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필 설명절에 전염병이 창궐해서 참....
그런데 막상 개인적으로는 쓸데 없는 모임이나 약속 없이 참 잘 먹고 잘 쉬고 있네요.
중국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은 18일경부터 21일 사이부터 명절 연휴를 시작했고 나는 상해에서 확진자가 보고되기 전에 한국으로 들어와선지 검역과정도 널널하게 입국했어요.
들어 온 뒤부터 상해를 포함한 중국이 발칵 뒤집힌걸 실감했던 것은 뉴스보다는 중국 지인들의 sns 였습니다.

2.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는 상주인구만 1400만명인 거대도시인데 이런 규모의 대도시가 봉쇄되었다는건 인류역사상 전무했고 앞으로도 없을거 같아요. 그 안에 갖힌 사람들이 느낄 공포감과 동요는 잘 전달되고 있지 않은데 처음에는 전국에서 응원하는 여론이 주도했었다면, 어제 우한시장이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이미 우한을 탈출한 사람의 수가 500만이라는 충격적인 고백 뒤에 멘붕 온 지인들이 많더군요. 각 종 sns에 정부나 당국에 대한 비판성 글들도 심심찮게 보이기 시작하구요. 중국 인민들과 중국공산당이 이 사태에서 꽤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올게 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와중에 중국 의료진들과 과학자들의 분투가 이어지고 있어요. 정치와 행정의 공백을 다 메꿀 수는 없겠지만 뭐라도 하나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위안이 됩니다.
일부 지역에 정전이 되고 통신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전염병도 문제지만 하필 명절 연휴기에 맞물려 복잡한 사정들이 발생하고 있는거 같아요;
개인사정으로 이번 명절 휴가를 꽤 길게 잡아놨는데 상해시 정부가 2월9일까지 기업활동을, 2월17일까지 각급 학교와 유아원등의 개학을 중지하는 것을 공포해서 제 개인 휴가일정은 전혀 특별하지 않은게 되버렸습니다. 게다가 메인 클라이언트사 쪽에서 무제한 휴업을 결정했어요. 민간기업들 상당수가 비슷한 사정일거 같아요.
사스를 이미 경험해본 경영진이라 역시.....


3. 페스트라는 소설을 고딩 시절 두 번, 대딩시절 한번 총 세번 읽었어요. 20대의 가치관?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에요. 그 페스트 실화판을 지금 겪고 있는 중이에요. 참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밑바닥을 투명하게 보게됩니다.
사실 지금 전염병은 유럽 한지역에서만 수백수천만명을 죽인 페스트나 스페인독감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죠.
게다가 그 당시와 비교가 안되는 영양상태와 위생수준과 의료시스템은 어떻구요,
다 떠나서 한국의 검역, 방역 시스템 수준은 넘사벽이라고 하죠. 메르스 사태에 중앙정부가 뻘짓을 하고 직무유기를 자행해도 지자체 차원에서 수습을 해버릴 정도의 기본이 탄탄한 나라니까요.

증상 발현 없이도 전염성이 있다던가 등등 방역 시스템을 무쓸모로 만드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흠좀무; 전파속도와 위험성은 반비례한다니 병 자체보다는 사람들 사이에 만들어지고 증폭되는 공포와 그에 편승한 혐오가 더 걱정입니다.

4. 그 와중에 축구를 본방사수 했어요. 호주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한 것과 AFC U-23 최초로 우승하고 트로피에 KOREA를 새기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도 한듯이 신나게 세레모니하는 것까지 실시간으로 보는 동안 참 즐거웠고 잠시나마 현실의 여러 골치 아프고 짜증나는 사건들을 잊을 수 있어서 선수들에게 졸라 댕큐!

5. 그래미상 시상식도 본방사수 했어요!
Bilie Eilish가 본상 4개를 연달아 싹쓸이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았어요! Bilie Eilish가 이 상은 Ariana Grande 가 받아야 한다, 왜냐면 2018년에 자신은 Ariana Grande 덕분에 어려운 시간을 견딜 수 있었으니까.....라는 참이쁜말과 Grande가 아냐 아냐 너가 받아야지 하며 이쁜 손사레 치는 장면은 오래 오래 기억될거 같아요.

6. 처음으로 드론을 최대치 높이(500M)로 날려 봤어요. 멋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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