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22:56
일부 미투의 진행 과정을 보면, 진실 여부는 알 수가 없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올리는 순간,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줄 수가 있습니다.
악용이 참으로 쉬워요.
예를 들어 말입니다.
회사에서 남직원 1명과 여직원 1명이 회의실에서 회의를 했다고 합시다.
정상적인 회의였으며 아무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회의 후에 여직원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카톡을 보내서, 회의 때 남직원이 자신을 성추행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년 뒤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회사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예약을 하고 회의실을 사용해야 했으니, 예약한 기록이 회사 시스템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럼 남직원이 대응할 방법이 뭐가 있습니까?
예를 들어 말입니다.
현재 강력한 대권후보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몇년 뒤에 한 정당의 유력한 대권후보가 되는 분입니다.
한 여성이 다른 분들과 함께 그 사람과 술자리를 갖거나 노래방에 갑니다.
1년 뒤 또다른 여성이 다른 분들과 함께 그 사람과 술자리를 갖습니다. 그 여성은 그 사람이 남자화장실에 갈 때, 자신도 여자화장실에 갑니다.
그 사람은 대권 준비 중이므로 여러 행사와 식사자리가 잡혀있습니다.
시간은 흘러, 그 사람이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는 중요한 날, 그 한 여성이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합니다.
노래방에서 남들 몰래 가슴을 만졌다고요. 그리고 당시 자신의 친구에게 보낸 메일을 증거로 제시합니다.
사람들은 싸늘해지죠. 매도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후보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지만, 그때 함께 노래방에 있었다는 사실은 바꾸지 못합니다.
같이 있던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걸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 한 여성은 노래방 룸이 어두운데 남들 모르게 잠깐 두차례 만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여성이 그 때부터 약 1년 뒤에 술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이 여자화장실에 갔었는데, 그때 남자화장실에 갔었던 후보가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본 사람도 없고 카메라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식사하면서 전체 촬영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합니다.
두 여성이 일관되게 그 사람이 가슴을 만졌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럼 그 사람이 대응할 방법이 뭐가 있습니까?
저는 게이이지만 한남이라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남자이지만 게이인) 제가 미투를 100% 지지하려면 저런 허점은 없어져야 합니다.
아무리 파고파도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었다, 외에는 증명할 길이 없는 미투 폭로라면, 폭로당한 상대방을 지금처럼 취급해선 안됩니다.
2018.03.27 23:01
2018.03.27 23:10
2018.03.27 23:18
2018.03.27 23:43
미투는 운동입니다. 법정이 아니에요. 허점 없는 운동을 바라는 것은 지젝 식으로 이야기하면 알콜 없는 맥주와도 같죠. 그건 이미 맥주가 아니에요.
2018.03.28 00:19
걱정하시는 바는 알지만, 미투가 아니라도 악의적으로 사람 하나 인생 망치는 일은 쉽습니다. 가볍게는 다른 사람 지갑을 슬쩍해서 상대 가방에 넣어놓고, 저 사람이 훔치는 걸 봤다고 할 수도 있고요. 친구 여럿이 공모해서 아무도 없는 곳에 상대를 부른 후, 흉기로 친구를 때린 다음 경찰을 불러서 저 사람이 저 친구를 폭행했다고 증언할 수도 있죠. 큰 가방을 하나 들고 유력 정치인을 카페에서 둘이 만납니다. 나올 때 핑계를 만들어서 그 가방을 잠깐만 들어 달라고 하는거죠. 출입문 CCTV를 확인하니 내가 들고 들어간 가방을 저 사람이 가지고 나오네요? 이제 거기에 거액의 돈이 들었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니면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입사한 회사의 인사팀에서 일하는 사람이, 해당 정치인한테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하면? 실제로 한 사람의 일방적인 폭로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은 정치인들은 많죠. 김대업의 허위공작이 아니었으면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르는 이회창이라든지. 최근엔 성완종의 일방적인 주장 때문에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받았지만 결국 무죄판결을 받은 홍준표와 이완구라든지 ㅎㅎ
이 모든 경우에 결국은 주장하는 사람이 얼마나 일관성 있게 주장을 하느냐, 어떤 직접 증거, 정황 증거, 증인이 있느냐 등 여러가지를 판단해서 결론이 납니다. 그에 따라 처벌을 받기도 하고, 결백이 증명되기도 하고, 법적으로는 무죄를 받지만 의혹은 계속되기도 하죠. 그런데 왜 유독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만 이런 문제를 그렇게 걱정할까요? 그리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남성에 대한 걱정은 되는데, 성폭행/성추행을 당하고도 증거가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하고 혼자 죽어가는 여성은 걱정 안 되시나요? 거짓폭로가 있을 가능성이 1% 있으니, 성추행 당한 피해자들은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그냥 입 다물라고 말하는 게 정말 옳은 방향일까요. 폭로만 가지고 구속을 하거나 법적인 처벌을 하는 것도 아닌데요.
