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문빠 FANTASY

2019.09.10 23:30

메피스토 조회 수:1351

* 한국의 노문빠는 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아요. 나쁜짓만 하는 적폐가 날뛰는 세상에서 위대한 영도자를 모시고 세상을 뒤집고 싶죠.

그런데 노문빠는 나쁜짓이 뭔지는 알지만 좋은것은 알지못해요. 사실 민주주의가 뭔지도 잘모르죠. 그래서 나쁜건 잘배우지만 좋은건 배우지 못해요.

위대한 영도자를 모시고, 이 사람 아니면 안되는 백마탄 초인을 모시고 세상을 뒤집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랑 거리가 가장 멀지만, 잘 몰라요. 사실 궁금하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그런게 짱이라고 세뇌받았거든요. 어릴적부터 박정희의 경제개발이 대한민국을 일류국가로 이끌었다는 세뇌말이죠.

머리가 굵어지면서 박정희라는 인물의 천박함을 배우고 그를 부정하지만, 그냥 인물만 부정해요. 누군가가 우리를 이끌고 짱먹어줄거란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아요.

그렇게 인물중심으로 사고하다보니까, 다른건 생각하지 않아요. 원칙, 법, 정의 그런거 전부 그냥 입맛에 맞는데로 골라잡아요.


적폐가 원칙을 어기고 편법을 일삼는건 깨부숴야 하지만 우리편이 원칙을 어기고 편법을 일삼는건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가야해요.

좋은게 좋은거잖아라는 대한한국 제1의 공식은 내 편에게만 적용되요. 그걸 누군가 지적하면 '대의'를 따를 줄 모르는거에요. 이정돈 넘어가줘야하는데.

원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의를 모르는거에요. 세상이 이렇게 무너저가고 있는데 한가롭게 사소한 트집이나 잡아야겠어!? 그게 얼마나 대단한거라고!?


그래서 노문빠는 김어준에 열광해요. 그는 뭐든 대충넘어가고, 아니면 말고, 우리편이면 무조건 옳거든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되요.

혹시나 남아있을 죄책감따위를 위해 아낌없이 면죄부를 발행해주거든요. 그래서 그는 노문빠들에게 참언론인이에요. 듣고싶은 얘기만 해주니까.

그렇게 그들의 판타지가 형성되요. 우리편이 모여서 으쌰으쌰. 사소한건 뭉개고 으쌰으쌰. 더 큰 대의를 위해 으쌰으쌰. 황우석이나 K값얘긴 대충 뭉개고 으쌰으쌰.



* 조국 장관 얘기냐고요? 아뇨. 사실 요 며칠간 조국 장관의 이슈자체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물론 해명이라고 하는게 동어반복수준의 포인트피해가기......수준도 안되는 그냥 "그랬으니까 그런거다"얘기들이었지만, 딱히 기대한것도 없었거든요.

조국의 장관 임명을 지지하면 다 노문빠냐고요? 설마요. 메피스토는 최소한의 융통성은 있답니다.

제 주변에도 노문빠와 하등 상관없이 조국 지지하는 사람 많아요. 최저임금인상 반대하지만 조국임명 찬성하는..뭐 이런식 말이죠. 원래 정치 스펙트럼이란건 다양하잖아요?


하지만 이 사건을 둘러싼 노문빠의 창궐은 정말 무시무시하면서도 같잖더라고요.

진짜 역병;킹덤에 나오는 좀비들같잖아요. 해가 지면 몰려들어서 멀쩡한 사람들 물어뜯다가 해뜨면 사라지고.

에이구. 쟤들은 촛불도 지들이 다 한 줄 알던데, 이거가지고 또 득의양양하겠구나.



* 진보는 분열로 망하지 않아요. 보수도 부패로 망하지 않죠.

물리적인 의미에서 정당내에서 의견이 갈리거나 분당이 이뤄지거나 누가 도덕적인 흠결이 있거나...뭐 그런건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다 있죠.

그런데 그걸 망한다고 하진 않아요. 다만 걸림돌들이 있을 뿐이에요.


보수의 걸림돌은 진보적인 원칙과 법, 정의개념에 입각한 사회와 그것을 지지하는 구성원들이에요.

진보의 걸림돌은 그런 원칙과 법, 정의개념을 결벽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요.   


글쓴이는 얼마나 잘났을까요. 안타깝게도 잘나질 못했어요.

메피스토의 마음속 한구석에도 백마탄 초인을 바라는 노문빠가 있어요. 대의를 위해 걸림돌은 치워버리고 사소한건 덮어버리고 싶은 욕망과 열망이 있지요. 

근데 한편으로 메피스토는 그게 쪽팔린 일이란걸 알고 더불어 위험한 일이란 것도 알아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보는 사람없는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는거. 보는 사람도 없고, 이까짓꺼 얼마나 한다고 하는 마음, 슈퍼마켓주인들 돈많이 번다는 마음도 함께...

그럼에도 남의 물건을 훔치는건 나쁜짓이란 인성교육과, 자칫 들키면 철컹철컹 인생이 꼬일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동기가 함께 작용하니까 물건을 못훔치는...그런거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2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8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791
126292 침착맨 유튜브에 대해 [3] catgotmy 2024.05.26 488
126291 극장이라는 무대 [2] Sonny 2024.05.26 156
126290 [핵바낭] 늘 그렇듯 영양가 없는 일상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4.05.26 342
126289 프레임드 #807 [6] Lunagazer 2024.05.26 45
126288 Richard M. Sherman 1928 -2024 R.I.P. [1] 조성용 2024.05.26 92
126287 77회(2024) 칸 영화제 시상식 결과 [2] 상수 2024.05.26 296
126286 추천 드렸었던 [로봇 드림]을 CGV에서 다시 하네요. [1] jeremy 2024.05.25 120
126285 그 댕댕이 훈련사..진실은 무엇일까요 [20] Gervais 2024.05.25 1142
126284 아이돌과 제작자, 누가 아티스트인가? [9] skelington 2024.05.25 510
126283 QWER 건대 축제 영상 [2] 메피스토 2024.05.25 295
126282 가스비 5만원 [2] catgotmy 2024.05.25 191
126281 프레임드 #806 [5] Lunagazer 2024.05.25 61
126280 R.I.P. Morgan Spurlock 감독(1970-2024) 상수 2024.05.24 149
126279 [KBS1 독립영화관] 비밀의 언덕 [스크린] 라이스보이 슬립스 [41] underground 2024.05.24 185
126278 프레임드 #805 [3] Lunagazer 2024.05.24 41
126277 하이스코어 걸 애니 catgotmy 2024.05.24 83
126276 잉여로운 삶 - 넥스트 레벨로 가지못한 어른아이들 상수 2024.05.24 192
126275 비틀쥬스 비틀쥬스 2차 예고편 [1] 상수 2024.05.24 156
126274 (스포없음) [매드맥스 : 퓨리오사] 보고 왔습니다 [6] Sonny 2024.05.23 861
126273 [정보][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용아맥 IMAX 예매창 열렸어요. [2] jeremy 2024.05.23 17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