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8 23:41
http://news.mt.co.kr/mtview.php?no=2019070810275658573
이런 겁니다. PC함이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한 지 하루도 안되서, 내노라 하는 공영방송 남자 앵커가 지하철에서 여자를 불법도촬하다 적발됩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승리와 버닝썬 일당 사태가 뭐 정리라도 됐습니까? 국내 최고의 남자 연예인들이 집단강간과 불법도촬영상 공유를 하는 사건이 흐지부지되려고 하자 이제는 남자 앵커가 비슷한 사건을 터트립니다. 물론 정도는 다르겠죠. 그러나 그 종류에 있어서는 너무나 유사한 성폭력입니다. 자신의 성적 흥분을 위해서라면 직업과 명예와 수많은 것들을 잃어버릴 리스크를 기꺼이 짊어지고서 한국의 남자들은 불법적으로 여자들을 철저하리만큼 성적대상화를 합니다. 그게 대단히 재미있거나 스릴이 넘치는 오락이어서가 아니라, 그러니까 이들이 무슨 엄청난 변태나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걸리지만 않고 걸릴 것 같지도 않으니까 그냥 일상적으로 누구나 하는 성폭력을 저렇게 저지르는 겁니다. 유명인이니까 이렇게 시선이 모였다구요. 아니오. 얼마전 5급 공무원, 옛말로 행정고시 패스생이 연수원에서 여자 연수생을 도촬하다가 걸렸었습니다. 저것보다 잃을 게 적은 평범한 남자들도 계속 저런 종류의 성폭력을 저지릅니다. 김성준 불법도촬 사건은 하나를 가리킵니다. "몰카", 즉 불법도촬은 한국 남자 사이에서 이미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초월하는 남성들의 폭력입니다.
어떤 분들은 김성준이 별난 사례라고 하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또 다수의 선량하다는 한국남자를 분모로 내세워 김성준과 승리 일당을 예외로 계산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첫째, 세상 그 어떤 폭력도 가해자를 분자로 놨을 때 다수의 일반인이 분모에 위치합니다. 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세상에는 모조리 착한 사람들 뿐이고 아주 소수의 미치광이들과 악인들만이 존재한다고 하겠죠. 가해자와 일반인을 구분지어 일반인이 압도적 다수라고 주장하는 건 어차피 당연한 전제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다수와 소수의 비율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입니다. 그 특출난 인간들은 점점 폭력적으로 기울기가 변해가는 사회적 지표입니다. 윤창중 한 명이 과연 그 한명일까요? 그는 수많은 개저씨들과 사내 성폭력 문화를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입니다. 둘째, 김성준이 별난 사례라고 한다면 그 말고는 남자들의 불법도촬이 극히 희귀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가요?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터지는 게 남자들의 불법도촬 사건입니다. 기억합시다. 아이폰 카메라가 무조건적으로 소리나는 국가는 딱 두 나라, 일본과 한국 뿐입니다. 그렇게 해야 도촬이라는 폭력을 간신히 방지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한국이라는 나라입니다. 셋째, 정말 정말 양보해서 김성준이 별난 사례라고 칩시다. 그런데 별난 사례 하나는 늘 또 다른 별난 사례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이 전에도 그 "별난 사례"는 있었습니다. 제주지검 검사장이라는 인간이 미성년자 여자를 따라가면서 자위행위를 했다가 적발됐었으니까요. 별난 사례에 별난 사례가 또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걸 두고 어떻게 예외라고만 치부하며 불안해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모든 폭력에는 여자를 성적으로 환원하려는 성적대상화 문화가 있습니다. 여자를 한 명의 인간으로 보기 전에 척수에서부터 성적 긴장을 발동시키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에게 내재되어있습니다. 오늘 보도된 김성준 도촬사건과 베스킨라빈스 광고 사태는 그 점에서 일관되는 여성인권 문제입니다. 아이도 여자로 보고, 아무 상관도 없는 승객도 여자로 봅니다. 누구에게서나 합의되지 않은 성적 유희의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렇게만 사람을 바라봅니다. 