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7인의 남자들

2018.11.18 17:15

Isolde 조회 수:2435

술집 옆자리에 앉은 톰보이를 발견한 순간 커플의 남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참을 수 없다. 
메갈X
등장인물 남자 1

톰보이와 다르다는 우월감에 커플의 여자는 짝의 빈정거림를 굳이 제지하지 않는다.
여자라고 쓰고 남자라고 읽는다. 
등장인물 남자 2

싸움.

지켜보던 제삼자 남성들 참전을 각오한다. 
'말로만 듣던 메갈X을 현실에서 처음본다'

확대되는 싸움.

무리 중 하나가 소리친다. 
'사장님,  톰보이 나이 몇 살인가요?'
술집 사장은 신분증 확인해서 알고 있던 톰보이 개인정보를 망설임 없이 고객에게 알려준다.  

톰보이는 그들을 경찰에 신고한다. 
도망간다. 가지 못하게 막는다.  

영창이 두려워 사라지는 군인.
등장인물 남자 3

경찰이 오기까지 막아서는 톰보이를 계단에서 발로 차거나 미는 남자들
등장인물 남자 4, 5, 6, 7

무엇보다 알리바이 영상을 올려서 여론을 호도해야 한다. 
극단적 자극으로 톰보이가 멸칭을 쏟아붓던 그 모습을.

"한남"
"6.9사이즈"

여자의 입에서 남자 페니스 크기를 들먹이는 행위는 외부에 천함을 전시하는 일로 고전적인 개념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상을 남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중파에서 웃음과 농담거리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가슴 크기를 가진 여자를 들먹이는 행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치명적인 모욕이다. 적어도 그들에게는.

여성이 피해자가 된 사건에서만 성급한 결론을 경멸한다는 중립자는 파편적인 알리바이 영상이 올로오자  광적으로 돌변해서 커플 여자가 되었다가 사건 목격자가 되었다가  자유자재로 변모한다.

긴 머리를 하고 우아한 소공녀 풍의 블라우스와 벨벳 스커트를 입고 앉아있었다면 사태가 달라졌을까?

-------

"세상은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과감하게 단순화시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어제 사건 전반을 인터뷰한 기사를 단순화시켜서 글을 적어봤어요. 

파편적인 사건 기사가 흘러넘쳐 인간의 인지 능력을 넘어섰다는 지겨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군요. 

고함과 시끄러움이 공존하는 술집, 벽에 붙은 상스러운 사진들, 비릿한 알코올 냄새, 자동차 소음, 빈정거리는 목소리, 
촬영을 막은 손동작, 불붙는 긴장감, 손목을 움켜쥐는 압도적인 힘, 밀치는 힘. 계단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위태로운 몸부림.

선, 색, 소리, 냄새 등 각각 단편적으로 감각기관에 스며들어오지만 뇌는 그 토막난 조각들을 맞추는 작업을 하는군요. 
계단에서 잦은 밀침을 당하고 "밀지마"라는 소리에서 영상이 멈추었다고 계단에서 정말 밀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남초 사이트에서 다수가 말하는군요. 

추론은 왜 있습니까?
당시 정황을 보고 사건의 연관성을 찾고 또 다른 추론을 끌어냅니다.

가해자를 엿먹이기 위해서 피해자는 일부러 자신의 머리를 모서리에다가 찢고 그 위험한 계단을 스스로 굴렀군요. 
취조실에서 범죄자 신분으로 자해를 할 만큼 절박하지도 않고 범죄 스릴러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군요.

"혼자서 넘어졌다"는 진술은 인간의 뇌에 대한 존경이 없어요.
"이제 인간은 추상적인 수 많은 패턴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교육 수준과 무관한 본능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7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54
126318 프레임드 #809 [4] Lunagazer 2024.05.28 46
126317 20240525 채상병 특검법 촉구 집회 다녀왔습니다 [3] update Sonny 2024.05.28 201
126316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VOD, OST 2곡 공개, 더 퍼스트 슬램덩크 디플 독점공개(예정), 신경끄기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신경끄기 어려운 현실 상수 2024.05.28 100
126315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5.28 362
126314 박병호 kt에 방출 요청 [2] daviddain 2024.05.28 157
126313 책 선물받았어요 [1] daviddain 2024.05.28 120
126312 침착맨 탄원서에 대해 [2] catgotmy 2024.05.28 478
126311 강아지 유치원 직원의 개 폭행사건 그리고 … [3] soboo 2024.05.27 452
126310 의사소통 혹은 관계의 진전 부치빅 2024.05.27 130
126309 연령별 한국 여성들의 취미 [4] ND 2024.05.27 519
126308 연령별 한국 남성들의 취미 [5] ND 2024.05.27 428
126307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감독의 숏드라마 - 미래의 혼활 [2] 상수 2024.05.27 168
126306 엔팁에 대해 [3] catgotmy 2024.05.27 152
126305 강형욱 논란에서 이상한 점 [10] 딸기와플 2024.05.27 855
126304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덜알려졌지만 음미할만한 노래 추천 할게요. jeremy 2024.05.27 93
126303 퓨리오사를 보기 가기 전 Fury Road를 복습했더니..(양영화 스포 포함) [4] Gervais 2024.05.27 264
126302 [애플티비] 살인자의 입을 열어야 살 수 있다. ‘블랙버드’ [4] 쏘맥 2024.05.27 166
126301 퓨리오사 짧은 감상 (스포) [4] skelington 2024.05.27 232
126300 취향과 사람들 catgotmy 2024.05.27 90
126299 에피소드 #91 [4] Lunagazer 2024.05.27 4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