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2 11:01
- 이제 간신히 시즌1 3화까지 마친 참이라 스포일러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 '독일판 다크한 기묘한 이야기'라는 평들을 많이들 하나 본데 전 이런 식의 비유는 좋아하지 않습니... 다만 꽤 적절한 설명입니다.
닮은 점이 되게 많아요. 현재와 80년대가 배경으로 나오기 때문에 추억팔이도 있고. 발단이 되는 메인 사건이 어린 아이의 미스테리한 실종 사건이며 거대 조직의 음모론도 등장하고 주요 등장 인물이 초딩, 고딩, 어른으로 분산되어서 각자 역할 수행하는 구성도 그렇구요. 수상쩍은 정부 시설이 위치한 시골 마을이 배경이면서 심지어 어른들 중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직업이 경찰입니다.
다만 매우 결정적인 차이점 하나가 둘을 갈라 놓는데... 제목 그대로 이 드라마는 '다크'합니다.
시작부터 자살 장면이 등장하고 잠시 후엔 어린애 시체도 나와요. 그것도 좀 끔찍한 상태로. 80년대가 등장하고 그 시절 광고, 음악들이 나오긴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의 추억 돋는 뽀샤쉬한 느낌이 아니라 '그냥 시대가 그 때라서 그런 것 뿐이야'라는 느낌. 그 80년대가 바로 86년인데 체르노빌 얘기가 반복해서 나오고 이 시골 동네에 있는 정부 시설이라는 게 바로 원전입니다(...) 유머라곤 약에 쓸래야 찾아볼 수가 없이 궁서체로 진지한 분위기로 일관하며 등장 인물들도 이미 각자의 사정으로 시작부터 내면이 푸석푸석 메말라있는 상태라... ㅠㅜ
- 보기 힘든 이유가 이거에요.
이야기가 재미가 없거나 완성도가 별로인 건 아닌데 그냥 시종일관 무겁고 어둡기만해서 보다보면 지쳐요.
그러면 그냥 관둬버리면 될 텐데 또 (아직은 초반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또 계속 호기심을 유발하고 그래서 매일 밤 틀게되지만 '으아 힘들어...' 이러다 잠이 듭니다. 과연 이걸 끝까지 볼 수 있을지. ㅋㅋㅋ
- 나름 히트 드라마이고 장점, 매력도 분명히 있습니다. 일단 분위기가 아주 근사합니다. 뭐랄까 그 헐리웃 쪽에서는 자주 보기 힘든 유럽 영화들 갬성 같은 것이 미장센에서 느껴져서 보기 좋은 (물론 다크하지만) 장면들이 많이 나오구요. 보다 지친다고는 했지만 인물들의 감정 같은 것도 다 이해가 되고. 또 아직까지는 떡밥 해결이 아니라 투하 단계라서 이야기 전개도 흥미롭구요. 시간을 투자해볼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아서 일단은 좀 더 도전해보는 걸로.
- 생각해보면 넷플릭스의 장점 중 하나가 이건 것 같아요. 평소 잘 보기 힘든 나라들의 컨텐츠가 다양하게 모여있다는 거. 보통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컨텐츠들은 국적이 한국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중국 정도잖아요. 넷플릭스 덕에 태국 대만 컨텐츠도 보고 스페인 것도 보고 그러면서 은근히 드러나는 문화적 차이 같은 걸 구경하는 게 꽤 재미가 있습니다. 제가 살다가 독일 드라마를 보게 될 일이 넷플릭스 아니면 또 뭐가 있었겠어요. ㅋㅋ
2019.10.22 13:12
2019.10.22 15:28
말씀하신 것들 중에 다크만 보고 있어서 비교는 못 하겠지만 다크의 인물 구성이 정말 복잡하긴 합니다. 3화 넘겨서 4화 진행 중인데 아직도 인물들 절반도 파악이 안 되고 있어요. ㅋㅋ 기본적으로 절대적인 인물의 숫자 자체가 많은 편이고 그걸 또 시작부터 한 번에 들이붇고 교차 진행을 하는 식이라 어질어질... 하더니 3화에서는 같은 사람들의 과거 버전들이 새로운 배우들로 또 추가되네요. 정말 어디에서 인물 관계도라도 찾아봐야할 지경이에요. ㅋㅋㅋ
2019.10.22 19:34
2019.10.22 22:08
2019.10.22 22:10
2019.10.22 20:20
저도 이 시리즈는 너무 어두울 것 같아서 열어보지도 못했는데, 말씀하신 넷플릭스의 장점에 대해 동의해요.
요즘에는 프랑스 시리즈인 Call my agent 보고 있는데 이게 또 처음에는 주인공들이 다들 진상이라 심드렁하지만
보다보면 진상들의 매력이 하나씩 드러나고 그래서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넷플릭스 아니면 프랑스 티비 시리즈라니 상상도 하기 힘들었겠죠.
