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치과의 공포

2018.04.16 16:01

로이배티 조회 수:1634

사람들은 보통 치과를 두려워합니다.

두 가지 호러 요소가 있잖아요. 1. 통증. 2. 비용(...)


대략 2~3년쯤 전에, 40년을 방탕하고 게으르게 살아 온 댓가로 입 안 대 공사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그 중 황금 땜빵(...)을 적용했던 구역에 다시 충치가 생겨서 치과를 가게 됐네요.


전 어렸을 때 부터 이유를 모르게 통증에 둔감한 편이어서 치과를 아프다는 이유로 두려워한 적은 없어요.

헌데 요즘 제가 육아 휴직 중이라 두 번째 호러 포인트에 극도로 민감한 상태가 되어 어찌할까 고민하다 두 군데 이상을 들러 보기로 하였죠.


그런데 그랬더니 애매한 일이 생겼습니다. ㅋㅋㅋ


첫 번째 간 곳이나 두 번째 간 곳이나 엑스레이 사진 한 방 찍고 의사가 입 속 들여다 본 건 똑같은데, 얘기가 전혀 다르더라구요.


첫 번째 간 곳은 '신경은 아직 살아 있지만 니 이는 이미 글렀어!! 남은 부분이 많지 않아!! 이번엔 무조건 크라운이다!' 라면서 45만원을 제시하더군요.

그런데 두 번째 간 곳은 '인레이(아아 이런 전문 용어를;)를 다시 하면 될 것 같긴 한데 지금 있는 금딱지 벗겨내기 전엔 모름. 인레이로 하면 30, 크라운 씌우면 60임' 이라고 정리를 해 주더라구요.


그러니까 한 곳은 엑스레이 한 방으로 모두 파악했다고 하고, 다른 한 곳은 일단은 경미해 보이지만 뚜껑 열어 봐야 한다고 하고.

한 곳은 무조건 비싼 걸로 가야 한다면서 그 와중에 비교적 싼 값을 제시하고, 다른 한 곳은 싸게 해결 가능하지만 두 배(...)로 비싸질 수 있다고 하고.


그래서 두 번째 들른 곳 의사에게 '금딱지 벗겨 놓은 후엔 무조건 걍 여기서 해야 하는 거죠?' 라고 물었더니 허허허 웃으며 '생각 좀 해 보시겠어요?' 라길래 그러겠노라고 대답하고 일단 집에 와서 번뇌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ㅋㅋ


뭐 생각해 보면 어차피 저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여 제 치아들을 곤경에 빠뜨릴 테니 걍 싸게 해 준다는 곳에서 크라운 씌우는 게 상책일 것 같긴 한데.

뭔가 둘 중 한 곳은 약을 팔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의심이 들어서 기분이 거시기 하네요. =ㅅ=



그래서 결론은,


이 닦으세요 여러분. 세 번 닦으세요. ㅋㅋㅋㅋㅋ

60이면 휴직 중 받는 급여의 3/4에 달하는 금액이라 참으로 기분이 후덜덜합니다. ㅋ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6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20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302
126478 영드 "더 더럴스(The Durrells)"와 비슷한 분위기의 가족 드라마 있을까요? [1] new 산호초2010 2024.06.15 25
126477 Interview With the Vampire’ Director on Casting Tom Cruise Over Daniel Day-Lewis and the Backlash That Followed: ‘The Entire World’ Said ‘You Are Miscast/벤 스틸러의 탐 크루즈 패러디’ new daviddain 2024.06.15 34
126476 프레임드 #827 [3] new Lunagazer 2024.06.15 27
126475 TINI, Sebastián Yatra - Oye new catgotmy 2024.06.15 22
126474 나와 평생 함께가는 것 [2] update 상수 2024.06.14 153
126473 [KBS1 독립영화관] 버텨내고 존재하기 [1] underground 2024.06.14 81
126472 [영화바낭] 좀 이상한 학교와 교사 이야기. '클럽 제로' 잡담입니다 [2] update 로이배티 2024.06.14 171
126471 영어하는 음바페/벨링엄이 레알 마드리드에 적응 잘 한다는 베일 daviddain 2024.06.14 52
126470 프레임드 #826 [4] update Lunagazer 2024.06.14 42
126469 유튜브 자동번역 재미있네요 daviddain 2024.06.14 137
126468 Mark Forster - Au Revoir [1] catgotmy 2024.06.14 81
126467 올해 오스카 명예상 수상자들은... [1] 조성용 2024.06.14 202
126466 [넷플릭스바낭] 오늘 본 영화의 장르를 나는 아직 알지 못... '신체찾기' 잡담 로이배티 2024.06.14 217
126465 [퍼옴] 2008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사랑을 믿다] 도입부. [4] jeremy 2024.06.13 240
126464 [왓챠바낭] B급 취향이 아니라 그냥 B급 호러, '독솔져' 잡담입니다 [1] 로이배티 2024.06.13 175
12646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7] 조성용 2024.06.13 334
126462 80년대 브랫팩 다큐멘터리가 나오네요 [2] LadyBird 2024.06.13 151
126461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1,2 (스포) [2] heiki 2024.06.13 212
126460 러시아어 안젤리나 다닐로바 [1] catgotmy 2024.06.13 174
126459 프레임드 #825 [4] Lunagazer 2024.06.13 4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