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활기와 호의)

2019.09.09 04:03

안유미 조회 수:427


 1.하아...온몸이 아프네요. 내일은 쇼핑번개를 쳐보려고 했는데 무리같아요. 몇년 전에 썼듯이 추석이나 설날 전에는 이런저런 몰에 가서 사람들의 활기를 느끼며 걷곤 해요. 사람들의 활기를 그렇게 느끼고 오면 기분이 나아져요. 


 물론 나에게도 나름대로의 활기는 있지만 타인들이 가진 종류의 활기는 뭐랄까. 내 것이 아닌...다른 종류의 활기인 거예요. 그런 걸 느끼면 기분이 나아지곤 하죠. 하루는 영등포, 하루는 강북, 하루는 강남을 돌거예요. 작은 서울 안에서도 지역색이 있는 건지, 지역에 따라 사람들의 활기의 온도차나 활기의 색상이 달라요. 기운이 남으면 이번엔 신도시 쪽에도 가서 어정어정 걸어볼 생각이예요. 신도시 또한 뭐랄까...신도시 특유의 활기가 다르더라고요.



 2.요즘 조국 얘기를 많이 해서 여러분은 내가 조국에 관심있는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정확히는 조국에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조국 테마주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만요.


 빌어먹을 조국 테마주를 사려다 몇 번이나 망설였어요. 20%는 벌 수 있었는데 못 샀죠. 그리고 다시 조국 테마주를 사려다 망설였어요. 100%는 벌 수 있었는데 못 샀죠. 그리고 또다시 망설이다 보니 200%를 먹을 기회를 놓쳤어요. 


 나이가 드니 느끼게 되거든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빨리 버느냐도 중요해요. 내게 남은, 젊은이로 살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요. 



 3.차이나가 요즘 사귄다는 여자의 얘기를 전해들었어요. 20대 후반의 여자인데 이제 그간 모은 돈을 가지고 슬슬 투자에 손대 보려고 한다더군요. 확실히, 그 나이쯤에는 스스로 벌어서 쓰는 것은 모자라다는 느낌을 받을 시기이긴 하죠.



 4.휴.



 5.누구나 그렇거든요. 나처럼 외톨이인 인간이 아니더라도, 어떤 사람에게든 돈은 많이 필요하니까요. 나이가 들수록요. 


 왜냐하면 돈은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호의를 측정하는 지표니까요. 심지어는 나처럼 남들에게 좆같이 대하는 인간이 아니라 남들과 잘 어울리며 사는 인간들에게도 말이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른 사람에게 건네지는 호의를 표현해야 하니까요. 돈이 많으면 그것을 좀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거든요. 아니면 더 진실되게 표현하거나요.


 나같이 재수없는 놈에게는 표현을 위한 게 아니라 증명을 위한 거겠지만요.



 6.이렇게 쓰면 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돈은 자기자신을 위해 쓰는 거 아니냐고요. 남아돌면 미래의 자기자신을 위해 여축해 놓거나요. 뭐하러 남을 위해 쓰냐고 말이죠.


 하지만 사회에서 돈은 기본적으로 '건네지기 위해'존재하는 거거든요. 무인도에서 살듯이 완벽히 혼자서 살거라면 사실 돈이 그리 많이 필요없어요. 설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혼자서 포터하우스스테이크를 먹으러 가는 인간은 없을 거 아니예요? 돈은 자신이 호의를 표현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건네기 위해 더 많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대등한 관계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의 비중이 인간관계에서 점점 불어나니까요. 대등한-대등해야 할-관계에서 상대에게 굳이 돈을 건네는 놈들은, 호의를 표현하는 게 서툴기 때문이겠죠. 



 7.하지만 뭐 됐어요. 서툰 놈들은 생겨먹은 대로 살면 그만이예요. 돈만 많으면 세상살이에 서툴러도 잘살 수 있으니까요. 진짜 무서운 일은 돈을 잃게 되는 일이죠. 


 사람은 잃어도 돼요. 아니 애초에 사람은 잃을 수조차 없어요. 사람들과 헤어져봤자 어차피 당신의 것도 아닌 사람들이 떠나가는 거고, 그건 다른 인간들로 리필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돈은 잃으면 안 되거든요. 


 왜냐면 돈은 두가지 종류의 돈만이 존재하니까요. '나의 것인 돈'과 '나의 것이 아닌 돈' 둘뿐이죠. 그리고 나의 소유인 돈을 잃는다는 건 다시 복구하기 힘든 일이고요. 세상에 떠도는 '나의 것이 아닌 돈'을 끌어와서 나의 것인 돈으로 끊임없이 만들어놓는 걸 게을리해선 안 돼요. 돈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왜냐고요? 돈은 아무리 많이 쌓아놔도 썩지 않잖아요. 


 이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은 너무 많이 쌓아놓으면 썩지만 돈은 썩지 않거든요. 돈은 잠들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돈은 많을수록 좋은거예요.



 8.하지만 인간들은 오직 한가지 종류의 인간들만이 존재하죠. '나의 것이 아닌 인간들'말이죠. 왜냐면 인간들은 모두가 그들 자신의 것이거든요. 인간들은 모두가 그들 자신의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쓸데없이 의지하거나 의존하려는 여자들은 별로예요. 알고 보니까 사람들의 습성이 그렇더라고요.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말이예요. 


 인간들이 그렇거든요.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는 최선을 다한 만큼 돈을 받아가거나 돈을 받아간 만큼 최선을 다하는데, 친해지면 최선을 다하지 않고도 돈을 받아가려고 하거나 돈을 받고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려 해요. 


 인간들의 그런 못된 습성을 알고 난 뒤에는 확실히 깨닫게 됐죠. 인간들과 친해지는 건 좋지 않다는 걸요. 그래서 친구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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