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지하철 노약자석 투쟁사?

2010.10.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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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울에서 삼십년 남짓 살아온 경험에서 인식하고 있는 지하철 노약자석의 역사입니다.


먼저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는 지하철이나 버스의 노약자석 제도가 잘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나 방송 등에서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캠페인이나 교훈 등이 은근히 강제 혹은 권장되곤 했죠.

그래도 지하철에서 노인들이 서있고, 노약자 석에서 앉아가는 비노약자의 모습이 꽤 흔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마도 90년대 초중반쯤?) 노인들이 봉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심치 않게 지하철에서 노인들이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젊은이들과 티격태격하는 것이 발견되었고,

어느새 주변에 지하철에서 이런식 저런식으로 노인들에게 자리양보와 관련해서 봉변을 한두번 정도 당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가 되었죠.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주요 지하철 노선에서 노약자석이 텅텅 비어있어도 웬만하면 서서가는 풍경이 일반적인 광경으로 되었습니다.


저도 지하철 노약자 석에는 거의 절대 앉지 않습니다. 근데 그 이유는 노약자를 공경하기 때문도 아니고, 뭔가 그게 사회적 규범이므로 그냥 따르는 것도 아니고,

가장 큰 이유는 괜히 앉아서 가다가 심기 불편한 어느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호통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가 큽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느낀 거라 제가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공감을 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꽤 오래전부터 이렇게 생각해 오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 들어보니 그런 것 같다 정도의 공감을 받았었습니다. 지하철 노인 이야기가 나오니 여기서 확인하고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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