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허접해보이는 책이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좋았어요 ㅎㅎ
196명의 작가에게 '성경, 셰익스피어 빼고 무인도에 가져갈 3권의 책'에 대해 물었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돈키호테>가 특히 많이 나왔어요. 두껍고 재독시마다 새로워서 끝없는 독서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알쓸신잡1에서 유시민은 <코스모스>를 말했던 것 같은데 이 책에는 과학·수학책 언급하는 사람 3명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저도 우주 관련책 좋을 것 같은.
(아래는) 맛보기로 몇 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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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셸 투르니에
나는 스피노자의 <에티카>,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가져가겠다. 그런 다음 쓰디쓴 실망을 할 것을 각오하고, 내가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을 찾아보겠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 나는 <전쟁과 평화>를 한 번도 읽지 않았다. 나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속속들이 외우려고 노력할 텐데, 거기에는 무관심에 대한 굉장히 경탄스러운 대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금욕적일 수는 없다.

* 토니 모리슨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가져가겠다. 무엇보다도 그 언어의 아름다움 때문에 계속 다시 읽는 책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권을 쓰기 위해 노트를 잔뜩 가져가겠다!

* 에두아르도 멘도사
차라리 익사하는 게 낫다. 독서란 많은 책을 읽을 가능성이 있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 권만 가져가야 한다면 나는 <성경>, <전쟁과 평화>, <돈키호테>를 선택하겠다. <돈키호테>는 무궁무진한 책이다. 현대 소설의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 제임스 설터
나는 분명 야자나무 그늘 아래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에 푹 빠져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 책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역사적 저술이며, 장중하고 독특한 리듬으로 이루어지고, 종교적·예언적·신비적 환상에서 완전히 탈피한 둘도 없는 기념비다. 책 속에서 우리는 장엄한 조종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 처음에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가느다랗던 그 소리는 세기를 거치면서 점차 거세져 마침내 우리 머리 위에서 우렁차게 울린다. 권력자들의 실추를 기대하는 것은 위안이다.
버튼 왓슨의 현란한 번역으로 된 소동파의 시들 역시 내 애독서가 될 듯하다. (..중략..) 강, 산, 사람들, 밤, 비, 행복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고골의 <죽은 혼>. 엄청나게 재미있고, 날카로우리만치 공정한 작품이다. 나는 이 책을 네 번째 읽게 되리라.

* 알렉산드로 바리코
디킨스의 <픽윅 페이퍼스>를 가져갈 것이다. (..중략..) 모든 것이 덜 복잡해 보이게 하는 빛을 제공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다. 이 책은 세상을 단순화하고, 그것도 사태를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그렇게 한다. 하지만 당신, 당신만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다음으로 레베카 웨스트의 '오브리 가족' 3부작을 가져가겠다. 거기에는 무척 독특한 리듬, 장엄한 완만함이 있으며 그 발자국은 시간의 불안을, 어쩌면 산다는 것의 곤란함까지도 쓸어버린다.
마지막으로 단테의 <새로운 인생>을 선택하겠다. 너무나 무거운 일상적 산문 앞에서 신적으로 쓰인 소네트에 비견할 만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 보르헤스 (이 책 본문엔 없고 서문에서 인용된)
1. 버트런드 러셀의 <수리 철학 서설> or 탁월하고 엄밀한 대수학서.
2. 형이상학 책 한 권. 예를 들어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같은.
3. 플루타르크 or 기번 or 타키투스 중에서 고른 역사서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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