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교정

2019.06.12 16:39

은밀한 생 조회 수:2457

전 효율이 떨어지는 인간입니다.
특히 샤워할 때는 내가 지금 한 인간으로 제대로 구실을 하며 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리석음의 끝을 달립니다. 구석구석 때를 박박 미는 것도 아니고 욕실 청소를 하는 것도 아닌데 샤워를 다 하고 침대에 눕기까지 족히 두 시간이 걸려요.. 어젯밤에도 퉁퉁 물에 불은 손으로 0.1% 남은 체력으로 바디 로션을 바르며 한숨을 연달아 쉬었어요. 너 뭐 하냐.....-_- 듀게에 계신 샤워 고수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습니다. 간곡한 마음이에요. 와 진짜 빠르고 정확하게 깨끗하게 씻는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씻으시는 거예요? 정말 궁금해요. 제가 그렇다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콜슨처럼 결벽증 환자도 아니거든요. 남들과 어울려 밥도 먹고, 베프나 애인과 함께라면 그냥 찌개 냄비 하나 놓고 같이 국물 떠먹기도 해요. 전용 수저를 챙겨 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 몸이 굼떠서 빨리 못 씻는 걸까요? 거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헹구는 작업을 한참 하는 거 같긴 한데... 흠. 근데 어쩌면 제가 샤워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이런 것 같기도 하거든요. 저의 샤워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지나간 애인들에게 들어왔던 말은. “집에 물 안 나오냐?” “안 힘들어?” “고생했어” “좀 오래 씻긴 하네 ㅋㅋ" 기타 등등인데요. 심지어 너무 오래 씻다가 지쳐버리는 제가 안타까웠던 한분은 직접 샤워 시범을 보여주기도... 자 이렇게 먼저 칫솔질부터 하면서 물을 틀고 머리를 적시고 아푸아푸 슥삭슥삭하면 금방 씻어!! (....) 그건 군대 샤워고요 님아...

다들 어떻게 씻고 살아가시나요. (질문이 뭔가 우스꽝스럽네요 ㅠ)
저에게 신속 정확 청결 샤워 노하우를 전수해주세요. 정말 하루의 네시간을 (출근+퇴근) 샤워 시간으로 갖다 쓰는 저를 이제는 더 이상 못 봐주겠어요. 샤워 교정이 절실합니다.

문득 글 쓰면서 든 생각인데. 샤워하는 법을 배운 최초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스스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하는 법을 배우던 그 순간 말예요.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 나네요. 분명 제가 어릴 때 엄마가 머리는 이렇게 감아라 양치질은 이렇게 해야 한다 알려주셨겠지만 기억이 안 나요... 좌변기에 올라 앉아 일을 보고 후처리를 하는 방법을 배웠던 순간은 또렷하게 기억이 나거든요.. (그렇다면 난 혹시 샤워하는 법을 제대로 못 배운채 자라서 이 모양으로 오래 씻나..... 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4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935
123167 프레임드 #425 [2] Lunagazer 2023.05.10 97
123166 축구 이적설 나오는 것 보다가 [2] daviddain 2023.05.10 187
123165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7] 조성용 2023.05.10 680
123164 메시 아버지가 이적설 일축 daviddain 2023.05.09 167
123163 이번 주의 책 짧은 잡담. [8] thoma 2023.05.09 364
123162 프레임드 #424 [4] Lunagazer 2023.05.09 117
123161 퀘이크 리마스터 (2021) catgotmy 2023.05.09 154
123160 [웨이브바낭] 돌프 룬드그렌의 호러!!! '돈 킬 잇: 악마 사냥꾼'을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3.05.09 365
123159 비윤리적 농담. [13] 가봄 2023.05.09 725
123158 윤통 1년 뉴스([尹대통령 취임 1년] “경제산업 정책 잘했다” 51%...“못했다” 20% 불과 등) [3] 왜냐하면 2023.05.09 581
123157 빌보드 순위 19위 예측 - 피프티 피프티 분홍돼지 2023.05.08 381
123156 [영화바낭] 망한 선택 두 편, '카크니즈 vs 좀비스', '웨더링' 잡담 [2] 로이배티 2023.05.08 211
123155 아이고~ 아조시~ 이게 머선129? 앞으로 이거 우짭니까? [3] ND 2023.05.08 616
123154 에피소드 #36 [4] Lunagazer 2023.05.08 96
123153 프레임드 #423 [4] Lunagazer 2023.05.08 103
123152 (스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보고 왔습니다 [8] Sonny 2023.05.08 637
123151 A small light 디즈니 시리즈 [6] Kaffesaurus 2023.05.07 342
123150 [웨이브바낭] 스티븐 소더버그표 심플 스릴러, '키미'를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3.05.07 423
123149 소닉 매니아 유튜버 플레이 catgotmy 2023.05.07 130
123148 프레임드 #422 [4] Lunagazer 2023.05.07 11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