2018.03.28 07:26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의 아픔과 괴로움은 굉장히 클 것입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되는 경우 앞의 예를 드신 것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습니다.
서정범 교수의 예를 보면 알 수 있죠.
사람들에게 성폭력이 다른 폭력보다 더 나쁘다는 인식 때문이지요.
두 분 다 틀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뿐이죠.
2018.03.28 00:22
김흥국의 사례(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이미 '결혼빙자사기죄'로 기소중이던 전력)를 보더라도 '악용'은 쉽지만 '폭로'는 어렵다는 말을 '쉽게'하기 어렵습니다.
'악용'이던 '폭로'든 뭐가 쉽고 뭐가 어렵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슈만 된다면, 클릭수만 유도할 수 있는 유명인이 '가해자'라면 모두 언론을 통해 쉽게 드러나게 되는데 그 무엇이 되던 언론사들은 아무 소리나 맘것 떠들 자유도 있지만 타인의 명예를 실추하고 손해를 입힐 경우 그에 따른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이건 헌법에도 나와 있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에요.
쉽고 어렵고는 피해자(라 추측되거나 주장하는 사람)의 몫보다는 그걸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언론의 몫이 더 무거워야 하는겁니다.
프레시안의 개삽질 그리고 김흥국과 잠자리까지 해가며 경제적 이득을 보려했던 상습사기범의 덕에
미투 재보를 대하는 언론사들이 조금은 신중해졌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위축으로 보이겠지만)
2주정도 지난 소문 하나 (사실여부 확인해줄 수 없음, 신빙성 보증 못함, 그냥 소설이라고 무시해도 됨) -
jtbc에 미투 폭로 컨텍이 있었는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매우 충격적, 정봉주 따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인물이었다고, 제가 건너 들었을때는 아직 jtbc가 양측을 모두 접촉하며 체크하던 중이었다고 하는데 2주가 지난 뒤에도 잠잠
그 충격적인 인물외에도 두어명정도 더 언론계에서 거론되던데 그 모두 잠잠
언론사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컨텍을 하는거 같던데 그렇게 걸러지더라도 정말 억울하다 싶으면 sns로 폭로를 해도 될텐데 그건 없고 여기저기 음습한 곳들만 골라 출처없이 나도는 유언비어들만 있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곁다리 문제로 치부하고 싶겠지만 이게 그냥 무시해도 될 문제인지 고민들은 해봤으면 좋겠어요.
아니 실은 하나도 어렵거나 복잡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언론이 어줍잖고 주제넘는 판단을 하지 말고 주장 vs 주장으로 보도만 해도 이렇게까지 (우습고 고약하게) 커질 문제가 전혀 아니었어요.
서아리라는 기레기가 주제넘게 지 혼자 검사,판사 다 하려고 오버질 하다 말아 먹은게 정봉주건의 본질입니다.
드라이하게 주장vs주장으로만 보도해도 충분합니다. 정봉주 정도의 무게 혹은 정보부족의 건이라면 말이죠.
하지만 한국의 기레기들은 드라이와는 담을 쌓은 인간들이 너무 많고 그런 인간들 목소리가 더 크고 목소리 크면 이기고....
2018.03.28 00:51
성폭력 폭로가 악용 될 수도 있지만 쉽다는 아니죠. 이게 쉽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가해자(혹은 가해자 집단)에서만 바라보기에 그렇지 않을까 반문해보세요.
성폭력 폭로 돼었을 때 기본적인 처우나 소문등 2차 가해가 따라 붙는 상황에서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그리고 또 본문 처럼 꽃뱀 프레임에 갇히게 되니 더욱 힘테고요.
저도 예를 들면 회사에서 친한 동료에게 본인이 게이임을 말했는데 어느날 그 동료가 본인에게 혐오 범죄를 저질러요 그러면 이걸 회사에 혐오 범죄로 신고를 해야하는데 그럴려면 본인이 게이라는 것을 먼저 커밍아웃해야라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커밍아웃을 먼저 할 수 있겠는가? 글세요 저도 게이지만 이건 딜레마 부터 빠지고 힘들어요. 왜냐면 내가 게이라는 걸 회사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될지 님도 알고 저도 알거든요.
두서 없는 얘기였지만 절대 폭로가 쉬운일은 아니고 가해자(혹은 집다) 쪽에서만 생각하지 마시고 발상의 전환을 한번 가져보시는것은 어떨지…
2018.03.28 01:13
2018.03.28 06:25
2018.03.28 12:52
2018.03.28 23:53
2018.03.29 09:56
그동안 직장 내 성추행 제대로 고발했던 여성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진짜 모르는 건가요 아님 모르는 척 하는 건가요?
지능의 문제가 맞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