남자들의 해묵은 농담 있죠? 교사가 새로 오든 학생이 새로 전학을 오든 직원이 새로 입사를 하든 단골 손님이 새로 생기든 남자가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하면 무조건 묻는 말. "예쁘냐?" 그게 극단적 폭력으로 실천된게 김성준 전 앵커 사태일 것입니다. 그걸 아동을 동원해 예쁘게 포장한 폭력이 바로 베스킨라빈스 사태일테고요.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PC가 지겹고 이제 좀 날선 이야기 그만 하자는 그 분들께서는, 왜 이런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까. 물론 모든 사태를 다 게시글로 올리면서 하나하나 반응을 보이라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이 가시적 상황들에 대해서는 좀 말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PC가 지겹다든지, 아니면 PC가 지겹다는 말을 취소한다든지. ㅋㅋㅋ로 페미니스트들을 비웃는 사람들은 한국의 이 징그러운 폭력적 경향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비웃거나 지겨워하는 그 도덕적 나태를 딱히 버릴 생각이 없다는 것을요. 분노의 대상은 오로지 분노하는 사람들 뿐이지 않습니까? 수많은 폭력의 가해자들과 그걸 유희삼아 노는 2차 가해자들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거기에 문제제기를 하며 염증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발 조용히 좀 해주라고, 너무 지나치다고 기꺼이 논평을 해주실테니까요.
전 아직도 기억해요. 수많은 남초 사이트에서 워마드의 도촬사건에는 그렇게 진지하고 엄중하게 화를 냈지만 남자들의 동일 사건에 대해서는 아예 말을 하지 않거나 말을 하면서도 ㅋㅋㅋ거리면서 엉뚱한 해석을 덧붙여댄다는 것을. 듀게라고 딱히 다르진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좀 바뀌어야겠죠. 농담이 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킬킬대는 대신 미간을 찌푸리고 탄식이라도 나누는 게 PC함을 피로하다고 말할만큼 PC 함이 잘 지켜지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요.
@ 그래도 정말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정도로 유명한 공인이 저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충격입니다.
2019.07.08 23:44
2019.07.09 01:47
김씨의 나이가 50대 후반 정도 되나요? 그 나이대 남자들이 다 그런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성?이 퇴락한지도 좀 지난 나이대에 보편적으로 관통하는 퇴행적 욕망이 잠재되어 있는건 거의 DNA 각인 수준이라고 해요. 그간 살아온 삶이 남성성에 근거하여 살아온 개저씨들이 자신의 생물학적 남성성을 유지하는게 직업이나 뭐나 일상의 에너지원이 되었던 삶을 산 놈들이 생물학적 남성성이 퇴락하는 시점에 이런 식의 퇴행적 자극, 욕망으로 마지막 발버둥을 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성추행, 소이성애, 약질, 술질 막 나가는거죠.
그러니까 젊어서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대게의 여은성이처럼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런 태도를 끊임 없이 경계하고 제어하는 훈련을 해야 저건 쓰레기같은 짓거리나 하는 개저씨 인생을 면할 수가 있다는거죠.
그래서 돌이켜 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이 실은 꽤나 많은 개저씨들 혹은 예비개저씨들의 자기 반성과 경계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더욱 고맙게 생각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개인의 수 많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싸운 그 많은 여성들에게 말입니다.
2019.07.09 06:44
동감. 여은성은 자기에게 욕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해요.
2019.07.09 13:40
남성 권력을 잃어가는 남성의 퇴행적 욕망이라.. 이해하기 어려웠던 많은 사건들이 조금쯤 이해가 될 것 같네요.
