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만삭 임산부 분이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한 남자 노인에게 큰 소리로 호통 받던 일이 떠올라요.

네, 약자석에 분명히 임산부의 그림도 그려져 있죠.

'임산부도 약자거든요?!' 라고 버럭 대들던 그 임산부 분을 속으로 응원했습니다.

옆에서 누가 봐도 그 할아버지의 진상이 더 기분 나쁘게 보였거든요.

결국 주위에 있던 아주머니가 차분하게 정리를 하고 임산부 분을 위로해주며 마무리가 되었죠.

그 뒤로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임산부석이 생긴 것도 개인적으로 찬성했습니다.


임산부석이 생기고 인식이 바뀌고 나서, 그 뒤로 지하철에서 종종 보여지는 일들이 있었는데,

한 50대 이상 정도의 남성 분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앞에 서 있는 임산부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들이었어요.

고지식할 것 같던 50대 남성의 인식도 많이 바꼈구나, 참 보기좋다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 임산부의 반응이에요. 떨떠름한 표정으로 '괜찮아요(정확히는 '됐어요'의 뉘앙스)' 하고 말더라구요.

뭐랄까, '굳이 나한테 왜 동정심을 보이냐' 느낌?


낯선 이의 배려에 고맙다는 말을 안 하는 건, 사실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죠.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위에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나이 많은 남성에 대한 반응이,

정확히 위와 똑같은 경우를, 제가 단 한 번만 본 케이스였던 건 아니어서니, 발끈은 안 하셨으면 해요.)


궁금해요. (더더욱이 한국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자리를 일어나서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했는데,

안 고맙나요? 아니면 뭐랄까.. '이제야 임산부의 고통을 알겠어? 남자들아?' 라는 무언의 항의인가요..


그런 점에서 유럽이나 일본의 공공 에티켓을 따라가려면, 한국은 아직 멀었구나 싶어요


ps. 그간 노력하신 악플달기 위원회 회원분들은 어느 정도 파악되었으니, 추가적인 악플이 보일 경우 순차적으로 차단 및,

심한 인신공격에 해당되는 분은 IP 기록 예정이구요. 경찰 신고도 예정이오니 그렇게 아셨으면 해요

댓글 보는 게 피곤해서, 혹시 꼭 뭔가 뼈저리게 꼭 하고싶은 말씀 있으신 분은 개인 쪽지 주시면 볼게요


안 적어두면 까먹어서 적어둘게요

악플자 닉네임: 먼산, jade, star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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