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1년정도 투병생활하시다 이번 주말에 가셨어요.


아버지와 함께 사시던 할머니께는 사실을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장례도 할머니 없이 치뤘죠.

경미한 치매가 있으세요.


남은 할머니의 거처가 문제가 됩니다. 아버지 말고 형제가 없습니다. 모실분이 없어요. 요양원을 잡아놓고 보내드려야하는데..할머니는 받아들이시지 않을것 같아요.

평생을 아버지께 의지하며 사셨던 분이세요. 나이는 90세가 넘으셨는데, 정신은 영민하신 편이죠. 좀 치매가 있으시긴 하시지만 굉장히 머리가 좋으십니다.

아버지가 너무 위중해서 병원에 가도 만날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어요.  

곧 죽겠구나..하시는거 보니 뭔가 직감은 하시는것 같아요.


본인 혼자서는 멀리 걷지도, 밥한끼 차려드시지도 못하십니다. 요양원에 갈수 밖에 없죠.

그런데 집안 사정상 그렇게 좋은곳에 보내드리지 못해요. 게다가 어머니는 할머니를 너무 싫어하셔서 돈이 있더라도 호강하는 곳에 보내시진 않을실겁니다. 그냥 최소한 도리는 하는 정도를 생각하시는 듯.

(장기요양등급을 받았는데 워낙 아는거 말하기 좋아하시고, 정신이 정정하셔서 요양원에 입소할 정도의 등급을 받진 못했습니다.요양원은 그냥 보조금 없이 보내야하는 상황입니다)


당장 일요일날 요양원 입소를 잡았습니다.

할머니께 요양원에 가셔야 하는걸 설득해야합니다. 이것도 너무 어려운 일 같아요. 할머니는 그렇다면 자기는 당장 지방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 갈거라고 말하실거에요. 

그런데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할머니를 거기에 보낼수 없죠.

아버지가 너무 위독해서 하루종일 돌봐야해서 가족들이 없으니 그동안 요양원에 계시라고 말할수는 있겠죠.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기로입니다.

오늘 여러가지 일들때문에 치매에 관한 의사 소견서를 받으러 병원을 방문했는데, 그곳 교수는 말씀하시는게 어떻겠느냐 하시더군요. 

아들에 대한 집착이나 의지가 강한데, 아들이 자기를 요양원에 보냈다는 절망감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구요.

상담관련 업무를 하는 지인들도 아버지의 죽음을 할머니께 알리라는 얘기가 많았어요. 그걸 얘기해야 할머니도 요양원에 있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실거라고요.


요양원 입소를 이틀앞둔 오늘. 

할머니께 여러가지 얘기를 얼마나,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 너무 두렵고 고민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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