참 한국 넷플릭스에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독일 시리즈인 Babylon Berlin 있다면 꼭 보세요.
역시 쫌 다크한데 에피소드 1만 넘기면 여주인공이 굉장히 매력있어서 응원하면서 보게 됩니다.
1차 2차 대전 역사 덕후들이라면 필수 시청!
2019.10.22 22:14
2019.10.22 22:05
2019.10.22 22:20
2019.10.23 04:27
저도 처음 나왔을 때, 1시즌까지 보다말았나 그래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보기가 힘든 이유는 너무 어두워서가 아니라 너무 질질 끄는 느낌 혹은 호흡이 너무 길어서로 기억합니다. 그 방사능 폐기물 장소와 관련돼서 어떤 음모가 있다고 계속 떡밥은 던지는데 내용의 진전은 없고해서 지쳐서 그만 본 기억이...
2019.10.23 09:16
사실 거의 쉬지 않고 사건이 벌어지는 드라마인데 말씀대로 호흡이 정말 느릿느릿 길어요. ㅋㅋ 시즌 1을 마치고 나서 보니 방사능 폐기물 장소는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떡밥은 아닌 걸로. 음모(?)의 실체가 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가더라구요.
2019.10.23 05:58
오오 드디어 다크 시작하셨군요. 좀 꾹 참아보고 시즌투까지 달려보세요. 갈수록 '쉬워?'집니다. 시즌투가 좀 낫기도 하구요. 기묘한 이야기하고 정말 근본적으로 다른점은 정붙일사람들이 없다는 점 같아요. 주인공도 거의 공백의 이미지인지라. 소설도 그렇고 영화도 좀 좋아해줄 인물이 없으면 따라가기가 힘들죠. 좀 다른점으로 감탄한 것은 '실제'독일 분위기를 정말 잘살린것같아요 (수년간 살아봐서 잘 알지요). 여행지로서가 아닌 실제 . 그 건조한 회색건물들, 무표정한 사람들.. 그리고 왠지 독일어가 아닌 영어나 한국어였다면 상당수 대사가 좀 닭살돋는것 같아요. '시간에 시작이란 끝은 없다' 뭐 이런... 뭔가 독일어로 읊어주면 굉장히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 같죠. :)
2019.10.23 09:20
일단 시즌 1은 끝냈고 시즌 2 첫 에피소드 5분 정도 보다가 잤습니다. 시즌 1 결말이 워낙 충격과 공포(...)라 그냥 끌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
말씀대로 딱히 정 붙일 사람이 없긴 하죠. 선역이라고 할만한 사람이 없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두가 과거에 큰 잘못을 했거나 아님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 주인공급들 중에 죄 없는 사람은 지금까지 한 두 명쯤 남은 것 같은데 말씀하신 주인공 빼면 나머지 한 명도 죄만 없을 뿐 그렇게 호감가는 성격도 아니고...
실제 독일은 안 가봤지만 보면서 '아 독일은 이런 분위기인 거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확실히 미국, 영국 드라마들과는 다르면서 보통 생각하는 '독일스런 이미지'에 부합하는 느낌들이 많더라구요. 심지어 배우들 생김새도, 특히 남자 배우들은 어쩜 그렇게 다 독일 남자처럼(?) 생겼는지. ㅋㅋㅋ
독일어에 오골거림을 중화시켜주는 간지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유명한 '베를린 천사의 시'만 봐도 그렇죠. 자막만 보면 좀 난감한데 육성으로 듣고 있으면 안 난감해지는 마법!
2019.10.23 10:26
매력이 있을 듯한 드라마지만 요즘에는 마음이 무거운데 어두운 드라마까지 보면 더욱 축축 쳐져서 어둡다면 힘들겠네요.
미스테리한 요소가 끌린다면 보겠지만요. 넷플릭스에 등록하고 싶다가도,,,, 선택이 많아서 좋겠다는 생각과 막상 회원이 되면
너무 많은 영상물 중에서 골라야 한다는게 멀미가 날 것 같아서 접근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PC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게
점점 불편해지기도 하구요. 볼게 없어질 때를 대비하여 추천작들은 메모하고 있긴 해요.
2019.10.23 14:25
고르다 멀미나는 게 사실 되게 심각한 문제이긴 하죠. ㅋㅋ 넷플릭스 이용자 거의 누구나 겪는 문제구요.
저도 그 문제(?)로 한참 시간 날리다 결국 어느 날부터 '제일 보고 싶은 걸 찾지 말고 그냥 보고 싶으면 일단 재생부터 하고 보자'고 맘 먹은 후로 아주 편안해졌습니다. 지금 보나 다음에 보나 어쨌든 결국엔 볼 거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영화/드라마가 나쁘지 않으면 재생부터. ㅋㅋ 아무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결심한 후로 정말로 시간 많이 아끼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