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는 없구요.



 - 좀비 세상입니다. 주인공 1은 오랜 히키코모리 생활로 애초에 인간을 멀리하며 살던 생활 습관 덕에 좀비 감염도 피해간 젊은이 제시 아이젠버그. 주인공 2는 개인적으로 좀비에게 한이 맺혀서 틈만 나면 좀비를 죽이고 다니며 스트레스를 푸는 트윙키 매니아 우디 해럴슨. 주인공 3과 4는 좀비고 사람이고 다 믿을 수 없게된 판에 본인들이 다 속이고 털고 다니자는 신조로 생존 중인 자매 엠마 스톤과 아비게일 브레슬린이구요.

 이 넷이 어찌저찌하다 만나서 관계를 맺고 좀비 세상에서 살아가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 별로 길게 할 말이 없습니다. 제목에 적은대로 10년 묵은 영화인데... 글쎄요. 10년 전에 봤다면 감상이 달랐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냥 유명하고 잘 나가는 배우들이 우루루 나오는 B급 코미디일 뿐 별다른 의미도 감상도 없네요.

 10년 전을 자꾸 강조하는 이유는, 이게 스스로 자기가 되게 참신하고 기발한 이야기라고 뽐을 내거든요. 근데 거기에 거의 공감이 안 됩니다. 솔직히 10년 전에 봤더라도 참신해보였을지 의문인 드립들이 대부분이라...



 - 다들 자기 밥값 이상은 하는 배우들이라 배우들 트집을 잡을 건 없는데. 다들 캐릭터가 평평하기 그지 없어서 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없어요. 특히 여자 캐릭터 둘은 뭘 굳이 이런 배우들을 데려다 놨나... 싶지만 10년 전의 엠마 스톤과 현재의 엠마 스톤은 위상이 전혀 다르니 이건 좀 과한 트집 같고.

 암튼 그나마 우디 해럴슨 캐릭터는 나름 반전도 있고 또 설정도 (진부하지만) 재밌는 편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편이고 나머진 별로였어요.


 게다가 보면 이게 분명히 캐릭터 코미디를 의도한 작품이고 그래서 캐릭터들 설정을 튀게 잡아 놨는데, 그게 이야기 전개의 편의를 위해 수시로 망가지고 무시되고 하다 보니 그냥 다 허탈합니다. 캐릭터들이 본인 성격대로 중심을 잡고 서로 부딪히고 어울리며 다양한 상황속을 통과하는 가운데 웃음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전혀 안 돼요. 걍 편의대로 똑똑이가 바보가 되고 소심이가 영웅이 되고 그러다보니 엄...;



 - 그냥 엊그제 '버드맨'을 본 김에 엠마 스톤 영화를 하나 가벼운 걸로 보고 싶어서 본 건데, 그래서 10년 전의 엠마 스톤을 오랜만에 구경한 걸로 만족하는 걸로.

 그리고 정작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들이 아니라 중후반에 잠시 등장해주시는 '그 분'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웃겨서 웃은 장면이 몇 안 되는데 그게 다 그 분의 분량이었네요. ㅋㅋ



 - 결론적으로, 출연 배우들의 팬이 아니시라면 지금 시점에서는 굳이 챙겨 볼 필요는 없는 영화 같습니다.

 사실 뭐 아예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냥 허허실실 피식거리며 시간 죽일 정도는 되는데 큰 기대는 마시라는 거.




 -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버드맨' -> 엠마 스톤 -> 이 영화... 라는 식의 흐름으로 보게 된 영화인데 글 적기 전에 제목으로 검색해보니 속편이 나오네요. 그것도 내일 개봉이에요. 영화 본편보다 이 우연의 일치가 10배는 더 재밌네요. ㅋㅋㅋ

 근데... 속편 캐스팅을 보시면 자동으로 1편의 스포일러가 되겠네요. 뭐 벌써 10년전 영화이니 큰 의미 없긴 하지만요.



 - 속편의 부제인 '더블탭'은 '확인 사살'이란 뜻입니다. 저도 원래 모르던 단어인데 1편에서 되게 여러차례 언급돼서 강제로 암기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0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4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24
110633 포드 v 페라리의 주연은 맷 데이먼도 크리스찬 베일도 아니고 도야지 2019.12.08 768
110632 싸가지는 있어야죠 [3] Sonny 2019.12.08 974
110631 이런저런 일기...(조화) 안유미 2019.12.08 390
110630 나이브스 아웃, 놓치지 마시길 [8] googs 2019.12.08 1245
110629 [넷플릭스] 무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2] 노리 2019.12.08 707
110628 [넷플릭스바낭] 카일로 렌과 블랙 위도우의 '결혼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15] 로이배티 2019.12.07 1136
110627 빙하기가 와도 설국열차 가끔영화 2019.12.07 371
110626 경쟁력/전문성에 비해 보호되는 직종들의 출구전략 [14] Joseph 2019.12.07 1283
110625 [넷플릭스바낭] 바로 아래 글 적었던 '마르첼라' 시즌2도 다 봤어요 [4] 로이배티 2019.12.07 1981
110624 듀나님 클리셰 사전이 책으로 나왔네요. [2] 토이™ 2019.12.06 845
110623 영화 결혼이야기 짤막한 잡담(스포 있음) 예정수 2019.12.06 675
110622 오늘의 편지지와 봉투 (스압) [1] 스누피커피 2019.12.06 271
110621 내가 판사 생활을 스물일곱에 시작했다 [3] 도야지 2019.12.06 1056
110620 "더 크라운" 짧은 잡담(스포주의!) [16] 산호초2010 2019.12.06 823
110619 나이브스 아웃 재미있게 봤습니다 [4] 부기우기 2019.12.06 691
110618 이런저런 일기...(배팅과 챌린지의 차이) [2] 안유미 2019.12.06 466
110617 [넷플릭스바낭] 또 영국제 스릴러, '마르첼라' 시즌1을 봤습니다 [2] 로이배티 2019.12.06 2897
110616 모바일에 뜨는 어린이재단 광고사진들 마음 아픔 이정재 광고 노래 [1] 가끔영화 2019.12.05 481
110615 부풀려진 검찰개혁 [9] Joseph 2019.12.05 1047
110614 [인터뷰] 위정현 교수 "타다 막는 정부·여당 시대착오적.. 총선말고 국가 미래 봐야" [13] Joseph 2019.12.05 102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