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23:39
좀 전에 운동하고 집에 오는데 오른쪽에서 뭔가 지나가더군요. 고개 돌려 보니... 쥐였어요!!!
처음엔 좀 놀라서 움찔했는데 저 정도가 징그럽고 소름끼치는 건가 잠깐 생각해 보니 딱히 그렇다는 느낌은 안 들어서
좀 지켜보다가 사진도 몇 장 찍었죠.
뭐, 이 쥐는 저한테는 신경도 안 쓰고 도망칠 생각도 안 하고 먹을 거 찾는 데만 열중하더군요.
아주 어릴 때 쥐를 실제로 봤는지 옆 집에서 쥐가 나왔다는 얘기만 들었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데 어쨌든 쥐라는 생물체를
몇 분 동안 제 눈으로 똑똑히 지켜본 건 수십 년만에 처음이라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어릴 때는 굉장히 징그럽고 소름끼치는 동물로 머릿속에 주입된 존재인데 실제로 보니 산에서 먹이 찾는 다람쥐랑
그렇게 다른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다고 할까... (물론 쥐임을 알려주는 길고 가느다란 꼬리를 보니 기분이 좀 싸해지긴 했지만...)
상당히 흔할 것 같고 인간과 무척 가까운 동물인 것 같은데 의외로 실제로 본 기억은 없는 낯선 동물이었죠.
그래서 듀게분들께 보여드리려고 사진 찍었습니다. 짜자잔~~ ^^
확대하고 싶었지만 밤에 플래쉬 없이 핸드폰으로 찍어서 그런지 확대하면 또렷하게 안 나오더군요.
어떤 분께는 혐짤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작게 나오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
뭔가를 열심히 먹고 있는 생명체를 보면 어쩐지 마음이 짠해져요.
얘도 뭔가를 먹는 데 정신이 팔려서 위험한 인간이 저를 째려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더군요.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건지...)
듀게분들은 쥐 가끔 보시나요?? 저는 이렇게 대놓고 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2018.03.27 23:46
2018.03.28 00:01
방에서 보셨다면 정말 깜짝 놀라셨겠어요. 저는 어릴 때 어른들이 쥐 때려잡는다고 빗자루 들고
왁자지껄하던 모습을 본 기억은 있는데 (멀리서 도망가는 쥐를 어렴풋이 본 적도 있을지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이라... 왜 이제까지 쥐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고...
왜 사람들이 유난히 쥐를 싫어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2018.03.27 23:59
2018.03.28 00:12
쥐가 뛰었다녔다는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10년쯤 전에 어느 오래된 집에서 며칠 묵었을 때
천장에서 쥐일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이 뛰어다니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나요.
저에게 쥐는 소리는 남겨도 휙~하고 사라져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 그런 존재였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쥐는 사람이 사는 곳에 제멋대로 들어오는 동물이라 사람들이 싫어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2018.03.28 00:31
2018.03.28 01:09
의외로 귀여워서 놀랐죠. 두 손(?)으로 뭘 움켜쥐고 먹는 모습이어서 그랬는지...
왜 고양이는 인간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데 쥐는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되는지 좀 혼란스러워졌고요.
<톰과 제리>의 제리처럼 쥐는 좀 약삭빠르고 잽싸게 도망치는 얌체 같은 면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옛날 집의 천장에서 뛰어다녀 사람들 잠을 못 자게 해서 미움을 받았나...
2018.03.28 00:44
요즘은 대도시에서 쥐를 보기 어려운 편인데 (길고양이님들 덕에) 진귀?한걸 보셨네요.
2018.03.28 01:31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계속 아파트에서 살아서 쥐를 못 봤나 생각했는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집 근처나 길거리나 산에서라도 몇 마리는 볼 수 있었을 텐데... 길고양이들에게 잡혀 먹을까봐
어딘가에 숨어있었던 걸까요... 오늘 본 쥐도 지금쯤 누군가의 밥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 쥐가 미움 받을 만한 이유가 하나 또 생각났어요. 페스트로 사람들이 많이 죽었죠.
