독과 몇몇 성실한 배우들의 힘으로 하찮지는 않은 수준으로 지탱이 되니까요. 그 시절에 1억 달러를 넘기는 흥행을 할만한 자격은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봤어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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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미 리 존스 아저씨 너무 애잔해 보이시는 것... ㅠㅜ)




 + 저 혼자 죽긴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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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을 나눕시다. 음하하핫.



 ++ 우연히 발견하고 반가운 김에 우리 투코씨의 출연작들을 한 번 훑어봤는데. 이 분 알고 보니 필모가 어마어마하시네요.

 대충 봐도 영화는 그렘린2, 브로큰 애로우, 업클로스 앤 퍼스널, 더 락, 에일리언4, 트레이닝 데이 등등에다가 티비 시리즈는 엑스파일, 미녀와 야수, 24, NYPD 블루, 제시카의 추리극장, 더 프랙티스... 물론 대부분 단역이었습니다만. 어쨌든 필모는 어마어마합니다. ㅋㅋ



 +++ 생각해보니 제가 정말로 스티븐 시걸 영화를 본 게 없네요. '복수무정'도 안 봤고.

 그리고 앤드루 데이비스 & 토미 리 존스 조합을 보니 1993년 버전 '도망자'도 문득 다시 보고 싶어지는데. 둘 다 OTT엔 없군요.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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