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6 17:20
1. 서울 전철(버스도 마찬가지)의 악취
한국에 갈때마다 처음 사나흘간 고생하는게 전철 탑승시 훅 하고 폐까지 밀려 들어오는 찌든 담배냄새입니다.
차량안에서 흡연을 할리는 없고 탑승자들의 담배냄새가 벤 옷과 몸에서 뿜어 나오는 담배 성분들 때문이겠죠.
상해에서는 이런 냄새를 맡은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한국 들어갈때마다 이 냄새에 적응 하느라 처음 몇일간은 좀 끔찍합니다.
차량내에 사람이 많거나 거의 없거나 냄새가 나는건 거의 비슷합니다. 차량 자체에 베인 담배 찌든내니까요.
상해사람들이 중국의 타도시에 비해 흡연을 덜하는건 맞지만 그렇다고 서울보다 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덜 지하철을 이용하는건 아닐겁니다.
그 이유는 제가 보기엔 1차적으로 좌석 시트재질의 차이로 보입니다.
상해는 오래전부터 플라스틱으로 된 하드시트였어요. 서울은 상당히 아직도 천소재로 된 소프트 시트를 사용하던데 이 시트에
베인 담배찌든내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또 하나는 차량구조의 차이인데 상해는 초창기 노선부터 전 차량 사이가 모두 개방된 방식입니다.
차량과 차량 사이에 개폐식 도어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모두 통해 있는데
하드시트나 이런 개방식구조는 독일애들 방식입니다. 맞아요. 상해 지하철 초기 모델은 독일 지멘스애들이 제작 납품한것이고
소방기준등이 아마 독일 기준에 맞춘게 아닐까 합니다. 덕분에 담배 찌든내 같은건 안나는거죠.
그리고 하나 의심스러운것은 공조설비내 필터 관리 문제입니다.
제때 갈아주고 있는지 청소 하고 있는지 매우 매우 의심스러워요.
차량안에서 나는 냄새가 방안에서 에어컨 켜고 흡연을 하면 나는 냄새와 비슷하거든요.
그런 냄새를 어찌 아냐구요? 10년전 중국 어딜거나 여름에는 저런 냄새를 맡을 수 있었거든요.
2. 상해 전철(버스 포함)의 악취
여기는 전철이나 버스나 모두 위에 언급했던 하드 시트입니다. 적어도 담배찌든내는 안나요.
차량 자체에 베어 있는 냄새는 상대적으로 덜한데 탑승객이 많을 경우 승객들에게서 나는 냄새라면 좀 문제가 다릅니다.
시내중심으로 향하는 화이트 컬러들의 출근시는 나쁘지 않은데 가끔 농민공들이 차량안에 들어서면 상해사람들도 멀리 피할정도로
매우 끔찍한 악취가 납니다. 하수구 냄새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대부분 공사장에서 집단 기숙을 하는데 빨래를 하더라도 제대로 소독이나 건조를 안하면서 그런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요즘은 드믄데 바닥에다 애들 오줌을 싸게 해요. 그거 바로 청소 안하고 방치하면 스컹크칸이 되버리죠.
그래도 대체적으로 보아 100% 확율로 맞닥드리는 서울 전철의 담배 찌든내에 비하면 쾌적한 편입니다.
복불복이긴 하지만 개인위생이 많이 개선된 상해라서 안좋은 냄새를 만날 확율이 점점 낮아지니까요.
그 밖에 중국의 다른 도시들 베이징,텐진, 난징, 중칭, 광저우, 항저우 등등 대부분 비슷한데
차량 안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부엌 냄새가 좀 나요;
그래도 서울 전철의 끔찍한 담배찌든내 나는 곳은 없었던 기억입니다.
3. 다른 나라들
제가 경험해본건 도쿄, 싱가포르, 파리와 프라하 그리고 독일의 몇몇 도시들입니다.
파리는 좀 오래된 경험이지만 찌린내가 아직도 생생하고
프라하는 치즈와 빵냄새로 선방
독일과 싱가포르는 매우 쾌적
도쿄는 크게 나쁘진 않은데 묘한 땀냄새가 불쾌의 경계선을 아슬아슬 탔던 기억
2018.08.06 17:46
2018.08.06 18:08
ㅋ 식욕을 자극하지는 않으니 부엌 냄새라기 보다는 냉장고 냄새라고 할걸 그랬군요;
맞아요! 청소세제냄새중에서 락스냄새 만날때가 제일 고역이더군요. 너 죽어 볼래? 하듯이 저런 독극물을 쓰다니.....이걸 들어가 말어? 갈등
2018.08.06 18:15
난징은 그정도는 아닐텐데요? 흠....