어쩌면 쥐가 옮길 수 있는 병균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도록 인간이 쥐에게 본능적인 혐오를 느끼게
진화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2018.03.28 01:37
페스트보다는.... 인류가 신석기시대부터 농경을 시작하면서 먹고 남는 음식과 종자들을 보관할 수 있게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쥐가 가장 적대적인 동물이 된것으로 보통 여겨집니다. 현대에 이르러 대도시에선 이미 거의 정복된 페스트보다는 여러가지 감염성 질병의 중간숙주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중 위생상의 적대적 동물로 간주되죠. 그런 의미에서 대도시에 사는 닝겐들은 길고양이님들에게 매우 고마워해야 해요.
2018.03.28 00:54
2018.03.28 01:38
맞아요. 꼬리가 문제예요. ^^ 꼬리만 빼면 다람쥐랑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그런 꼬리를 보면 징그럽다고 느끼는 걸까요?? 막상 꼬리만 따로 떼놓고 보면 뭐 그렇게 대단히
징그럽게 생긴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 그냥 가늘고 긴 것뿐이잖아요.
2018.03.28 11:29
2018.03.28 14:16
아, 그러고 보니 정말 꼬리가 지렁이를 닮았네요!!
쥐는 신기하게 앞에서 보면 좀 더 귀엽고 옆에서 보면 좀 더 징그럽고 그래요.
아마 눈, 코, 귀, 입은 귀엽게 생겼는데 꼬리랑 털이 좀 안 예뻐서 그런가 봐요.
그래도 이 정도면 전체적으로 예쁘게 생긴 편인데 외모에 비해 상당한 미움을 받은 듯하고
미움을 받아 더 안 예쁘게 보이는 효과까지 낳게 된 것 같아 여러모로 좀 신기한 동물이에요.
한 번 실제로 자세히 보면 그리 밉지 않은데 의외로 쉽게 찬찬히 볼 수 없는 동물이어서
더 징그럽다는 생각이 오래 강력하게 지속되는 것 같기도 하고...
2018.03.28 01:00
서울 생활 근 20년 하면서 가끔 봅니다. 저렇게 자세히 본 적은 없어요. 보통은 어딘가 가느라 바쁘더라고요. 쥐가 이미지가 나빠서 그렇지 사실 귀여운데 ㅠㅠ
2018.03.28 02:23
만화 캐릭터와 실제 이미지의 차이가 가장 큰 동물이 쥐가 아닐까 싶어요.
특정 동물을 겨냥한 독약을 만들 정도로 인간의 쥐에 대한 혐오는 대단한 것 같은데
(외국이라고 사람과 쥐의 관계가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데) 만화에서는 쥐가 신나게
잘 지내는 것 같아 신기하기도 하고요. 갑자기 미키 마우스가 어떤 성격의 쥐인지
궁금해졌어요. 유명하긴 한데 잘 모르겠는 캐릭터...
mouse와 rat이 다르다는데 mouse가 크기가 작은 생쥐이고 rat은 좀 큰 것 같다는 것 외에
잘 구별을 못 하겠네요.
2018.03.28 01:01
인구 100만명 기준 도시에서 길고양이들이 하루에 잡아먹는 쥐의 마릿수가 4만 마리라고 들었습니다. 그 자료 보고 어이구...걔들 없었으면 우리가 쥐들을 사냥해야한다는 생각에 순간 ....여튼 그래도 저렇게 살아서 생생한 모습 보니 짠하네요. 그렇죠...쟤들도 생명인데....
2018.03.28 02:38
쥐에 대해 좀 찾아보니 번식력이 엄청나군요. 그래서 늘어나는 쥐에 대한 두려움으로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왔는지도 모르겠어요. 동물 실험에도 쥐를 많이 쓰고...
십이지에서 쥐는 예지와 다산, 부지런함을 상징한다는데...
쥐는 알면 알수록 인간에게 참 가깝고도 먼 동물인 것 같아요.
2018.03.28 03:27
서울 살 때 생쥐(mouse) 가끔 봤는데 정말 귀여워요.
몸통이 작고 동그랗고 뭔가 해를 끼치기엔 너무나 작고 연약해보이는 동물이라...
시궁쥐(rat)도 만지고 싶진 않지만 그렇게 싫어하진 않습니다.
정면에서보면 햄스터랑 얼굴이 똑같아요. 생각보다 귀엽더라고요.^^;;
2018.03.28 09:31
오.. 이건 너무 귀여운데요?? ^^ 이제까지 <톰과 제리>의 제리나 미키 마우스는 실제 쥐와는
다르게 그린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사진을 보니 비슷한 것 같아요.
