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예절?

2018.03.05 14:21

ally 조회 수:1593

지난주 <포스트>를 보러 극장에 갔더니 바로 옆자리 관객분이 영화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열어 문자를 보내시네요. “불빛이 보여요라고 속삭였더니 (문자 다 보내고) 핸드폰을 닫기는 했으나 전혀 미안한 눈치가 아니라서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좀 지나니 다시 문자를 확인했는데 이때 핸드폰 닦는 장식이 커버와 화면 사이에 끼어서 이후 화면의 불빛이 꺼지지 않고 계속 세어나옵니다. 몸을 비틀어 불빛을 피하려고 하지만 바로 옆자리라 빤히 보이거든요. 다시 불빛이 보여요라고 했더니 이번엔 못들은 척 합니다. 좀 있다가 또 불빛이 보여요했더니 영화나 보세요라고 쏘아 붙이면서(“당신 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못보겠잖아!”라고는 마음속으로만 말했습니다^^)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서 다행히 여기서부터는 영화에 집중해서 봤습니다.

중간중간에 먼 자리에서 누군가 스마트폰 화면을 여는게 보였지만 거리가 있어서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영화에 흠뻑 빠져서 본 다음에 근사한 영화음악이 흐르는 엔딩크레딧을 듣고 있는데 옆자리분이 자기 물건을 챙겨서 나갈 것처럼 일어나더니 다시 저에게 와서 말합니다.

 

저기요, 내가 보니까 그쪽 태도가 너무 까칠하고 예민하네요. 아니 영화관이라도 다들 볼일도 보고 그러는 거지(영화 도중에 핸드폰 사용한 다른 관객들을 지칭하는 듯 합니다.) 그걸 가지고 그렇게 사람을 다그쳐요.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이분이 얼마나 진지한 훈계조로 이야기하는지 영화관에서 소리내어 통화하지 않는 이상 핸드폰 확인하고 문자보내는 건 그냥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내가 정말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인가하는 생각까지 잠시 들었네요. 설마 요즘 극장예절이라고 그렇지는 않겠지요....?

 

(다행히 바로 다음날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전 관객이 숨을 죽이고 영화에 집중하는 이상적인 환경에서 보았답니다. 앞으로 이런 시사회 성격의 행사를 더 열심히 찾아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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