웨이하이야 (하드웨어가 아닌 시민의식 기준) 깡촌중의 깡촌이니까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항저우, 수저우는 상하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듯 하군요.
농민공에 대한 차별?은 인종차별이라기 보다는 계층, 계급적 차별이나 갈등으로 보면 될겁니다. 그리고 그런 차별과 상관없이 냄새를 피하게 되는건 정말 어쩔 수가 없어요;
2018.08.06 19:45
일단 중국의 대도시에서는 외지인의 유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하여 안정적인 직장, 거주, 학업 등 몇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도시내 거주에 제한을 둡니다. 누구나 들어와 일은 할 수 있으나 거주, 보육, 교육 등등에서 그 도시에서 정해진 시민에 대한 복지수혜를 받을 수가 없는거죠. 차별정책이 아니라 대도시의 인구유입억제 정책인건데 결과적으로 외지인들에게는 (자신의 선택과 무관한)태어난 지역으로 인해 차별이 발생하는 상황 ㅠ.ㅜ
게다가 현 시진핑의 경제 싸부~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노동자가 되도록 하여 농촌은 미국식 기업농체제로 가고 도시의 노동력 수급을 해결하는 판을 짰어요. 이리저리 농민공들은 중국 현대화 산업화의 희생양이자 그림자인 샘이죠.
그나마 대기업 건설사들은 노동법등에 의해 자사 현장의 노동자들의 숙식등에 따른 최소한의 보건과 위생을 책임지는데 수 많은 자영업수준의 업체들은 농민공 각자도생이고 또 많은 농민공들이 6~8명 단위 팀으로 이리저리 현장을 따라 다니다 보니 개인위생등이 열악할 수 밖에 없어요.
보셨던 무허가 주거촌은 온가족이 상경하여 대도시 주변에 자리 잡은 경우인데 그나마 계속되는 도시화와 재개발로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는 추세죠. 그들을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이 노동법외에 각 지방정부에서 주거와 복지정책으로 포용해야할텐데 대도시의 인과과밀화 억제정책과 충돌하는 관계로 일종의 뜨거운 감자가 되버린듯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중국은 고도성장국가라 일단 농민공들이 원래 살던 농촌보다는 돈을 벌 수 있고 기회가 있으니 모순이 폭발하지 않고 버티는거 같아요.
2018.08.07 07:59
오랜만에 재밌는 분석글이네요
2018.08.07 13:41
제가 공기질과 냄새에 많이 민감한 편이라서요;
문화적 차이에 따른 냄새에는 관대한 편이지만 (고수-향차이는 우걱 우걱 씹어 먹을 정도지만) '위생적으로 나쁜' 냄새에 대해서는 학을 뗍니다.
한편, 싱가폴,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등 모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고 비슷한 기후대와 음식문화를 갖고 있는데도 조금씩 냄새가 다르게 기억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가 상대적으로 덜 위생적이고 더러운 느낌이었지만 이상하게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보다는 뭔가 다른 곳보다 더 원초적인 느낌? 날것의 느낌으로 긍정적인 인상으로 남아 있네요.
2018.08.07 17:33
프랑스갔을때 아예 지하철 칸에다 사람이 변을 봤던데요...... 그 칸에만 사람이 별로 없었고 있어도 코를 막고 그냥 참고 가는걸보고 와..... 아직도 충격이예요...
나라마다 특유의 냄새가 확실히 있는데, 청소 세제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그 나라에서 주로 쓰는 세제향이 불쾌한 냄새를 누르고 있는 느낌이랄까. 근데 한국에서는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공공 화장실의 다이얼 비누 스러운 냄새 말고는 딱히 한가지 향이 느껴지진 않아요. 올 초 4년 만에 파리를 다녀왔는데, 해가 갈수록 확실히 찌린내(?)는 점점 옅어지는 듯 합니다. 지하철 속 부엌 냄새라니, 왠지 배가 고파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