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온 파라마운트+ 드라마에요. 에피소드 10개에 편당 45분 남짓 정도 하구요. 장르는 일단은 호러. 스포일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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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이렇게 지어 놓으니 짤 검색하다가 저 아저씨 같은 표정이 됩니다.)



 - 분명히 현재 근처인데 이상하게 옛날 같은 기분이 드는 시골 마을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멀쩡해 보이는데 뭔가 좀 의아한 풍습 같은 게 군데군데 보이구요. 밤이 되어 다들 잠자리에 들려는데 어떤 소녀가 자기 방 창문 밖에서 웃으며 '좀 열어줄래?'라고 꼬시는 할머니를 보고 있어요. 그 순간 엄마가 아이를 발견하고 '안돼!!'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소녀는 창문을 열어 버리고. 할머니는 갑자기 무시무시한 표정을 하더니...


 장면이 바뀌면 엄마, 아빠, 다 큰 딸과 어린 아들 조합의 가족이 캠핑카를 타고 길을 달립니다. 전형적인 '사이 좋아 보이지만 뭔가 안 좋아 보이는' 미국 드라마 가족의 모습을 잠시 보고 나면 이들이 뭔가 불길한 징조를 겪으면서 길을 잃고요. 도입부의 그 마을을 지나가게 되어 '여기 고속도로 타려면 어디로 가요?'라고 묻는데 사람들 반응이 좀 이상합니다. 그리고 결국 깨닫게 되죠. 아무리 달려도 그 마을의 출발점으로 돌아와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자신들과 같은 처지로 여기 정착하게 되었고. 이 마을엔 그것에 덧붙여서 밤마다 나타나 사람들을 잡아 먹는 괴물들이 있다는 것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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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골 마을은 언제나 정겹고 평화롭죠. 전 그냥 한국 아파트에서 살래요.)



 - 글 제목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넘어가죠. 이 또한 파렴치 시즌 피날레를 구비한 (많을) 다 시즌 의도 드라마입니다. ㅋㅋㅋㅋㅋ 늘 하는 얘기지만 여러 시즌 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뭐라도 일단락은 맺어주며 넘어가면 다 이해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배째라고 걍 툭! 하고 끊어 버리는 드라마는 이제 미드를 볼만큼 본 지금도 적응이 안 되는데 이 드라마가 그래요. 이런 건 다 안 봐서 혼쭐을 내줘야 하는데!! OTT 서비스들이 작품 분류에 이것도 추가해야 한다니깐요. [완결/일단락/배째라] 필터를 도입해주든가 아님 미국 작가, 제작자들을 불러 모아다 삼청...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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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들이 많지만 대략 두 팀으로 나뉩니다. 도입부에서 도착하는 뉴비 팀 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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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냥하고 성실한(농담 아님) 마을 올드비 서바이버팀. 다양성 담당팀이라고 불러도 될듯)



 - 암튼 드라마 얘기로 넘어가면 대충 이런 식의 이야기가 되죠.

 서로 모르고 살던 수십명의 타인들이 우연한 사건으로 외부와 고립된 아주 익스트림한 환경에 고립되어 어쩔 수 없이 자기들끼리 조직과 체계를 만들어 살아 남는 이야기. 를 베이스로 깔고서 그 공간에 대한 신비롭고 공포스러운 떡밥들이 툭툭 떨어지구요. 그 떡밥들은 인물들이 이 곳에 오기 전의 개인사와 연결이 되구요. 일단 그곳에서 살아 남고, 최종적으로는 그곳을 떠나기 위해 다 함께 죽어라고 고생하고, 힘을 모으고, 그러면서 상당수는 죽어 나가는 겁니다.


