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6 08:55
2년넘게 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햄스터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큰아들이 생태과학 시간에 데려온 펄햄스터였는데.. 처음 한달을 제외하면 청소하고 밥주고 물챙겨주고.. 거의 제가 해서 그런건지 맘이 짠하더군요. 작은 무덤도 만들어 줬습니다. 가끔씩 생각이 나요. 밤이면 우리의 창살을 갉던 그 소리도 좀 그립습니다. 흠..
얼마전에 하동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맘때면 벚굴도 유명한 동네지만 벚나무가 진짜 많더군요. 트럭 몰고 지나는데 최참판댁이라는 표지가 있어서.. 동승자에게 "와, 최참판댁이네.." 했다가 20대 후반인 그 친구의 토지에 대한 애정어린 이야기를 한참 들었습니다. 그 최참판이.. 그 최참판이었구나.. 말을 뱉을때까지만 해도 몰랐던 저의 무식은 다행히 들통나지 않고 넘어갔지요. 토지는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내용도 잘 생각이 나지 않고 태백산맥도 아리랑도 한강도 읽지 않은 사람인지라.. 임꺽정이나 장길산은 언감생심. 대하소설을 별로 안좋아 한단 말이죠.
삶과 죽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건 아마도 봄이라 그런가 봅니다. 다들 건강하게 환절기 넘기시고.. 곧 다가올 여름 맞이하시길. 봄도 순삭될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듭니다.
2018.04.06 09:40
2018.04.07 23:34
마음에 담는다는 말이 무겁습니다. 작은 생명도 그런데.. 인간이면.. 자식이면 오죽할까요? 세월호 4주기가 다가옵니다.
2018.04.06 14:21
ㅋㅋㅋ진짜 최참판댁은 아니고(소설 속 등장인물인데 진짜로 유적지가 있을 수는 없죠) 근래에 드라마 촬영을 위해 새로 조성한 것을 그대로 토지 기념관처럼 쓰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리고 바로 이웃 동네에는 진짜 고택이 한채 있어요. 그 고택이 최참판댁의 모델이 되었다는 말도 있는데 박경리도, 고택의 주인도 관련성은 부정했다고 합니다.
전 칼리토님과는 달리 대하소설을 원래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토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책 정리할 때 다른 건 다 내놓았습니다만 토지만큼은 남겨놓고 읽고 또 읽죠. 우리 역사의 굴곡이 생생한 캐릭터에 잘 녹아 있거든요. 특히 1900년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1부에서는 최참판댁 못지 않게 마을 사람들, 그 시대를 살았던 정말 평범한 개인에 대한 애정 어린 묘사가 다른 대하소설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관심이 가시거들랑 1부 5권만 좀 긴 소설 읽는다 생각하고 한번 시도해보세요.
2018.04.07 23:35
대하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 대단해 보입니다. 최참판댁이.. 드라마 촬영한 세트군요. 하기야.. 구리 지나다 보면 태왕사신기 찍은 대장간 마을도 표지판이 있더라구요. 토지 1부는.. 올해안에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2018.04.06 14:52
2018.04.07 23:36
멸치 비슷하면 제브라 아닐까 싶습니다. 많이들 키우시죠. 햄스터는.. 생태과학 햄스터 시간에 선생님이 한마리씩 분양해 주신거래요. 흠.. 2년 넘게 수발하다가 조용하니 적적하긴 합니다. 고양이를 뜬금없이 키워볼까 싶지만.. 일단 집안 청소가 먼저인데.. 그게 시작될 기미가 안보이는 지난한 작업인지라..
저도 어릴 때 이것저것 많이 키웠는데 그때는 생명을 책임지는 것의 무게감을 쉬이 느끼지 못했던 걸 보면 사람은 배움의 기반이 있어야 성찰도 되고 하나 봅니다. 햄스터의 육신은 자연으로 갔지만 아직 세상과 숨쉬고 있네요. 저는 얼마나 마음에 담았는지 돌이켜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