2019.07.09 15:56
2019.07.09 05:49
2019.07.09 06:42
‘자기 삶에 복수’라는 비장미나 골계미가 느껴지는 표현은 김성준에게 아깝다 느껴지네요. 그냥 단순한 산수지요. 몰카범의 검거율도 처벌율도 얼마나 낮은지 잘 알고 있고 반면 가해자에게 주어지는 안타까움의 서사와 갱생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알고서 더하기 빼기 한 결론을 체득하고 있는.
2019.07.09 06:46
이런 사회에서 pc가 지겹고 피로하다니.. 새삼 매일 충격입니다.
2019.07.09 10:40
2019.07.09 11:05
이래서 입으로 타자로 페미 진보 운운하는 자들의 도덕성을 믿을 수가 없어요
윤창중 성희롱 사건때 앵커로서 자기가 다 부끄럽다고 소회를 밝혔던 사람이 바로 저 사람 아니던가요.
그 이후로도 여권이 더 신장 되어야 한다 어쩌구 저쩌고 하더니 현실은 참..
2019.07.09 17:25
좀 그렇죠...
그러나,,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할수는 없는 것 같아요.
어느 사이트의 댓글에서도 봤는데,
한남대표 유아인에게 엉겼던 페미니트스(명예 여성쯤 되는) 김현철 정신과의사나, 김성준이나 다 지저분한 일에 연루가 되었어요...
지금은요..
그런데, 또 모르죠,
어느날 대표한남중의 한명이 '역시'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행위로 뉴스에 나올지도요...
그냥, 한 사건으로 진리를 깨우친 듯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은 가벼운 짓인 것 같아요...
2019.07.09 12:46
좆밥들이 여기서도 나한테 지랄이구나. 왤케 엉기려고 안달인건지 너무 한심하네.
2019.07.09 17:17
하하하,,,힘내라고 하고 싶네요...
2019.07.09 14:06
유럽인들이 이성 친구의 무릎에 스스럼없이 앉는다거나 앉힌다거나 하는걸 동양인 입장에서 낯설어 하자, 한 독일 남성이 그러더라고요. 이성의 몸이 아니라 그냥 '몸'이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그 순간 그들의 문화와 의식이 부러웠어요.
'pc한' 이야기들이 피로할만큼 넘쳐나는 것 같은건 일종의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이 게시판같은 곳에서나 얼마간 얘기해볼 수 있을 뿐이죠. 꼭 정치 영역이 아니어도 '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러운 것'이라는 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에.
2019.07.09 17:56
2019.07.09 22:24
2019.07.10 00:31
이 글쓴이도 한국 남성인걸로 아는데 속이 어떨지 모르죠 조심들하셔야죠
2019.07.10 07:05
2019.07.10 11:40
2019.07.10 12:42
2019.07.10 15:29
피로하면 박카스라도 드세요. 선량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사람들이고, 악의 평범성을 증명하는 사례들일 뿐입니다.
역사는 그런 사람들의 무관심과 피로가 아니라 조그만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항의하고 싸우는 사람들의 발버둥으로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왔어요.
피로하면 박카스 퍼마시고 이불 펴고 디비 자요.
2019.07.10 16:28
2019.07.11 00:51
2019.07.10 15:34
대다수 선량한 사람들의 피로감? 풉~ “침묵하는 다수”를 내세워 시위대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하는건 80년대부터 최근까지 조중동의 일관된 레퍼토리였죠.
피로 따위는 알아서 해결하는거에요. 피로 따위 지껄이는 사람들의 지지 따위는 필요 없어요. 그런 헛소리보다는 먹고사니즘에 얽매여 딱히 뭘 해야할지 모르는데 그렇게 나서서 고발하고 끈질기게 범죄자들을 단죄하고 그런 유형의 범죄가 사회적으로 억제되어 피해를 줄이고 피해자들이 충격과 상처를 더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행동을 나서서 해주는것에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어디서 감히 피로 좀 하다고 염병을 떨어요.
2019.07.10 16:50
2019.07.11 00:54
2019.07.11 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