생쥐(mouse)는 귀가 커서 더 예쁘네요.
쥐는 사람에 따라 쥐의 생김새 자체에 대한 느낌이 굉장히 다른 것 같아 좀 신기해요.
쥐에 대해 징그럽고 소름끼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나름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mouse가 rat보다 좀 더 귀엽게 생기긴 했지만 mouse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rat을 보고도 귀엽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은데... (어쨌든 비슷하게 생겼으니)
저도 어제 처음 쥐를 봤을 때는 헉~하는 느낌이 좀 있었거든요.
어릴 때 강력하게 주입된 것들이 실제로 보이는 것의 느낌을 바꿔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
2018.03.28 04:35
ㅎㅎㅎㅎ 정말 이런 우연이...방금 사무실 바닥을 횡단하는 쥐를 보며 기겁했더랬습니다.
깜짝 놀라서 사람들 쳐다보는데 다들 '뭐 그런 걸 가지고 놀라나'하는 무덤덤한 표정들....쥐덫 가리키면서 '그래서 저런 걸 놔뒀잖아요'라고 쉬크하게 한마디 해주네요.
그러고보니 조그맣게 장난감처럼 생긴 쥐덫이 군데군데 있어요.
네, 여긴 미국입니다. ㅋㅋㅋ
2018.03.28 09:46
헉.. 쥐덫을 놓은 사무실이라니... 장난감처럼 생긴 쥐덫이라도 쥐가 걸려서 꽥꽥하면 더 무서울 것 같은데요...
(쥐덫에 걸린 쥐를 처리해야 하는 게 더 괴로울 것 같아요. 엉엉)
쥐는 움직임이 굉장히 빨라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뭔가 내 앞을 휙~ 스쳐갔는데
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으면 좀 무섭죠. (그래서 몸은 안 보이고 눈에 잘 띄는 기다란 꼬리를 목격하면
무섭고 혐오스러운 느낌을 드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2018.03.28 09:47
2018.03.28 10:15
쥐가 후각이 발달했는데 개보다 몸집이 작아 지뢰를 밟아도 터지지 않고 비싸지도 않아서
지뢰찾기에 쓰이는군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
쥐는 사람에게 해로운 동물인가? 쥐는 사람들의 미움을 받아 마땅한 동물인가? 라는 물음에
저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헷갈려요.
쥐가 다른 동물들보다 해로운 병균을 더 많이 전파하는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 쥐가 사람의
양식을 그렇게 많이 축내는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 (그 쪼그만 게 먹으면 얼마나 먹으랴 싶어서..)
집 천장이나 집 안으로 들어와 헤집고 다니는 건 무단 침입이니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
쥐는 하는 짓에 비해 사람들로부터 과도한 혐오를 받는가, 아니면 받아 마땅한 혐오를 받는가?
라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역시나 잘 모르겠네요.
요즘에는 주거 시설도 쥐가 들어올 수 없게 많이 견고해졌고 병균 피해도 훨씬 적을 것 같고
이렇게 지뢰도 찾아주고 하니 인간과 쥐의 관계도 재정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2018.03.28 10:24
2018.03.28 10:58
저랑 비슷하시네요. ^^ 저는 가까운 거리였지만 어두워서 자세히 보진 못했는데
표정이나 몸짓이 귀엽게 느껴져서 놀랐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여전히 좀 무섭다는 느낌,
더러운 동물이라는 생각, 혐오스럽다는 느낌이 (꼬리!!) 남아있어서 혼란스럽기도 했고요.
곤충은 제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때려죽일 수 있는 만만한 상대라 오히려 별로 무섭지는 않은데
쥐는 빠르기도 하고 이빨과 발톱이 있어서 그렇게 만만치 않은 상대라 더 무서운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생긴 건 또 의외로 귀엽게 생겨서 도대체 이 생물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건지
갈팡질팡이에요.
굳이 사진을;; 농담입니다. 제 초등학교 살던 집에선 뒤가 야산이고 그래서 쥐가 제 방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어요. 약간의 트라우마...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는데 작년에도 한 번 한 마리를 발견한 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