 뭔가 되게 익숙한 느낌인데, 콕 찝어서 '로스트'랑 상당히 비슷하죠. 한국에 미드 붐이 일었을 때 전설의 레전드이자 필수 코스로 인기를 끌었던 바로 그 드라마!! 하지만 끝까지 정주행 완료한 사람은 (한국에는) 의외로 드물다는 바로 그 드라마!!! ㅋㅋㅋ 그래서 이 드라마 예고편을 봐도 초장에 '로스트'의 executive producer가 만든 드라마! 라고 나오는데 뭐... 아시다시피 그리 큰 의미는 없죠. '로스트'에도 이 드라마에도 같은 직책의 사람이 대략 10명씩 있고요. 이 드라마의 creator 라고 표시되는 분은 '로스트'랑 아무 상관 없구요. 나머지를 탈탈 털어봐도 작가 한 명, 연출 한 명 정도만 겹쳐요. 그러니 '로스트 제작진의 신작!!!' 이라고 우기는 건 무리이고 그냥 어쩌다 비슷한 내용이 된 드라마 정도로 이해하시는 게 정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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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입니다. 무섭죠? 무섭다고 해주세요. 왜냐면 실제로 보면 무섭거든요. 이 장소가 지금 2층 창밖이기도 하고...)



 - 음... 솔직히 시즌 엔딩 때문에 맥이 빠져서 뭐 길게 적고 싶지 않네요. ㅋㅋㅋ 

 잘 만든 드라맙니다. 그냥도 아니고 아주 잘 만들었어요. 캐릭터들 다양하고 매력적이고 서로 맺어가는 관계들도 좋구요. 각각 개인사들도 공감하고 이입할만하고. 뭣보다 한밤중에 나타나는 그 '괴물'들이 상당히 섬찟하고 위압적으로 잘 묘사되는 게 좋았네요. 이 정도는 되어야 '호러' 드라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즐겼구요. 마지막으로 떡밥 놀이도 지금까지만 놓고 봐선 '로스트' 못지 않아요. 이게 로스트랑 비슷한 점 또 하나가 아무리 봐도 이거 연옥이잖아? 싶은 상황을 던져 놓고 뭔가 과학적인 해법이 있을 거라는 식으로 전개된다는 건데, 적어도 첫 시즌만 놓고 보면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다음이 궁금해지고 그래요. 하마터면 평일 저녁에 시작한 드라마를 한 방에 끝낼 뻔 하다가 간신히 정신 차려서 이틀에 다 봤구요. 


 그러니까 시즌제 드라마 보면서 다음 시즌 언제 나올지, 언제 완결될지 같은 부분에 별 스트레스 안 받는 분들이라면 완전 만족스럽게 보실 겁니다. 저도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이 딱 이거였어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플랫폼이다. ㅋㅋㅋ 넷플릭스였으면 이미 인터넷, sns가 온통 이 드라마 떡밥 해석, 추천들로 가득했을 거라고 확신해요. 다만 전 이렇게 기약 없이 기다리는 거 매우 싫다는 거... ㅋㅋㅋㅋㅋ




 + 이걸 보고 나니 갑자기 '로스트'가 땡기네요? ㅋㅋ 시즌 2까진가 보고서 멈췄거든요. 듣자하니 시즌 3~4쯤에서 욕을 먹다가 마지막 시즌에선 훌륭한 떡밥 회수 및 예상치 못했던(?) 깔끔한 마무리로 호평 받았다던 기억인데. 다시 한 번 달려볼까... 했더니 6시즌에 에피소드 수가 110개가 넘네요. 하하. 뭐 방학 때 쯤 한 번 생각만 해보는 걸로.



 ++ 원래 이런 이야기(한 군데 갇혀서 빙빙 도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들 보면 '사실 얘들 다 죽었음'이 전통적 해답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시즌 중반에 한 등장 인물이 아주 간단한 논리로 '얘들이 죽은 건 절대로 아님'이라고 증명해주는 걸 보고 웃었습니다. 이런 스토리 쓰는 작가들이면 아무래도 떡밥 놀이하며 추리력 뽐내는 시청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을 듯.



 +++ 내친김에 티빙에 있는 영화들 목록을 좀 훑어봤는데요. 이게 시즌이랑 곧 합체라 그런 건지 원래 그랬던 건진 모르겠지만 올레tv vod에 있던 영화들이 우루루 튀어나오네요. 특히 세상 아무도 관심 없을 자투리 장르물들이. ㅋㅋㅋ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인기 많은 (그래서 다른 OTT에서 볼 일 없는) 어중간하게 옛날 영화들도 많구요. 이 정도면 시즌은 사라져도 아쉽지 않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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