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버 보았습니다

2020.01.29 02:45

노리 조회 수:924

명절 틈틈이 리버 완주했네요. 

영드 특유의 느린 호흡이 사실 저랑은 참 안맞아서 띄엄띄엄 보긴 했지만요. 첨 볼 때는 유령이 그 유령이 아니네, 란 실망감도 조금 있었구요. 하지만 주인공 캐릭터와 스텔란 스카스카드 연기가 좋았고, 로이배티님이 강추했던 드라마라 '어디, 끝까지 함 봐보자' 라는 옹심(?)으로 완주하였습니다 ㅋ (괴작 테이스트 빼고는 로이배티님 취향이 저랑 좀 비슷하여서)


설날 당일 저녁. 

집에 돌아와 짐 정리를 대강 마친 후 마지막회를 보고서는 폭풍눙무리.. ㅠ  마무리 꽤 좋더라고요. 아일랜드 이민자 가정인 스티비 패밀리 얘기를 좀더 묘사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만. 브로드처치보다도 훨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화제가 안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민자 소재를 다뤄서인가 하는 의문도 잠깐 들었네요. 형사 캐릭터로 말하자면 트루 디텍티브보다 좋았고요. 스카드 옹의 양식있고 점잖은 미친사람 연기도 연기거니와 뭣보다 캐릭터에 가오가 없어서 좋았어요. 트루 디텍티브의 매튜 매커너히는 지적이면서도 예민한 배드애쓰 캐릭터라 잘생긴 얼굴과 더불어 기본 매력은 먹고 들어가죠. 그리고 이 캐릭터의 화두인 존재와 세계 어쩌구하는 고민도 제법 철학적이고 멋지구리해보이구요. 근데 그의 고민과 상처와 외로움이 구체적인 실체로 와닿지가 않습니다. 작위적인 느낌이 든달까요? 매커너히가 봤던 별을 언젠가 보면서 옳거니, 저도 세계의 본질을 이해하게 될까요?? 음.. 아... 


리버는, 저 아조씨 왜저래? 하는 마음과 동시에 런던 날씨만큼이나 우중충해 보이는 아조씨 인생에도 볕 좀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더군요. 나 외로워, 함서 징징거리지도 않고 위악적으로 구는 것도 아니요, 찌질찌질 행동에 합리화도 없어서 좋았어요. 파트너 부인이 퍼붓는 장면에서 리버가 깨깽, 쩔쩔매는 걸 보는데 넘 웃겼. 


이번 명절에 티비 채널을 재핑하노라니 국회티비인가에서 트루먼쇼를 하더군요. 왜, 채널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영화들 있잖습니까. 제겐 트루먼쇼가 그런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짐 캐리가 스튜디오에서 탈출하는 장면부터 엔딩까지 꼼짝없이 보았죠. 그리고 리버 마지막회를 보면서 질질 짜고서는 다른 쇼를 찾아 방황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 마치 트루먼쇼가 끝나고 무료해하며 다른 채널을 돌리는 영화 속 경비원들처럼 말이죠. 인생 뭐 있나요? ㅎ 


그리하여 명절 피로감도 씻어낼겸 가볍게 죽 달린 게 디아블레로: 악마사냥꾼입니다. 이걸로 글을 다시 쓸 생각은 없어서 짧게 후기 남기자면, 콘스탄틴 멕시코 판이라고 보면 되고, 주인공 캐릭터는 콘스탄틴보다도 더 양아치스럽고 경박합니다. 그래도, 그래서(?) 괜찮아요. 몇몇 설정들은 나름 신선하고요. 퇴마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추천해요. 시즌1 달리고 나면 오는 금요일 시즌2가 올라올 겁니다. 근데 장르물이라도 이렇게 가톨릭을 까도 되는 건가요? 멕시코 드라마가?? 여튼, 잼이에요. 


리버는 이제 양고기를 먹게 되었을까요? (아.. 양들의 침묵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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