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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스포없이 설명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등장인물은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영미는 경리 일을 하다가 어이없는 죄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출소한 이후에는 자신이 짝사랑하던 남자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여자, 유진을 만나게 됩니다. 본래 영미는 사촌오빠와 함께 살았지만 사촌오빠가 집을 팔아버려서 갈 데가 없습니다. 돈은 당연히 없습니다. 이제 영미는 유진의 집에 얹혀살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유진도 마침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이렇게만 써놓으면 코메디 같지만 마냥 코메디는 아닙니다. 물론 군데군데 웃기는 장면들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 두 여자의 이상한 동거를 통해 보다 복잡한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감정적이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멀찍이 인물들을 바라보며 곤혹스럽거나 난감한 순간에 처한 여자들을 바라보죠. 원래 세상이란 건 무심하고 적당히 싸가지 없는 인간들과 그런 인간들을 부대끼며 다정이 파산나버린 사람들이 섞여 흔들리는 밥통 같은 게 아니겠습니까. 


영화 속에서 제대로 사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똑 부러지지만 그걸 실천할 힘이 없거나 흐물흐물한데 또 난데없는 강단을 부리거나 합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았던 건 주요인물들이 저마다 적당히 야비하고 뭔가를 해처먹으면서도 염치는 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수많은 정치적 구호를 두고 소리치거나 비웃는 영화들 속에서 제가 조금 피곤해졌었는지도 모르죠. 유진의 꼿꼿한 캐릭터는 정말 보는 맛이 있습니다. 출소한 영미가 두부 대신 뭘 먹는지 궁금하시다면 극장에서 다들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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