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무서운 회사였군요.

2010.09.26 10:30

아리마 조회 수:5386


 전자책의 충격.. 이라는 책을 읽다보니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애플이 아이북으로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아마존이 대응책으로 선택한 것이 기존에 65% 였던 자신들의 이익률을 30%까지 낮추는 거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10달러짜리 책 한권을 팔면 기존에는 아마존이 6.5 달러를 가지고 가고 출판사가 나머지를 챙겼는데, 그걸 아마존 3달러, 출판사 7달러로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거였죠. 이게 애플에서 제시한 수수료와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가 막힌건 아마존이 30% 수수료를 아래와 같은 조건 아래서만 낮춰주겠다고 한 겁니다.


 1. $2.99 ~ $9.99 가격의 전자책만

 2. 종이책보다 20% 이상 싸게 파는 전자책만

 3. 음성읽기 기능 등 킨들 스토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옵션을 선택할 경우에만

 4. 타사(여기서는 애플이겠죠) 보다도 싼 가격에 가격을 설정할때만


 여기까지 읽고, 아마존의 전술은 정말 천부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미국 전자책 시장의 60~70%는 킨들이 점유하고 있고, 안드로이드, 아이패드, 아이폰, PC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내놓은 상황이라.. 사실상 아마존에서 전자책 판매를 하지 못하면 출판사들은 매우 곤란한 입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출판사 측에서는 정말 제살깎아 먹기 경쟁이 아닐 수가 없는데 아마존의 조건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거죠. 그것도 아마존이 기존에 요구했던 조건들을 모조리 수용해야 70%의 이득을 출판사에서 가져갈 수 있으니... 아마존도 애플 견제 + 전자책 시장 독점적 위치 획득 등등을 한방에 해결해 버린 셈이고요. 애플의 입장에선 킨들 어플리케이션이 아이패드에서 돌아간다는게 짜증을 유발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럼 왜 출판사들은 아마존을 보이콧하지 못하는가? 아마존이 작가들과 개별 계약을 맺을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자책 시장이 전체 출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마존이 기성 작가들에게 출판사들에 비해서 팔리는 책당 이익율을 두배 높게 책정에서 계약을 하고 있고... 종이책으로 내는 것보다 전자책으로 내는게 이익이 더 많이 돌아가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기성 작가들도 전자책으로만 출판을 하는, 출판사들로서는 공포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역사는 돌고 도는 것 같아요. 음원 시장을 놓고 아마존과 애플이 경쟁하던 때가 생각나는군요.아이튠즈의 독점적 위치에 반발한 음반사들이 아마존을 아이튠즈의 경쟁 업체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 아마존에만 DRM FREE 음원을 공급하던 시절이 있었죠. 저도 그때 아이튠즈를 사용하다가 아마존으로 돌아서 버렸었고, 아마존은 순식간에 시장 2위 업체로 뛰어올랐는데.... 전자책 시장에선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군요. 


 결국은 출판사들에서 애플과 아이패드를 밀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것도 "애플보다 싼 가격에 우리쪽에서 책 팔아라" 는 아마존의 무시무시한 전법때문에(실제로 지금 아이북에서의 판매가가 아마존보다 보통 $1~3씩 더 높죠;) 쉬워보이지도 않는군요. 거기다가 킨들 책들은 아이패드에서도 돌아가니까요. 적어도, 콘텐츠 유통이라는 입장에서만 보면 아마존은 애플에게 절대로 꿀리는 회사가 아니군요; 


 ps. 아마존이 더 무서운건, 자신들이 손해보면서 전자책을 판매한다는 거죠. 신간의 경우 $9.99라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13불 정도 하는 도매가로 책을 구입해서 9.99 에 판매, 즉 팔릴 수록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출판사들은 아마존이 하드커버의 가격을 파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하드커버로 30불 이상하는 책을 아마존에선 9.99에 사면 되니;) 물론 애플의 등장으로 이 가격 정책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신간에 대해서 아마존은 권당 평균 17% 정도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는군요. 결국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의 독점적 위치로 올라서면, 그리고 전자책 시장이 전체 출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현재는 10%정도라고 하죠) 출판사들이 이 Wholesale 가격을 아마존을 위해서 조정해줄 수 밖에 없을거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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